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주년 경찰의 날] 맞아도 체포 못하는 경찰… 현행범체포 자체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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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주년 경찰의 날] 맞아도 체포 못하는 경찰… 현행범체포 자체가 어려워

모욕죄.공무집행방해죄 현행범체포 거의 못 해
1심.2심 전화번호 알면 '체포'말고 '소송' 하라
경찰 "출동지나 사건장소에선 신원확인 가능해야"

  • 승인 2019-10-20 10:51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맞는경찰
사진제공=연합.
현장에서 경찰이 검문 중 폭행을 당해도 현행범체포 기준의 적용이 어려워 체포 건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경찰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이 제공한 '최근 5년간 현행범체포 건수는 2014년 22만 1888명에서 2018년엔 14만 5791명까지 매년 점차 줄었다. 2019년 7월까지 현행범체포 건수는 8만 908명으로 더욱더 감소하고 있는 모양새다.

모욕죄와 공무집행방해죄로 인한 현행범체포는 거의 없는 수준으로 내려갔다.

현재 1심과 2심 법원 심리에서는 모욕죄와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해 '신원확인이 된 상태라면 체포불가'라는 판결을 내고 있다. 현행범체포 요건 중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에 대해 강조하고 있으며, 신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체포'보다는 '소송'을 통해 경찰의 권리를 찾으라는 의미다.

실제 법원에서는 경찰에게 전화번호를 알만한 단서를 주거나 신분증을 보여주면 '신원확인'이 된 상태로 본다.

즉, 피의자가 신원이 확인된 상태에서는 체포하려는 경찰을 폭행하더라도 도주 우려가 없기 때문에 현행범체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체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경찰이 체포하려 한다면 경찰관을 폭행해도 정당방위와 무죄가 성립된다는 결론이다.

2014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면, 검문 중 경찰에게 심한 욕설과 폭행, 상해까지 입힌 피의자는 모욕죄만 인정돼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상황은 이랬다. 피의자는 경찰에 의한 검문 도중 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경찰에게 심한 욕설을 했다. 이에 더 검문이 어려워진 경찰은 모욕죄와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범체포하려 했다. 피의자는 체포당하고 이송되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상해까지 입히게 된다. 이로 경찰은 소송을 제기했고 당시 법정은 "경찰이 현행범을 체포할 때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었으며, 상해를 입힌 것은 부당한 침해를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 정당방위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형사소송법에 신원확인 조항의 신설을 요구하는 현직 경찰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형사소송법에 신원확인 조항이 들어가게 된다면, 신고 출동지에서 막무가내로 나오는 피의자에 대해 최소한의 경찰 조사가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전지방경찰청 유동하 감사계장은 "신고 출동을 했을 때나 사건·사고 발생 인근 지역에서 신원확인을 할 수 있는 조항을 형소법에 신설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범죄자 10명 중 1명이 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되는데, 법 집행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줄여야 국민이 더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10월 21일은 제74주년 경찰의 날이다. 이현제 기자 guswp3@
대전지방경찰청
대전지방경찰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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