[취재수첩] 대전에서 야행(夜行) 하고 싶다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취재수첩] 대전에서 야행(夜行) 하고 싶다

  • 승인 2016-10-12 16:42
  • 신문게재 2016-10-12 8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2017년 문화재 야행 사업에 대전시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기자가 아닌 시민의 한사람으로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는데, 주체적으로 사업을 준비했을 대전시는 오죽할까.

물론 취재과정에서 공모 결과가 희망적이지 않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다. 올해 기존의 10개 시도 사업만 살펴봐도 대전시가 가진 문화유산으로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분명 존재했다. 이것은 서울과 부산, 경기도, 전남 등 옛 수도와 인접했던 지역은 느낄 수 없는 문화유산 빈곤지역만의 아픔이다.

대전에 국보(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가 있다는 사실 아느냐고 묻는다면 시민 몇이나 답할 수 있을까. 동춘당과 호연재고택(중요민속문화재)이 어떤 문화재로 분류돼 있는지 알기는 할까.

대전에서 태어났고 자랐지만 늘 ‘대전은 재미없는 도시, 갈 곳 없는 도시’로 비춰지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일지는 모르나 공연문화예술 또는 문화유적을 찾아 경주와 서울 등 타지역으로의 떠남이 익숙하다. 이는 나뿐 아니라 교통의 중심지라는 대전의 이점을 활용한 대전시민 모두가 경험해본 ‘떠남의 이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전시는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문화예술향유 권리를 누리기 위해 떠나는 시민을 제재할 수는 없지만, 우리지역에서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정비 또는 플랜이 필요하다. 부족한 문화유적은 스토리텔링으로 보충하고, 예술공연은 이름 있는 작품으로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 관심 없어서가 아니라 ‘없어서’ 즐기지 못하는 대전시민이 더욱 많지 않은가.

이런 면에서 볼 때 대전시가 연중행사로 진행하는 ‘청소년 문화재탐방’은 반가운 소식이다. 청소년들이 우리 지역 문화재에 대한 소중함,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면 분명 그 기억은 후손에까지 대물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생가터, 고려의 충신 이색의 초상, 겸재 정선의 육상묘도 등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문화유적이 대전에도 분명 존재한다.

올해도 내년에도 대전에서 문화재 야행은 진행되지 않는다. 허나 실망할 이유는 없다. 정부사업이 아니면 어떤가. 지자체의 노력과 관심만 모인다면 독자적인 문화재 야행은 탄생할 수 있다. 물론 관계기관의 고민은 쌓여가겠지만, 문화재가 부족하다는 지역의 태생적 이유만으로 답보해서는 안 된다.

‘대전에서 문화재 야행하고 싶다’는 나만의 바람이 전국민의 마음에도 싹트는 날이 오겠지.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방문 환경 개선" 양산 천성산 미타암, 새 공양간 건립공사 준공
  3.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4.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5.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1.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2.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3.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5. 충남대병원 안순기 예방관리센터장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대전~옥천 연장, CTX(광역급행철도)가 203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될 경우, 대전·세종·충북을 오가는 시민들의 생활권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이동시간 단축이다. 현재 대전 도심에서 세종 정부청사까지는 교통 상황에 따라 40~50분이 걸리지만, CTX와 광역철도가 연결되면 통근 시간은 20~30분대로 줄어든다. 세종 근무자의 대전 거주, 혹은 대전 근무자의 세종 거주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젊은 직장인과 공무원의..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최근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렸다. 이는 올해 9월과 10월에 이은 3번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사이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파월 의장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