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101화. 딸은 모르는 아버지의 바라지

  • 문화
  • 문예공론

[뉴스 스나이퍼 sniper] 101화. 딸은 모르는 아버지의 바라지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10-1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조국 딸 서울대 지도교수 "신청 안 해도 나오는 장학금 있다"] 10월 7일자 중앙일보 뉴스다.

=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를 겸하고 있는 윤순진(52)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이 서울대에 본인 신청이나 교수 추천이 없는 장학금이 있다며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7일 조국 법무장관 딸 조민(28)씨가 환경대학원 입학 후 신청하지도 않았다는 장학금을 2학기 연속 받은 의혹과 관련해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왔다.

'조씨를 장학금 수여 대상으로 추천한 적 있느냐'는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윤 교수는 "장학금 선정 과정에 개입한 바가 없으며, 조씨를 추천한 적이 없어서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조씨가 입학하고 2학기 초부터 제가 지도교수였으나, (조씨는) 2학기 한 달 만에 휴학해서 제가 실질적으로 지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또 "조국 장관을 2008년 처음 봤고, 지금까지 두 번 본적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의 딸이 2014년 환경대학원 입학 당시 면접관으로 배석한 것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다른 전공교수들도 면접관으로 배석했다"며 "그 수험생이 조국 교수 딸인지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조 장관은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회원이지만 회의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제가 조 장관과 함께 활동했다고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본인 신청 없이, 지도교수도 모르는 서울대 장학금이 존재 하느냐'는 정 의원의 질문에 윤 교수는 "그런 장학금도 있다"며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제 아이는 서울대를 안 다녀서 모르지만, 저희 학과 소속 학생이 받은 바 있다고 해서 조사했더니, 그 친구도 자기가 신청한 적 없는데 (관악회) 전화 받고 장학금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후략)" =

이 뉴스를 접하는 순간 과연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언제까지 부도덕과 불의, 그리고 파멸의 블랙홀로 달려갈 것인가에 방점이 찍혔다. 신청을 안 해도 나오는 장학금을 준다는 서울대는 그렇다면 화수분인가?

내 아이들도 서울대를 나왔지만 이런 얘긴 금시초문(今時初聞)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현 정권 들어 박살난 부분은 한두 곳이 아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대학생들의 알바 자리다. 문재인 정부가 연속 최저시급을 올리면서 알바 학생들은 갈 길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그들은 잘 했다며 자화자찬(自畵自讚)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들이 대학을 다닐 때 나는 정말 힘들었다! 아들은 알바 자리를 구해 돈을 벌어 스스로 대학 등록금을 냈다. 하지만 딸은 달랐다. 서울대를 갔다며 주변사람들은 부러워했지만 나는 매달이 곤혹스럽기 그지없는 때문이었다.

서울대만 가면 장땡이 아니었다. 매달 생활비는? 비정규직의 세일즈맨으로 일하면서 마련해야 하는 딸의 생활비 송금은 그야말로 어깨에 짊어진 아버지의 무거운 멍에인 때문이었다. 한번은 딸에게 있는 돈 없는 돈까지 얹어 송금한 뒤 막상 집에 갈 버스비조차 없는 적도 있었다.

때는 염천더위 즈음이었는데 1시간 가까이 걸어서 어찌어찌 대전역까지는 왔다. 하나 기진맥진하여 도저히 한 발짝도 뗄 수 없었다. 대전역사 1층의 화장실 앞에 쭈그리고 앉아 3시간 가까이 비몽사몽으로 정말이지 저승 입구까지 구경하였다.

이러한 아버지의 바라지, 그러나 '당연한 의무'를 딸이 알아달라는 건 아니다. 딸은 그만큼 공부까지 잘 하여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 6년 동안이나 줄곧 장학금을 수령한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딸에게 "절대로 알바를 하지 말라! 그 시간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계속 받아라"고 강조했던 것이다.

여하튼 다른 건 차지하더라도 신청도 안 했는데 그야말로 '마구잡이'로 준다는 서울대 장학금의 용처(用處)는 과연 어디인가! 서울대 장학금은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이며, 그 안에 온갖 물건을 담아 두면 끝없이 새끼를 쳐 그 내용물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설화상의 항아리를 뜻하는 '화수분'이란 말인가?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청권 부동산 시장 온도차 '뚜렷'
  2. 오인철 충남도의원, 2025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수상
  3. 위기브, ‘끊김 없는 고향사랑기부’ 위한 사전예약… "선의가 멈추지 않도록"
  4.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강도묵 전 총재 사랑의 밥차 급식 봉사
  5.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1.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2.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연말연시 자선 영화제 성황리 개최
  3. 육상 꿈나무들 힘찬 도약 응원
  4. [독자칼럼]대전시 외국인정책에 대한 다섯 가지 제언
  5.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안전지식 체득하는 시간되길"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