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새롭게 산다는 것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박광기의 행복찾기] 새롭게 산다는 것

박광기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9-11-2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세상을 사는 것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살면서 쉬운 것보다는 어렵고 힘든 일이 더 많으니 말입니다. 나이가 들고 가족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면 산다는 것 자체가 어릴 때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것임을 깨닫게 되고, 삶의 과정에서 접하는 거의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 동안 길지 않은 삶을 살면서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고, 어렵고 힘들었던 기억만이 남아 있으니 삶이라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사는 것이 힘들고 어렵다고 해서 우리가 삶을 포기하거나 그냥 대충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고통과 고민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삶의 전체에서 당시의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할 것입니다. 물론 그 고통과 어려움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 어려움을 조금은 비껴가거나 유보하는 방법도 찾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모든 어려움과 고통을 외면하고 피하는 것은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자세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직접 부딪혀서 삶이 깨어지고 망가지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니 때에 따라서는 당시의 국면을 조금은 유보하는 것이 어쩌면 현명한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렵고 힘든 국면을 잠시 피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국면을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이 때로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여 또 다른 어렵고 힘든 일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발생하게 되면 우리는 예전의 어렵고 힘든 일에 새로운 문제가 가중되어 문제가 더 꼬이게 되고 영영 해결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문제에 문제가 겹쳐 우리 스스로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렵고 힘든 국면을 잠시 피할 수는 있지만, 그 문제 자체를 외면할 수는 없고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로 남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당장 문제를 해결하는 마땅한 방법이 없을 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살면서 인간이 겪는 어려운 문제들은 그것이 삶과 죽음의 문제가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 가능한 것이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닫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문제가 아니라면 어떻게든 풀 수 있고 해결할 수 있고 또한 이겨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해결의 결과가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적어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고 이겨내고 해결할 수 있는 정도는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동안의 삶을 돌이켜 보면,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이겨내고 견디어 왔기 때문에 지금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죽을 것처럼 힘들었던 것도 어느 순간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하고 이겨냈기에 지금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고, 그 결과 지금 과거를 돌이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삶의 과정을 곰곰이 돌이켜 보면, 묘하게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에 매몰되어 다른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것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힘들어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결국 더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반복하고 또한 빠져 나올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어야 함에도 말입니다.

그러나 당장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되면, 새로운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렵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어떤 어렵고 힘든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분석은 그 상황을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다른 시각에서 어떤 상황을 본다는 것은 새로운 시각과 함께 또 다른 측면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만약 새로운 시각에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 때때로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찾아 질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힘들고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문제에 매몰되어 판단을 흐리게 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하기 보다는 잠시 그 문제를 옆으로 미루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고 새로운 방향성을 찾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인 동시에 중요한 새로운 해결을 모색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객관적으로 새롭게 보는 것은 사실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모든 일을 처리하고 판단하는 것은 중요한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과정을 겪다보면 일의 처리가 지연되거나 시기를 놓치게 되어 결국 해결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을 본인의 노력과 의지, 그리고 인내를 가지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먼저하고, 그래도 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에 해결 불가능의 이유를 객관적으로 다시 되짚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보면, 어렵고 힘든 일을 해결하는 올바른 방법을 찾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다시금 인식하게 됩니다. 정말 올바른 길과 일관된 방법은 없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가야 합니다. 개척이라는 것이 단순히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기도 해야 하고, 또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나 발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 또한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새롭다는 것이 자신의 경우에는 새로운 것일 수 있지만, 현실에서 다른 사람의 경우에는 전혀 새롭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아집으로부터 자유롭게 사고하고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이런 것으로부터의 탈피가 우리가 살기 원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롭다는 것이 전혀 새롭지 않고, 언제나처럼 객관적인 그리고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가장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인간이기 때문에 겪는 시행착오를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주말 그 동안의 삶을 새롭게 보려고 합니다.

행복한 주말되시길 기원합니다.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광기 올림

박광기교수-22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2.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3. 과기정통부 '출연연 정책방향' 발표… 과기계 "기대와 우려 동시에"
  4. 장철민 "새 충청은 젊은 리더십 필요"… 대전·충남 첫 통합단체장 도전 의지↑
  5. 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줄이려 휴게 시간 확대… 경비노동자들 방지 대책 촉구
  1. 한남대 이진아 교수 연구팀, 세계 저명학술지에 논문 게재
  2. 학생들의 헌옷 판매 수익 취약계층 장학금으로…충남대 백마봉사단 눈길
  3. 김태흠 충남지사 "대통령 통합 의지 적극 환영"
  4. 민주평통 동구협의회,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재정립 논의
  5.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착수… '수산물 유통 중심으로'

헤드라인 뉴스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 전국 최초 조례 제정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 전국 최초 조례 제정

지역대 육성과 안정적 지원을 위해 대전시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이하 라이즈)' 2차연도 사업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업 지속성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라이즈 관련 운영 조례를 제정했는데, 라이즈 위원회 구성도 기업인과 과학기술계까지 포함해 다양화할 예정이다. 시와 대학 실무자 간 소통 협의체를 마련하고, 정부의 초광역 개편에 발맞춰 사업 계획을 수립해 내년에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시는 라이즈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대학과 간담회..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