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소설] 아웃터넷(OUTERNET) 37. 니오스 호수의 수수께끼

[최민호 소설] 아웃터넷(OUTERNET) 37. 니오스 호수의 수수께끼

  • 승인 2017-10-10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조형준 박사는 연구실에 파묻혀 나올 줄을 몰랐다.

그가 교양과목에서나 접했던 용어들은 그를 학창시절로 돌아가 숙제에 매달렸던 괴로운 추억을 되살리곤 했다.

MIT라는 지옥세계.

MIT학부생들은 숙제와 공부라는 유황불의 시련을 겪어내야 졸업이 가능하다.

산타블루 연구소.

많은 자료가 축적되어 있었지만, 그 자료는 하나에 집중되어 있었다.

식물 플랑크톤.

돌고래나 상어, 튜나등의 해양 물고기의 생태를 조사하면서, 그의 수산적 자원 활용에 관한 연구를 하는 이 연구소의 속성상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가 수집하고 조사한 바로는 자료는 그 이상의 의미를 향하고 있었다.

전략적 이용이라는 말은 이제 민간에서도 얼마든지 쓰고 있는 용어이다.

수산자원을 위한 전략적 이용이라 해서 이상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은 뉴앙스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조형준 박사는 이점을 명쾌하게 이해하고 싶었다.

그는 최근 비극이 발생한 아프리카의 니오스 호수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이미 여러 날이 지났지만, 조사단에서는 그저 과거에 있었던 이산화탄소의 분출이 재현된 것 같다는 이상의 보고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불가사의한 사고로, 대자연의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재해로 니오스호는 이해될 수밖에 없었다.

이 점에서도 조형준 박사는 의아한 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산타블루 연구소의 자료 중에 니오스 호수에 관한 자료가 방대하게 발견되는 것이었다.

해양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에서 내륙 호수의 자료가 많다는 것도 다소 이상했지만, 의문의 재해가 발생한 지역의 자료가 이상할 정도로 많이 축적되어 있는 것은 단순히 넘겨버리기도 쉽지 않은 부분이었다.

니오스 호수.

형준은 니오스 호수에 관한 자료를 읽다가 스스로 놀라고 말았다.

이러한 일이 있었는데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니오스 호수에 관하여 산드라 레이튼이 만든 보고서.

"......중앙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카메룬.

우리는 2개의 작은 호수를 주목한다. 모나운 호수와 니오스 호수이다.

1984년 모나운 호수에서 첫 번째 재앙이 발생하였다.

37명이 질식사하였다.

니오스 호수.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 시 북방 320km,에 위치.

호수 너비 1.6km 깊이 183m.

1986년 8월 21일 밤 9시경. 1700명 사망.

니오스호수
이 두 호수에서의 알 수 없는 사건은 유사점이 있는데,

첫째는 두 호수 모두 화산 분화구로 생성된 호수라는 점

둘째는 모두 우기에 일어났다는 점

셋째는 모두 밤중에 일어났다는 점

넷째는 두 사건 모두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산화탄소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점 등이었다.

프랑스의 화산학자인 프랑소아 르구엥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두 호수에 관한 정밀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호수 내부 환경에 매우 불안정한 여러 요소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즉, 두 호수의 내부에 불안정하고, 밀도가 층서화된 호수의 물 밑 심부에 이산화탄소의 거대한 저장소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층서화된 물밑 심층부가 바람, 산사태, 지진 등으로 인한 균형이 깨질 때는 밀도층이 뒤집어져 저장소 속의 약 1억m3의 고농축 이산화탄소 거품이 발생하여 단 2시간 이내에 호수 표면을 덮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 이산화탄소 구름은 삽시간에 마을로 확산되어 질식에 의해 인명을 빼앗아 버린다.

그렇지만 아무런 과학적 조치가 뒤따르지 않고 있어, 연구자들은 이러한 참사는 다시 재발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으며, 수면아래 저장소가 언제 다시 폭발할런지 등에 관한 예측은 지진발생과 마찬가지로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이 사건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사실은 이산화탄소에 의한 것인지도 추정에 불과할 뿐,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산드라는 이 자료에 관련 사진과 함께 현지 주민들의 목격담이나 참고가 될만한 분석 결과등을 첨부하고 있었는데, 그 사진은 얼마 전 일어났던 사진과 거의 동일한 광경을 담고 있었다.

조형준은 보고서를 읽으면서 등골이 오싹하였는데, 한 주민의 말이 다음과 같이 인용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내가 피를 쏟으면서 쓰러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딸들을 끌어안고 오토바이를 타고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길가에 시체가 나무 많아 그냥 밟고 지나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저주를 당한 것입니다.

