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슬픔을 끌어안고 내딛는 삶… '안간힘'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슬픔을 끌어안고 내딛는 삶… '안간힘'

유병록 지음│미디어창비

  • 승인 2019-11-14 19:46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안간힘
 미디어창비 제공


안간힘

유병록 지음│미디어창비



'그리고 나는 아들을 잃었다. 슬픔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이제 행복한 날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확신했다.'

슬픔은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왔다. 아들을 잃고, 시인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통을 마주한다. 그는 자신의 아픔이 주위에 옮아가지는 않을까 염려하고, 사람들이 곧 자신에게 닥친 크나큰 불행을 잊으리라 마음을 걸어 잠근다. 누구보다 자신의 울음에 공감해주리라 믿었던 가까운 이에게조차 때로는 온전히 속내를 내보일 수 없었다.

그럴 때 무너지지 않도록 그를 지켜준 것은 아들과 보낸 시간들이었다. 주위에서는 아들의 흔적을 잊을 수 있도록 이사를 권하지만, 그는 아들과 함께 잠들던 방과 함께 거닐던 길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걸 포기할 수는 없었'으며 그래서 '행복 대신 보람이 있는 삶을 살기로 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시인은 애써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끌어안고 살아가리라 결심한다. 그럼으로써 그는 비극에 지지 않고, 아들을 애도한다.

자신의 아픔에만 골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책의 내용을 더욱 사무치게 한다. 아내와 가족에 대한 속 깊은 애정을 드러내는가 하면, 삶 속에서 발견한 크고 작은 성찰을 담담히 나눈다. 부모님과 할아버지의 성실한 한평생을 존경의 마음을 담아 회고하고 짜증내는 타인에 대처하는 법을 조언하기도 한다. 삶을 귀하게 대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모습이다. 시인이 안간힘을 다해 내민 새끼손가락 같은 책에 마음을 마주 거는 것은, 독자가 건넬 수 있는 묵묵한 위로일 것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두고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2. 대전 여야,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놓고 '공방전'
  3. 대전교도소·대전의사회 협력,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4. 90년 역사 품은 테미오래,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5. 32사단, 대둔산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 착수
  1. 대전 금연구역 5만여 곳에 지도원 35명… 단속 한계에 정책 실효성 의문
  2. 대전 서구 '구청장 직통문자' 100일…민원 999건 접수
  3. 탈석탄 충남, 신재생 전환 이익 절반은 역외로
  4. '대학생이 제안한 위성을 우주로'…항우연 경연대회 7개 팀 선정
  5. [세상보기] 각자도생의 시대

헤드라인 뉴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가 전국 교정시설 중 처음으로 스마트 메디컬센터를 구축하고 대전시의사회와 협력해 수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안과와 이비인후과 그리고 신경과에 대한 시설 내 전문진료를 시작한다. 2005년 교정시설의 원격진료가 허용된 이후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을 위한 가장 혁신적인 도전으로 여겨져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는 22일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교도소에서 스마트 메디컬센터 개소식을 갖고 새롭게 조성하고 확보한 시설과 장비를 소개했다. 이날 법무부 교정본부 권창모 의료과장과 이동철 의료 교정관이 참석하고, 김재술 대전교도소장 주관으로 임정혁..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시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시설 직원이 구속 송치됐다. 경찰이 초기 수사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하며 재수사 돌입한 지 5개월 만이다. 세종경찰청 강력마약범죄수사대는 시설 직원 A(30대)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3일 대전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지난 5월 재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시설 내 목격자 진술과 A 씨의 근무 시간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정황을 확보하고 지난 7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앞서 경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A 씨에게 무혐의 처분..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대전과 세종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이 797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국어학급은 한 곳도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이 각각 한국어학급을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전·세종은 고교 단계의 한국어 교육 기반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대전지역 고교 이주배경학생은 655명, 세종은 142명으로 집계됐다. 두 지역의 학생 수를 합하면 797명이지만, 고등학교 한국어학급은 모두 운영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