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군인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 오피니언
  • 기자수첩

[편집국에서] 군인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 승인 2019-01-16 09:05
  • 신문게재 2019-01-16 22면
  • 최고은 기자최고은 기자

 

GettyImages-82553414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휴식을 취하러 서울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대전을 향해 달리는 기차는 아직 태우지 못한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에 앉은 지 10분 정도 지났을까. 휴가를 나온 멀끔한 군인 한 명이 내 옆으로 와 착석했다. 군용 더블 백을 짐칸에 실으며 정리를 하던 그는 곧 다시 앉아 무언가를 적는 듯 했다. 얼마인지 모를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그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본의 아니게 들어보니 대학 동기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영락없는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그러다 오래 전에 보았던 기사 하나가 떠올랐다. 강원도 모 부대 지역에서 군인 2명이 고등학생에게 무차별적으로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이었다. 군 규정상 군인은 민간인을 폭행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꼼짝없이 맞고 있어야만 했다. 2개 사단장들은 사건을 보고받은 후 예하 부대들에 전 장병, 부사관, 장교 등에 휴가, 외박, 외출 통제를 시행한다는 공문을 내린다. 공문이 시행되자 모든 부대에서는 군 차량을 차출하여 장병들을 부대 안팎으로 이동하게끔 하였고 군인들이 주 고객이었던 지역 상권은 마비된다. 결국 경찰서장, 군 의원, 군수, 상인연합회 등이 군인들을 구타한 고등학생들을 직접 잡아냈고 피해자들을 찾아가 사과하며 재발 방지와 일명 '군인 프리미엄' 철폐 등을 약속한다. 마침내 군은 공문 내용을 철회하며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다시 분노케 하는 점은 당시 '군인 프리미엄'을 적용한 지역의 주말 물가는 군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PC방 가격이 2000원, 숙박비도 평일보다 최대 3~4배까지 뛰었으며 심지어 식당에서는 민간인용, 군인용 메뉴판을 따로 만들어 장사할 정도였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군은 아무런 대가없이 대민지원, 재해복구 등 노동력을 꾸준히 제공해왔는데 허탈한 것은 주민들이 약속한 일은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군인 프리미엄'이 서서히 돌아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국방을 수호하는 가장 큰 구성원은 의무 복무를 하는 병사들이다. 대부분 20대 초반인 그들은 온갖 차별과 불합리함을 겪으며 묵묵히 2년간의 군 생활을 마친다. 아니, 무사히 마치기라도 하면 다행이다. 집단 폭행으로 사망하거나 지뢰에 신체 일부를 잃는 등 사건·사고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그렇다고 국가에게 존중을 바라긴 힘들다. 그들은 '부를 땐 국가의 아들, 다치면 당신의 아들'을 매우 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군인은 다른 세상의 사람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 또는 연인이나 형, 동생, 오빠 등 다양한 호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더 이상 그들에 대한 비상식적인 대우가 반복 되선 안 될 것이다. 

 

최고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행정수도특별법' 미래 불투명… 김종민 의원 역할론 중요
  2. 이준석 "세종 행정수도 압도적 완성"…하헌휘 시장 후보 지원사격
  3. 천안법원, 무면허 음주사고 후 바꿔치기로 보험금 타려한 50대 남성 징역형
  4. 천안 대학병원 재학생, 병원서 실습나와 숨진 채 발견
  5. 연암대, 직업재활 치유농업 충청권 워크숍 개최
  1. 백석대, 건학 50주년 기념 기독교박물관 특별전 '빛, 순간에서 영원으로'
  2. 천안시체육회-더보스턴치과병원, 체육인 구강 건강 증진 업무협약
  3. 천안시, 성고충상담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4. 대전 유성고속터미널 인근 배달 핫플레이스... 월 7000건 이상 주문으로 '활발'
  5. [숏폼영상] 도심 한복판에서 숲속 공기 마시는 방법

헤드라인 뉴스


한 마리 학이 알려준 기적의 물! 유성 온천 탄생의 전설

한 마리 학이 알려준 기적의 물! 유성 온천 탄생의 전설

대전 유성 하면 떠오르는 것 바로 ‘유성온천’입니다. 지금은 뜸해졌지만 과거 유성온천은 조선시대 임금님이 행차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유성온천은 과연 언제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을까요? 유성온천의 기원은 무려 1000년 전 유성지역에 살던 어머니와 아들의 사연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뜻한 온천과도 같은 어머니의 정성이 담겨 있다는 유성온천 탄생의 전설을 전해드립니다. 금상진 기자유성온천은 언제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졌을까 1000년 전 유성지역에 살던 어머니와 아들의 사연에서 시작한..

보존된 서울 상암 일본군관사와 흔적 없는 대전 일본군관사…"같은 피해 없도록 피해자성 공유 중요"
보존된 서울 상암 일본군관사와 흔적 없는 대전 일본군관사…"같은 피해 없도록 피해자성 공유 중요"

전투가 벌어진 장소를 전쟁유적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전쟁 시설 조성에 동원된 인력과 그 과정도 유적에 포함된다. 일제강점기에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로서 제국 일본의 영역이었으므로 지배를 강압하고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준비한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정혜경 일제전쟁유적네트워크 대표는 그의 저서 '한반도의 일제 전쟁유적 활용, 해법을 찾아'에서 "우리 주변에 남아 있는 일제 전쟁유적은 일본 침략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강제동원의 역사에서 피해자성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라며 "피해자성이란 피해의 진상을 파악하고 강제동원 피해자의 아픔에..

대전 유성고속터미널 인근 배달 핫플레이스... 월 7000건 이상 주문으로 `활발`
대전 유성고속터미널 인근 배달 핫플레이스... 월 7000건 이상 주문으로 '활발'

코로나 19시기를 겪으면서 음식 배달업은 생활형 소비 인프라로 생활 속에 밀접하게 닿아있다. 식당을 차리는 것보다 초기 창업비용이 적게 발생하고, 홀 서빙 등에 대한 직원 인건비 등도 줄다 보니 배달업에 관한 관심도 커진다. 주문량이 많은 곳에서 창업해야 매출도 뒤따르는 만큼 지역 선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에 빅데이터가 분석한 대전 배달 상권 핫플레이스를 분석해봤다.1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대전 배달 핫플레이스는 유성구 온천2동 '유성고속터미널' 인근이다. 배달 핫플레이스란 배달 주문량이 기타 상권 대비 높은 장소를 뜻..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첫 법정 공휴일 된 노동절…차분히 즐기는 휴일

  • 기자간담회 갖는 이장우 대전시장…오늘 예비후보 등록 예정 기자간담회 갖는 이장우 대전시장…오늘 예비후보 등록 예정

  • 때 이른 더위에 장미꽃 ‘활짝’ 때 이른 더위에 장미꽃 ‘활짝’

  • ‘우회전 시 일시정지 꼭 해주세요’ ‘우회전 시 일시정지 꼭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