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29. 당신은 모르실거야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229. 당신은 모르실거야

[서평] 늦게 핀 미로에서

  • 승인 2017-08-26 00:01
  • 홍경석홍경석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들과 늦은 피서를 갔다. 색소폰을 잘 부는 동창이 밴드 등 음악기기를 잘 다루는 지인을 데리고 참석했다. 덕분에 술과 음악에 취한 동창들과 함께 잘 놀다 왔다. 평소 그처럼 악기를 잘 다루는 이가 부럽다.

하여 언젠가는 오카리나를 구입했다. 독학으로 연주하는 법을 배우려 했으나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도 오카리나는 주인을 잘못 만난 죄로 인해 집안의 어디선가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다.

<늦게 핀 미로에서> (저자 김미정 & 출간 행복에너지)는 비록 음악에 관한 학위와 전공은 없지만 음악에 대한 넘치는 열정과 사회에 기여하는 인생이 되고 싶다는 소명감으로 음악치료사의 길에 발을 디딘 저자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재활시설의 장애아동들, 폐쇄정신병동의 환자들, 요양병원의 치매노인들, 한센인 마을의 한센인들, 다문화교육시설의 다문화 여성들 등 사회 곳곳의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하나 되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가슴이 절로 뭉클해지는 감동을 선사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같은 베이비부머는 답답한 일이 생길 때면 습관적으로 술에 의존하게 된다. 아울러 신세를 한탄하는가 하면 심지어 세상이 자신을 몰라준다며 분개하기도 일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그러한 시간 대신 저자의 주장처럼 평소 기타라도 배워둔다면 훨씬(!) 건강하고 또한 건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인 ‘늦게 핀 미로’에서의 미로(迷路)는 그 미로가 아닌 미로(美路)를 의미한다.

이러한 표현에 걸맞게 “음악은 우리를 회복시켜주는 힘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음악은 알코올이 없이도 행복할 수 있는 때문이다. 올해 2017년은 60세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천만 명을 넘어서는 해라고 한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들어서고 있는 현실에서 더욱 관심 있게 바라봐야 할 부분은 그 노년층의 또 다른 행복 추구와 그 실천의 방식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음악은 나에게 매일 마시는 산소와도 같았다. 하지만 음악 전공자가 아닌 내가 어떻게 기여할까 하고 끝없이 상상하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특별한 경력도 없는 나에게 호기심은 동력이었고 아무도 없는 작은 거실은 때론 강의장, 때론 무대였다. 아무도 없었지만 박수 소리가 들렸고 누군가와 함께 눈물도 흘렸다. 그렇게 수많은 ‘生show’의 향연 덕택에 작은 폭발이 끝없이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며 감격해 한다.

예기(禮記)에서 이르길 ‘옥은 갈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 수 없다’도 했다. 그래서 말인데 악기 역시 마찬가지란 생각이다.

프랑스에서는 중산층의 정의(定義)에 악기 하나를 다룰 수 있는 능력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악기를 다룬다는 것은 또 다른 삶의 윤활유임과 동시에 상실된 자아(自我)의 회복까지를 이뤄줄 수 있는 또 다른 미로(美路)가 아닐까 싶다.

“당신은 모르실거야 얼마나 사랑했는지 ~ 세월이 흘러가면은 그때서 뉘우칠 거야 ~”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이다. 악기 연주법을 하나라도 배워두지 않으면 나중에 가서 후회할 날도 있음을 뒤늦게 깨닫는 즈음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헌오의 시조 풍경-32] 시의 몰골
  2. 신문 지면으로 본 60년 전 대전의 한가위 풍경! "급증한 귀성객, 물가 걱정 속에서도 타오른 영화와 온정의 물결"
  3. 고속도로 통행료 20번 넘게 안 낸 차량 37만대…4년 새 두 배
  4.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5. 이서영 충남경찰청장, 귀성길 교통안전 집중 점검
  1. 천안시 성거읍 주민자치회, '천흥사지 역사·문화유산 사진전' 개최
  2. 몸짓으로 채우는 원도심…대전ART마임페스티벌 10월 16일 개막
  3.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추석 맞이 민생활동… "이웃에게 따듯한 온기를"
  5. 천안법원, 골프채 판매사기 혐의 '징역 1년'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에 일제강점기 금을 수탈한 광산의 존재가 근래에서야 알려진 가운데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또 갑천습지 산책로가 유실된 지점에서 돌을 차곡차곡 쌓아 하단 기초를 다진 흔적이 드러나면서 이곳에 산책로가 일제의 금 광산에서 채석한 돌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4년까지 관찰되는 광산 입구 26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 그리고 월평공원이 있는 서구 월평동에서 광산으로 개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동굴 입구 추정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갑천을..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내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대전지역 형사사법 체계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검토한 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검찰청 역시 폐지되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은 각각 대전지방공소청과 대전고등공소청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의 수사 부담과 책임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반 형사사건의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단계에서 사..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 2027년이면 전 학년에 적용되지만, 국·공립 중학교 세 곳 중 한 곳에는 정보교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을 비롯해 강원, 전남, 전북 등의 지역에서는 정보교사 배치율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 기준 전국 국·공립 중학교 2657곳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06곳(64.2%)에 그쳤다. 나머지 951곳(35.8%)은 정보교사 없이 정보 수업을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