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의 세상만사] 편집기자가 뭐야?

  • 오피니언
  • 기자수첩

[김유진의 세상만사] 편집기자가 뭐야?

  • 승인 2018-08-28 13:40
  • 김유진 기자김유진 기자
[세상만사] 편집기자가 뭐야?

"그럼 너는 어떤 기사를 써?" "너는 무슨 부서야?" 필자가 신문사를 다닌다고 밝혔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들이다. 혹자는 "홈페이지에 네 이름을 검색해봤는데 기사가 많이 나오지 않더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신문사에 다니는데, 기사를 쓰지 않는 기자라니, 의문을 가질 수 있겠다.



초등학생 때부터 언론사에서 일하기를 바라왔지만, 신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대학생이 되고 언론사 준비 스터디에서 공부를 하면서 기자에는 취재기자와 편집기자, 사진기자 그리고 교열 기자 등 다양한 분야의 기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사건 현장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취재를 하는 기자들이 나온다. 덕분에 취재기자와 사진기자에는 익숙했지만, 편집기자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진로에 대해 좀 더 폭넓게 고민을 해봤다.

신문의 제작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취재기자와 사진기자가 글로, 사진으로 취재를 해 기사를 작성하면 편집기자가 그 기사들을 신문 지면으로 제작한다. 편집하는 과정에서 어떤 기사를 어떤 지면에 배치할지, 그리고 한 지면 안에서도 어떤 내용을 톱으로 보낼지가 결정되고 기사의 내용을 독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이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제목을 뽑는다. 톱 기사라고 해도 2단으로 세워서 갈지, 4·5단으로 크게 키워서 갈지 가치를 파악하고 편집한다. 또한 사진을 첨부해 더 읽고 싶고 눈길을 끄는 기사로 만든다. 이렇게 해서 제작된 지면은 교열과 데스킹 등 여러 손길을 거쳐 인쇄소로 보내지고 신문으로 만들어져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정치, 경제 등 정보를 담은 지면이 있는가 하면 특집처럼 잡지를 보는 것처럼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지면도 있다. 이 역시 편집기자들의 작품이다. 한두 꼭지의 기사를 가지고 내용과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고 그 이미지와 사진들을 여러 단계의 작업을 거쳐 편집한다. 연상되는 이미지나 레이아웃이 바로 떠오른다면 좋지만 대개 그렇지 않다. 하나의 특집 지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상부터 실제 작업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 편집을 하면 예쁘지 않거나 어색한 경우도 많다. 이럴 땐 처음부터 작업을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편집기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기사라는 원석을 신문이라는 보석으로 만들어내는 세공사인 것이다. 매일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본문에 오탈자는 없는지, 내가 뽑은 제목이 내용을 충실하게 반영했는지 고민하고 살펴본다. 어제와는 다른 지면 레이아웃으로 제작하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바꿔보기도 하고 사진 위치를 옮겨보기도 하면서 더 예쁘고 볼 맛 나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수많은 편집기자가 더 나은 신문을 위해 지금, 이 순간도 고민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땀방울들이 빛나길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방문 환경 개선" 양산 천성산 미타암, 새 공양간 건립공사 준공
  3.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4.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5.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1.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2.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3.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5. 충남대병원 안순기 예방관리센터장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대전~옥천 연장, CTX(광역급행철도)가 203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될 경우, 대전·세종·충북을 오가는 시민들의 생활권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이동시간 단축이다. 현재 대전 도심에서 세종 정부청사까지는 교통 상황에 따라 40~50분이 걸리지만, CTX와 광역철도가 연결되면 통근 시간은 20~30분대로 줄어든다. 세종 근무자의 대전 거주, 혹은 대전 근무자의 세종 거주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젊은 직장인과 공무원의..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최근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렸다. 이는 올해 9월과 10월에 이은 3번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사이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파월 의장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