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큰바위 얼굴

  • 오피니언
  • 기자수첩

[기자수첩] 큰바위 얼굴

  • 승인 2017-08-06 09:44
  • 신문게재 2017-08-07 3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옛 국민학교(초등) 교과서에서 미국의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의 단편소설인 ‘큰 바위 얼굴’을 배운 기억이 난다. 뉴잉글랜드에 정착한 이민자들이 겸허한 마음으로 인간의 형상을 닮은 바위를 바라보며 삶의 의미와 관대함을 배워간다는 내용이다.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역의 전설을 믿고 기다리는 주인공 어니스트는 그 자신이 노인이 돼 가며 스스로 인자하면서도 고결한 얼굴로 변해간다. 결국 그가 바로 그토록 기다려왔던 큰바위얼굴이 자신이다.

이주자들의 도시가 돼 가는 세종은 어느새 행정수도가 될 도시, 특화도시, 교육의 도시, 정치의 도시, 스마트 도시, 녹색도시 등 다양한 가치를 국민들에게 건네고 있다.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 용의 형상으로 세종의 한복판에 누워있는 정부세종청사, 호수와 어울려 중부권 대표호수공원으로 자리매김한 세종호수공원이 세종의 현모습이다.

최근들어 세종의 인구가 27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얼마전 세종시민이 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 고위직 인사들 역시 세종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향후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가 되고 국회 분원이 세종시에 자리를 잡게 되면 유력한 정치인사들 역시 세종시민이 돼 행정수도를 이끌어갈 수장을 자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론 대선주자가 거쳐야 할 곳이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세종시민들 역시 그러한 인물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연기군 시절에서 행정수도로 거듭나고 있는 마당에 이젠 수도를 이끌어갈 거목(巨木)이 나타나길 내심 기대하리라 본다.

하지만 진심을 다해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킨 소설 속 어니스트를 연상시키는 세종의 인물을 선뜻 지명하기가 쉽지 않다.

어니스트처럼 인자하고 고결한 인상을 얼굴에 가득히 담기엔 내년까지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일까.

세종시민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지만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둔, 의도가 분명한 배려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일부 시민들이 지목한 인사들 스스로도 자신이 어쩌면 큰바위 얼굴은 아닐까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최근들어 자신이 큰바위 얼굴이라고 자처하는 인사들도 늘고 있다.

선거가 곧 큰바위 얼굴을 결정짓는 일은 아닐테지만 이를 ‘완성’이라고 못박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어쩌면 세종시민들이 원하는 큰바위 얼굴이 내년에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동안 세종에 들어선 인물들을 끈기를 갖고 지켜봐왔던, 세종시민 중의 한 명이 아닐까 싶다. 그때까지 다함께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 어니스트처럼.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속보>대전 갈마동 타이어업체서 화재
  2. <속보>대전 타이어판매점 1차 진화 마치고 주변확산 차단 중
  3. '대전 예수' 와이스, 한화 돌아올까… 독수리 군단 마운드 재건 변수로
  4. 대전 갈마동 타이어 판매점 화재 진화완료…2~3층 창고에서 발생 추정돼
  5. 천안 폐기물재활용시설 화재...3억 3460여만원 피해
  1. 두 어머니를 향한 16년 간의 효심
  2.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3. 골프존 GDR아카데미 'GDR퍼포먼스' 출시
  4. '장애인과 함께 걸어온 10년'… 31일 세종서 자립생활 기념대회
  5. 한기대, 2026 STEP 모니터링단 해단식

헤드라인 뉴스


머크, 대전 추가투자 가능성 시사… 지역경제 동반성장은 과제로

머크, 대전 추가투자 가능성 시사… 지역경제 동반성장은 과제로

머크(Merck)가 대전 생산센터 준공을 계기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대전 바이오산업의 확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AIST와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연구시설 확충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대전이 머크의 아시아·태평양 생산거점을 넘어 연구개발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열린 머크 대전 생산센터 준공식에서 머크 독일 본사와 독일 정부 관계자들은 대전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규모 생산시설 건립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외국인투자지역 입주에 따..

대전 갈마동 타이어 판매점 화재 진화완료…2~3층 창고에서 발생 추정돼
대전 갈마동 타이어 판매점 화재 진화완료…2~3층 창고에서 발생 추정돼

30일 오전 10시 2분께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타이어 판매점에서 발생한 화재가 4시간 31분 만인 오후 2시 33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짙은 연기와 거센 불길이 치솟으면서 화재발생 직후부터 150건 이상의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으며, 대전소방본부는 대전시와 산림청 헬기 2대와 소방장비 98대, 인력 238명을 투입해 화재 진압과 방수 작업을 벌였다.소방당국은 최초 신고 18분 만인 오전 10시 20분께 관할 소방서의 모든 소방력을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현장 주변에서는 교통 통제와 주민 대피도 진행됐다.타이어판매점..

`대전 예수` 와이스, 한화 돌아올까… 독수리 군단 마운드 재건 변수로
'대전 예수' 와이스, 한화 돌아올까… 독수리 군단 마운드 재건 변수로

한화이글스의 가을을 뜨겁게 달궜던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가 다시 독수리 군단의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MLB) 재도전에 나섰던 와이스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풀리면서 한화 복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와이스에게 걸려 있던 2027시즌 500만 달러 규모의 구단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바이아웃 50만 달러를 지급하면서 와이스는 새로운 소속팀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와이스에게 올해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시즌이었다. 지난해 한화에서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대전 타이어전문점 화재

  •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포기마다 정성 담아’…맛있는 이웃사랑

  • 미래 진로직업 체험 미래 진로직업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