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은의 세상만사] 아이돌 팬 문화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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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은의 세상만사] 아이돌 팬 문화의 명암

  • 승인 2018-01-24 10:07
  • 수정 2018-02-13 10:24
  • 신문게재 2018-01-24 21면
  • 최고은 기자최고은 기자

아이돌 팬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오빠들'의 숙소 앞에서 노숙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그들을 위해 '돈'을 쓴다. 브로마이드와 사진 수집은 현재도 진행 중인 '덕질'이지만 CD에 랜덤으로 들어있는 포토카드를 위해 수십 장씩 사는 일은 신풍속이 아닐까 싶다. 

 

아이돌 팬 사인회도 그 중 하나다. 대부분의 아이돌 소속사에선 팬 사인회를 앨범 발매 기념으로 공지해 특정한 음반점에서 구매하거나 인터넷으로 예약 구매를 통해 응모하고 추후 당첨자를 뽑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이돌 가수의 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연예인과 사인도 받고 대화도 나누며 잠깐이나마 꿈같은 시간을 즐기고 싶어 하지만 보통 당첨 인원은 100~200명으로 그 이상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당첨 기준은 무엇일까. 당연한 이치일수도 있지만 아이돌 가수의 앨범을 사야 응모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그러나 단순히 앨범 자체를 산다고 해서 당첨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응모하는 수만 여명의 팬들 중에서 무작위로 추첨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드러내면 공평하겠지만 아이돌 시장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계식 추첨 등 여러 방식이 있지만 모든 분야에는 마케팅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가. 아이돌 시장 역시 같기 때문에 더 많은 매출액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누구도 그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수량도 제한하지 않고, 모두가 암묵적으로 앨범을 더 많이 구매한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걸 알기 때문에 똑같은 앨범을 계속 구매해 당첨 확률을 높인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수량을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자가 좋아하는 그룹의 한 멤버도 과거에 아이돌 가수를 보려고 앨범을 40장이나 산 적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어 화제가 됐었다.

과거에 앨범은 분명히 음반 그 자체의 기능을 분명히 지녔었다. 그러나 아이돌 문화는 소위 말하는 '상술' 때문에 앨범의 기능을 더욱 퇴색시키고 있다.

아이돌이 대중음악 시장을 점령한 현재 단순히 CD와 사진 몇 장이 들어간 앨범은 눈에 띄기 힘들다.

화려한 사진첩에 포토카드, 스티커 등 다양한 구성으로 가격대는 당연히 올라가고, 낮은 확률을 형성하기 위해 멤버별 물품을 랜덤 제작해 무분별한 구매를 불 지피고 있다. 팬들 또한 사인회 같은 행사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앨범을 구매해도 들어보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며 잿밥에만 관심을 갖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가수를 본다는 것은 엄청난 기쁨이고 행복이지만, 한국의 팬 문화가 변질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최고은 기자 yeonha6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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