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진의 세상만사]악플… 다시 생각해야봐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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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의 세상만사]악플… 다시 생각해야봐야 할 때

  • 승인 2018-01-21 15:17
  • 신문게재 2018-01-22 21면
  • 이재진 기자이재진 기자
이달 초 '신과 함께: 죄와 벌'이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소식을 듣고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는 주인공이 49일 동안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에 관한 7개의 재판을 받으며, 7개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으면 곧바로 환생한다는 내용으로 기자에게는 살인 재판이 가장 눈에 띄었다. 보통 사람에게는 살인은 뉴스 등 언론을 통해 '누가 누구를 살해했다'라는 소식만을 접할 뿐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사람을 죽이는 직접 살인뿐만 아니라, 말로 인해 피해자가 자살하면 그것 또한 간접 살인이라고 간주한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악성 댓글로 인해 사람이 죽을 경우 유죄를 선고한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도 있듯 안 좋은 점들이 드러났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이용자들은 익명성을 악용해 악성 댓글로 원색적인 모욕이나 소문들 만들어 쉽게 퍼트리면서 사회문제로 급부상했다. 정부는 이에 인터넷 부작용인 흑색선전이나 사이버 테러를 막기 위해 2007년 7월 인터넷 사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 번호가 일치해야 하고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만 웹상에서 글이나 자료를 올릴 수 있도록 한 인터넷 실명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이 실명제를 시행하지 않는 외국 웹사이트로 몰리는 등의 이유로 2012년 8월에 헌법재판소가 위헌을 결정했다.

이후 인터넷 이용자들은 연예인, 정치인을 넘어 유명인, 일반인까지도 악성 댓글을 달면서 비판을 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과 모욕 사건은 2012년 5600건에서 2016년 1만4900여건으로 4년 만에 2.6배나 급증했다. 또한, 많은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에게 '키보드 워리어'나 없는 일을 만들거나 원색적인 공격을 하는 '마녀사냥' 등의 단어들이 생겼다.

악성 댓글의 정도는 너무나 심각하다. 지진 피해를 입고 대피소 생활을 하는 포항 주민들에게 "애들 공부도 못한다는데 수능 연기한다는 건 고3 수험생과 재수생들에게 공통을 주는 것"부터 "나머지 지역이 피해를 봐야 하나" 등 악성 댓글이 달렸다. 또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제천 화재 참사에서도 희생자 유족이나 화마와 사투를 벌인 소방관들 대상으로 "유가족 갑질 장난 아니네", "알몸으로 사망 부끄", "사람 구하지도 못하면서 쇼하러 출동했나", "소방복만 입으면 전문가냐" 등의 원색적인 악성 댓글이 달리면서 유족이나 소방관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어떤 사건에 대해 개인에 대한 의견을 내놓는 것은 좋지만 맹목적인 비난보다는 사실에 근거한 건전한 비판으로 자리 잡아야 하고, 개인적 감정을 내세우기보다는 이성적인 의사 표현이 필요하다.
이재진 기자 woodi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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