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스포츠계의 적폐와 위정자(爲政者)

  • 오피니언
  • 스포츠돋보기

[스포츠 돋보기] 스포츠계의 적폐와 위정자(爲政者)

정문현 충남대 교수

  • 승인 2018-03-01 11:32
  • 신문게재 2018-03-02 10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정문현충남대교수
정문현 충남대 교수
B.C 500~425년경(여러 가지 설이 있음) 묵자(墨子)라는 학자가 있었다. 시기적으로 공자보다는 늦고, 맹자 보다는 앞선 시기의 인물인데, 필자가 이 '묵자'님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위정자(정치를 하는 사람)에 대한 가르침 때문이었다.

묵자님은 위정자는 소박함을 숭상하고 절약을 강구하며 일체 백성들의 이익을 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묵자는 하나라의 우왕(禹王)을 가장 이상적인 정치인으로 존경했다고 하는데, 우왕은 백성들을 위해 치수(治水)하며 매우 고생을 하였다고 한다.



묵자님 말씀이 또 매력적인 이유는 "오늘날 군자라는 사람들은 입만 열면 능력 있는 사람을 등용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입으로만 그렇게 말할 뿐, 정작 자신이 정치 지도자의 입장에 서면 능력 있는 인물을 발탁하지 않는다"라는 대목에 있다.

예로, 위정자는 자신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와 입을 옷을 만드는 재봉사는 최고로 솜씨 좋은 사람을 고용하는데, 이것은 맛이 없는 요리를 먹고 싶지 않기 때문이며,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럴때는 연고나 재산, 신분, 용모 등에 사로잡혀 능력 없는 자를 기용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국가를 다스리는 일에서는 사람이 바뀐다고 한다. 연고와 재산, 신분, 용모를 따지며 청탁에 결탁하고 심지어는 벙어리를 외교 사절로 보내거나, 귀머거리를 악사로 삼는 일도 벌인다고 한다.

위정자에게 국가 따위는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이 일어나는 대목이다. 연일 공공기관의 직원채용 비리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강원랜드와 한국가스안전공사, 금융권의 채용비리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정자와 적폐에 가려져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스포츠계에도 이런 위정자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동안 수없이 문제가 제기됐던 조직사유화, 파벌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각종 채용비리, 선수선발 비리, 승패조작, 판정비리 등을 일삼으며 수십년간 국가와 체육계의 노력과 수사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학연, 지연, 혈연을 따져보고 안되면 돈으로라도 남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는 못된 심보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국가와 지역을 대표해서 시합에 출전해야 하는데 선수와 지도자를 귀머거리와 장님을 뽑아서는 안된다. 국민이 모르는 것 같아도 누군가는 알고 있고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다.

사회 진출을 위해 4년을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의 졸업식이 마무리 되었다. 저마다 꿈과 기대를 가지고 입사시험을 보며 사회진출의 문을 두드릴텐데, 사회 첫발을 상처를 받으며 시작하게 될까 몹시 걱정된다.

체육 분야에는 각종 경기단체와 프로스포츠구단, 국민체육센터 등을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 시·도체육회 직원채용과 체육지도자 채용 등이 있다. 그런데 아직도 독버섯처럼 군림하는 위정자들이 많이 있어 100% 공정한 채용이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열심히 취업을 준비한 우리의 자녀들, 제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어서는 안되겠다. 정보공개를 통해 공정한 채용이 이루어졌는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필요할 경우 고발조치를 해야 한다.

내 일이 아니라고 쳐다만 보고 소극적인 대처를 하면 위정자들은 더 활개를 치게 된다.

민주항쟁과 촛불의 역사로 만들어진 오늘의 세상이 그리 맑아지지 않은 것도 우리 모두의 잘못 때문이다.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이 고위직에 채용되거나 잘 살 수 있는 세상은 여러분의 막연한 기대일지 모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이차전지 선도도시 대전] ②민테크"배터리 건강검진은 우리가 최고"
  3. 대전시 2026년 정부예산 4조 8006억원 확보...전년대비 7.8% 증가
  4. 대전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유재산 임대료 60% 경감
  5. [기고]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1. [문화人칼럼] 쵸코
  2. [대전문학 아카이브] 90-대전의 대표적 여성문인 김호연재
  3. 농식품부, 2025 성과는...혁신으로 농업·농촌의 미래 연다
  4. [최재헌의 세상읽기]6개월 남은 충남지사 선거
  5. 금강수목원 국유화 무산?… 민간 매각 '특혜' 의혹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 산단 535만 평 조성에 박차…신규산단 4곳 공개

대전시가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4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규 산단 4곳을 공개하며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 조성 확장안도 함께 발표했다. 대전시의 산업단지 535만 평 조성계획은 현재 13곳 305만 평을 추진 중이며, 이날 신규 산단 48만 평을 공개해 총 353만 평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원촌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는 유성구 원촌동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를 활용한 바이오 중심 개발사업이다. 당초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에 약 12만 평 규모로 조성계획이었으나,..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꿈돌이 협업상품 6개월 만에 23억 매출 달성

대전시는 지역 대표 캐릭터 '꿈돌이'를 활용한 지역기업 협업 상품 7종이 출시 6개월 만에 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꿈돌이 라면'과 '꿈돌이 컵라면'은 각각 6월과 9월 출시 이후 누적 110만 개가 판매되며 대표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첫 협업 상품으로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1월 말 기준 '꿈돌이 막걸리'는 6만 병이 팔렸으며, '꿈돌이 호두과자'는 2억 11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청년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경제 조직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꿈돌이 명품김', '꿈돌이 누룽지',..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5년 세종시 '4기 성과' 토대, 행정수도 원년 간다

2022년 7월 민선 4기 세종시 출범 이후 3년 5개월 간 어떤 성과가 수면 위에 올라왔을까. 최민호 세종시장이 4일 오전 10시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수도를 넘어 미래수도로 나아가는 '시정 4기 성과'를 설명했다. 여기에 2026년 1조 7000억 원 규모로 확정된 정부 예산안 항목들도 함께 담았다. ▲2026년 행정수도 원년, 지난 4년간 어떤 흐름이 이어지고 있나=시정 4기 들어 행정수도는 2022년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계획 확정 및 대통령 제2집무실 법안, 2023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급식 차질로 도시락 먹는 학생들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