족장님이 이 호수에 악령이 산다고 우리 마을에서 가장 살찌고 멋진 양을 골라 호수에 떨어뜨리라고 한 말을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호수에 나무의 악령이 산다고요..."

요컨대 니오스 호수는 언제든지 그런 자연 재해가 올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었다.

3500여명의 희생.

자료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니오스 호수에는 그 후 카메룬 당국에 의해 호수 저변에 파이프를 설치하여 이산화탄소를 뽑아내고 있는데 독일의 킬링 박사는 이러한 파이프설치로는 이산화탄소를 뽑아내기에 충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카메룬 당국이 예산상의 이유로 이 조치도 시간이 지연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호수에 식물성 플랑크톤을 배양 증식시키면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연구소가 최근에 발견한 담수호의 남조류를 번식시키면 니오스 호수의 이산화탄소 분출에 의한 희생을 사전에 예방내지는 예측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문제는 남조류의 증식이 정상이상으로 비대화되었을 경우, 남조류에서 발생하는 독성이 기학학적으로 강력해져 인근 물을 먹는 동물이나 사람에게 사망에 이르는 결정적인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

그렇다.

식물 플랑크톤은 이산화탄소가 먹이이다. 지구의 이산화탄소의 양을 조절하는 것은 바로 이 식물 플랑크톤이다.

그래서 산드라는 니오스 호수에 연구소가 발견한 남조류의 식물 플랑크톤을 살포 했는가? 이산화탄소를 저감시키기 위해?

그러나 이런 것에 대한 답은 없었다.

조형준은 한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방법이 없었다.

프리드리히 소장의 컴퓨터의 하드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의 해킹실력은 펜타곤 급이었다.

프리드리히 소장의 방어벽은 두꺼웠다.

조형준이 밤을 새워 공략하여 그의 방어벽을 열었을 때, 거기에는 또 하나의 방어벽이 걸쳐 있었다.

그의 파일은 형준이 해독할 수 있는 그런 문서가 아니었다.

독일어였다.

형준은 독일어를 죽 일별했지만, 알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다만, 가장 최근의 'Nyos 호수'라는 고유 명칭으로 짐작해 볼 수 있는 파일과 그와 관련된 전략이라는 영어와 가장 비슷한 단어를 유추하는데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일단 USB에 저장하고 보았다.

이미 날은 새었다. 토요일이다.

그는 보스톤의 아내 신부 은미를 보기 위해 침침한 눈을 부비며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모두들 금요일 저녁에 퇴근을 해버려서 연구소 내에는 경비를 제외하고는 조형준 이외에 남아 있는 사람은 없는 듯 했다.

그는 독일어로 작성된 이 파일을 가방에 넣고 연구소를 나왔다.

자동차의 클랙션을 울려 정문을 여는 경비를 깨우곤 그의 차는 북쪽을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의 차가 정문을 열고 나갈 때 산타블루 해양 연구소 2층의 창문 블라인드의 중간 부분이 조금 벌어지면서 이내 닫혔다.

데이비드 볼프강 프리드리히 산타블루 해양연구소 소장.

창문에 기대서서 새벽의 잠기운을 쫓기 위해 스타벅스의 커피를 진하게 타서 뜨겁게 목을 적시고 있던 그는 클랙션 소리와 함께 정문을 빠져 나가는 자동차의 뒷모습을 창문을 통해 보았다.

그는 서둘러 연구실 컴퓨터 전원의 ON 스위치를 올렸다.

시큐리티 검색엔진을 작동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14분 후에 나타났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컴퓨터를 다녀간 것이 분명했다.

그는 다급하게 정문 경비를 불렀다.

방금 나간 차의 주인을 확인하고 ID번호를 확인했다.

먼 바다를 쳐다보면서 그는 책상 서랍 속에 넣어 둔 새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단축 키 하나를 길게 눌렀다.

(계속)

우보 최민호

최민호컷1
최민호 전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전)국무총리 비서실장, 행정중심도시 복합도시 건설청장, 행자부 소청심사위원장, 행자부 인사실장,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2002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사무차장(운영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전)배재대학교 석좌교수, 공주대 객원교수, 고려대 객원교수,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회 위원(2016)으로 활동했으며 현)홍익대 초빙교수이다.

단국대 행정학 박사, 일본 동경대 법학 석사, 연세대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를 거쳐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영국 왕립행정연수소(RIPA)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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