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의 세상만사]#미투, 위드유

  • 오피니언
  • 기자수첩

[김흥수의 세상만사]#미투, 위드유

  • 승인 2018-02-25 14:57
  • 수정 2018-02-25 15:01
  • 신문게재 2018-02-26 21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김흥수 반명함판
김흥수 편집부 기자


대한민국 매스컴이 연일 뜨겁다. 서지현 검사의 최초 고백으로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위드유(#with you·당신과 함께한다)' 열풍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해마다 가을이면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이름 올렸던 고은 시인부터 이윤택 연출가, 오태석 서울예대 교수에 이어 배우 조민기, 조재현, 오달수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유명인들이었기에 충격이 더 크다. 이 중 조민기씨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전임교수라는 '무소불위' 권력으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민기씨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청주대 11학번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지난 24일 공동성명을 내고 "현재 인터넷상에 올라와 있는 성폭력 증언들은 전부 사실"이라며 진실을 뒷받침했다. 또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조재현씨는 스스로 죄인이라며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고, 오달수씨는 현재까지 아무런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미투 운동이 문화예술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역인 종교계와 언론계까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야말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터지는 모양새다.



현재 폭로된 모든 성범죄 사건의 중심에는 '상하-권력관계'가 있다. 피해자들은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치욕의 순간을 참아야만 했다. 왜 이렇게 피해자들이 소극적인 대처를 할 수밖에 없었을까를 살펴봐야 한다. 이것이 이번 미투 운동의 핵심이다. 여성들의 성범죄 폭로에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사건을 축소하고 덮으려는 우리의 병든 조직문화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본인에게 돌아올 인사상 불이익부터 상대 남성의 명예훼손으로 역(逆)고발까지, 부끄럽지만 우리나라의 현주소다.



우리나라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6월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폐지로 인해 '여론 재판'은 가능하지만 '실제 재판'이 열리기는 불가능하다. 드러난 성범죄들의 발생 시점이 2000년~2010년이기 때문이다. 즉 피해당사자가 직접 고소를 하지 않는 이상 처벌을 할 수 없는데, 문제는 고소 기간이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1년까지다. 제도적인 손질이 필요한 부분이다.



말로만 하는 예방은 쉽다. '3월 중 성범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는 정부가 어떤 정책으로 피해여성들을 보호할 수 있는지, 또 국회는 사회 각계에 뿌리내린 성범죄 근절을 위한 어떤 법안을 발의할지 궁금하다.



다만 한가지, 가해자 혹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대부분은 '상호 합의 하에 (성관계가)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실은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겠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
김흥수 기자 tinet@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예산사과농장 한관수 대표, 10㎏ 사과 500박스 후원, 나눔과 지원 활동 지속
  2. 대전 서대전육교서 오토바이 교명주 충돌… 40대 운전자 숨져
  3. 갤러리아 타임월드 매각된다?... 지역 유통업계 '술렁'
  4. 더블유렌트카, '2026 예당호 모터 페스티벌' 성료
  5.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1.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후폭풍… 보직교수 5명 일괄 사표
  2. 조합이냐 신탁이냐… 정비사업 어떤 방식이 좋을까?
  3. 과기부 소관 공공기관 일부 통폐합…국립과학재단 신설
  4. "김 원초 광천산 아니어도 '광천김'" 대법, 지역서 쌓은 명성 인정
  5. [사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민심의 경고'

헤드라인 뉴스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1. 상류의 삶, 하류의 먹는 물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1. 상류의 삶, 하류의 먹는 물

대청호는 550만 충청권 주민이 함께 마시는 물이자, 상류 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깨끗한 물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상류와 하류가 감당하는 몫과 이해관계는 달랐다. 이런 차이를 넘어 대청호를 함께 지키기 위해 2002년 주민과 시민사회, 지방정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유역 거버넌스가 만들어졌다. 중도일보는 대청호를 둘러싼 상·하류의 갈등 속에서 거버넌스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20여 년이 흐른 지금 어떤 한계와 과제를 마주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나아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물관리 환경 속에서 550만 충청의 공동 식수원인 대..

대한민국 정부·지방정부·공공기관 향한 사이버 공격 급증
대한민국 정부·지방정부·공공기관 향한 사이버 공격 급증

대한민국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는 물론 공공기관 전반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피해가 발생한 지 몇 년이 지나도 정보 유출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이 16일 제공한 44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광역자치단체의 보안 장비가 자동 탐지한 사이버공격 건수는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15억 7000만 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40만 건에 달한다. 이 중 실제 공격으로 확인된 건 35만 37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한전 직원들, 태양광사업 겸직 들통나 징계받고도 사업 계속
한전 직원들, 태양광사업 겸직 들통나 징계받고도 사업 계속

한국전력 일부 직원들이 금지된 태양광 사업을 겸직하다가 징계를 받고도 계속 사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원스트라이크 아웃' 방침을 도입한 후에도 소용이 없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시)이 16일 제공한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한전의 태양광 겸직 관련 징계는 해임이 15건, 정직 233건, 감봉 29건, 견책 3건 등 모두 280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후 2024년부터 겸직 적발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해임이 7건, 정직 109건, 감봉 14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