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에서]후퇴하는 학교급식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취재현장에서]후퇴하는 학교급식

  • 승인 2016-10-23 17:00
  • 신문게재 2016-10-23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김민영 교육문화부 차장
▲ 김민영 교육문화부 차장
어린시절 아침은 어머니의 도마를 두드리는 경쾌한 칼질 소리에 잠이 깨곤했다.

고소한 기름 냄새와 지짐이를 부치는 소리까지 더해지면 기분까지 좋아졌다. 어머니는 정성스럽게 아침마다 자녀들을 위한 도시락을 쌌다. 최고 좋은 재료와 정성까지 가득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 학생들은 어린시절 도시락을 들고 다녔던 추억이 없다는 것이 다소 안타깝기는 하다. 하지만 학교가 대신해 아이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국내 학교 급식의 역사는 6.25 전쟁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연합아동구호기금이 제공해 밥굶는 아이들을 위해 초등학교에 탈지분유급식과 미국의 밀을 지원받아 빵 급식을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본격적으로는 1981년 학교급식법이 최초로 제정됐으나 본격적인 급식은 2001년 경기도 과천시에서 최초로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시작했다.

무상 급식이 일찍 시작된 서울과 경기도권에서는 사고도 먼저 시작됐다. 2003년 서울시대 9개 학교에서 1300여명의 학생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고, 2006년에는 서울 14곳, 인천 8곳, 경기 1곳 등 전국 23개학교 1500여명의 학생들이 식중독 증세를 보여 사상 최악의 학교급식 집단 식중독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원인은 위탁급식에 따른 저질 식재료였다.

최저가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취하다 보니 저질의 재료를 사용하게 되고, 결과는 학생들의 식중독으로 번져갔다.

이러한 문제 인식은 학교급식을 직영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해 학교급식 질 개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광주를 비롯한 충남도내 지자체 등 전국 66곳의 지자체가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고, 광역단위는 충남도와 서울시가 운영중이다.

대전시도 후발주자로 지난 2011년 학교급식이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학교급식 지원센터 설치는 녹록치 않았다. 지난 2009년 대전시가 광역형 센터 설치를 위한 추진논의를 한데 이어 유성구가 지난 2013년 용역을 통해 센터 설치를 위한 검토를 했다. 당시 대전시의 경우 350억여원의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식재료 공급 업체들의 반발을 우려해 설치를 미룬상태다. 유성구 역시 구재정난과 원활한 로컬푸드 공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센터 설치를 덮은상태다.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들은 검토조차도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전지역의 학교급식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집단 식중독은 물론 부실급식, 급식 이물질 사고도 잇따랐다. 최근에는 학교급식 납품업체 비리까지 터지면서 경찰 수사에 나서는 등 학교급식 후진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은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고 학교급식 납품비리 근절을 위해서는 학교급식지원센터 설치가 가장 좋은 대안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가장 좋은 대안을 알면서 방법을 찾지 못하는 대전시와 시교육청, 의회가 답답하기만 하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용갑, 택시운송법·조세특례 개정안 발의… 택시 상생 3법 완성
  2. 2027학년도 충청권 의대 입학정원 118명 증가…지역의사제에 단계적 확대
  3. 이 대통령 “충남·북, 대전 통합 경제권·행정체계 고민해봐야”
  4. 박범계, 6·3 지방선거 불출마… "통합 논의 멈춰, 책임 통감"
  5. 천안시, 물총새공원 주차장 조성안 주민설명회 개최
  1. 첼리스트 이나영, '보헤미안' 공연으로 음악적 깊이 선보인다
  2. 황운하 “6월 개헌 위해 여야 국회 개헌특위 구성에 나서달라”
  3. 대전농협, '백설기데이' 홍보 캠페인 진행
  4. 금강환경청, 아산 인주산단에서 '찾아가는 환경관리' 상담창구 운영
  5.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떨어진 기름값

헤드라인 뉴스


[르포] 방파제 테트라포드, 이런 원리로? KIOST 연구현장 가보니

[르포] 방파제 테트라포드, 이런 원리로? KIOST 연구현장 가보니

방파제 테트라포드(tetrapod)는 어떤 기준으로 설치될까? 지난 12일 오후에 찾은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수리실험동에선 해양구조물과 장비 등을 설치·운영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일상 속 당연시 여겨온 해양 구조물들의 설치 배경엔 수백번, 수천번 끈질긴 연구 끝 최적의 장비 규격을 찾아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의 끈질긴 노력이 숨어 있다.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내 4005㎡ 규모의 수리실험동은 파도나 흐름을 인공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실험시설을 갖추고 있..

이 대통령 “충남·북, 대전 통합 경제권·행정체계 고민해봐야”
이 대통령 “충남·북, 대전 통합 경제권·행정체계 고민해봐야”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충남·북, 대전까지 통합해서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 행정체계를 만들어볼 거냐는 한번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첨단·바이오 산업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이라는 주제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에서 충남과 대전의 행정통합이 “급정거를 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도시들이 경쟁력을 올리려면 광역화가 시대적 추세가 됐다”며 “충청도 지금 대전, 세종, 충남·북으로 많이 나누어져 있는데, 지역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지역연합..

2027학년도 충청권 의대정원 118명 증가…지역의사제에 단계적 확대
2027학년도 충청권 의대정원 118명 증가…지역의사제에 단계적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올해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서울권을 제외한 지역 의대 모집 정원이 늘어남에 따라 충청권 7개 의과대학이 총 118명을 증원한다. 지역 거점 국립대인 충남대는 27명, 충북대는 39명이 늘어 각각 137명, 88명을 모집하고, 건양대와 순천향대 등 5개 사립 의대 역시 52명을 증원해 314명을 선발한다. 1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7학년도~2031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안'에 따르면, 2027학년도 지역 의대 32곳의 신입생 모집정원 증원 규모는 총 490명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떨어진 기름값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떨어진 기름값

  • 반갑다 야구야! 반갑다 야구야!

  • 내가 최강소방관 내가 최강소방관

  •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