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진의 세상만사] 당신의 소확행은 무엇입니까?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이재진의 세상만사] 당신의 소확행은 무엇입니까?

  • 승인 2018-04-23 17:10
  • 신문게재 2018-04-24 21면
  • 이재진 기자이재진 기자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숲 속의 작은 집'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피실험자에게 "당신의 소확행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했다. 이에 한 피실험자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친구들과 아지트에 모이는 것, 집에 왔을 때 반려동물이 살갑게 맞이해주는 일" 등으로 말했고, 또 다른 피실험자는 "늘 확실한 행복을 주는 건 나의 침대다. 그 외에는 행복을 느끼기보단 즐겁다고 느낀다"라고 답했다.

소확행이란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뜻한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쓰인 말로 노른자가 동그랗게 예쁜 달걀후라이를 만드는 일, 바쁜 출근길 때마침 멈춘 엘리베이터, 갓 구운 빵으로 손으로 찢어 먹을 때, 퇴근길 나를 반기는 택배 상자, 피곤한 하루를 정리하며 마시는 시원한 맥주의 첫 모금, 나른한 오후에 빠져드는 낮잠,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새로 산 하얀 셔츠를 입을 때 등을 느끼는 행복과 같이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을 말한다.

지난해 현재를 즐기자는 문화로 소비자들의 행복을 위한 소비와 취미생활을 즐기는 '욜로'라는 소비 트렌드가 각광을 받았다면, 올해에는 취미 등 별도의 특별함을 추구하지 않고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과 적은 소비에 집중하는 소확행이 2018년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가성비 좋은 맛집과 상품을 찾고, 집 주변에 카페 등 여가시설이 가까운지를 집 선택 기준을 여기는 등 젊은 세대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삶의 방식은 우리나라에서만 유행하는 것은 아니다. 표현만 다를뿐 다른 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 있다. 스웨덴에서는 적당한, 충분한, 딱 알맞은 이라는 뜻을 가진 '라곰(lagom)'으로 소박하고 균형 잡힌 생활과 공동체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삶의 경향을 의미한다. 프랑스에서는 고요한, 한적한, 조용한 이라는 뜻을 가진 오캄(au calme)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과 몸이 편안한 상태 또는 그러한 삶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덴마크에서는 웰빙을 뜻하는 노르웨이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가족과 친구들과 단란하게 모여 있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상태를 뜻하는 휘게(hygge)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소박한 삶의 여유를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는 천천히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빨리 빨리 문화를 지배하고 있어 행복이라는 단어가 잊히기가 점점 쉽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남들에게 보여주기식 삶보다는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늦잠자기 등 작지만 쉽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일상의 행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오늘 밤 잠들기 전 나의 소확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예산사과농장 한관수 대표, 10㎏ 사과 500박스 후원, 나눔과 지원 활동 지속
  2. 대전 서대전육교서 오토바이 교명주 충돌… 40대 운전자 숨져
  3. 갤러리아 타임월드 매각된다?... 지역 유통업계 '술렁'
  4. 더블유렌트카, '2026 예당호 모터 페스티벌' 성료
  5.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1.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후폭풍… 보직교수 5명 일괄 사표
  2. 조합이냐 신탁이냐… 정비사업 어떤 방식이 좋을까?
  3. 과기부 소관 공공기관 일부 통폐합…국립과학재단 신설
  4. "김 원초 광천산 아니어도 '광천김'" 대법, 지역서 쌓은 명성 인정
  5. [사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민심의 경고'

헤드라인 뉴스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1. 상류의 삶, 하류의 먹는 물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1. 상류의 삶, 하류의 먹는 물

대청호는 550만 충청권 주민이 함께 마시는 물이자, 상류 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깨끗한 물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상류와 하류가 감당하는 몫과 이해관계는 달랐다. 이런 차이를 넘어 대청호를 함께 지키기 위해 2002년 주민과 시민사회, 지방정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유역 거버넌스가 만들어졌다. 중도일보는 대청호를 둘러싼 상·하류의 갈등 속에서 거버넌스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20여 년이 흐른 지금 어떤 한계와 과제를 마주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나아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물관리 환경 속에서 550만 충청의 공동 식수원인 대..

대한민국 정부·지방정부·공공기관 향한 사이버 공격 급증
대한민국 정부·지방정부·공공기관 향한 사이버 공격 급증

대한민국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는 물론 공공기관 전반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피해가 발생한 지 몇 년이 지나도 정보 유출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이 16일 제공한 44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광역자치단체의 보안 장비가 자동 탐지한 사이버공격 건수는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15억 7000만 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40만 건에 달한다. 이 중 실제 공격으로 확인된 건 35만 37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한전 직원들, 태양광사업 겸직 들통나 징계받고도 사업 계속
한전 직원들, 태양광사업 겸직 들통나 징계받고도 사업 계속

한국전력 일부 직원들이 금지된 태양광 사업을 겸직하다가 징계를 받고도 계속 사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원스트라이크 아웃' 방침을 도입한 후에도 소용이 없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시)이 16일 제공한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한전의 태양광 겸직 관련 징계는 해임이 15건, 정직 233건, 감봉 29건, 견책 3건 등 모두 280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후 2024년부터 겸직 적발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해임이 7건, 정직 109건, 감봉 14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