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54. 이구동성(異口同聲)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54. 이구동성(異口同聲)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20-03-0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아름다운
사람은 날마다 새벽(먼동이 트려 할 무렵)을 맞는다. 새벽은 희망과 고통의 이중주다. 건강한 사람인 전자는 새벽이 아름답다. 오늘은 또 새로운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 등의 후자는 어제보다 아픈 심신이기에 당연히 오늘 새벽 역시 절망스럽다.



'아름다운 만남, 새벽을 깨우다'는 인간개발연구원 창립 45주년을 맞아 여기에서 연을 맺은 각계각층의 기라성 같은 인사들의 기념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장만기 외 59인이 공저했고 도서출판 행복에너지에서 발간했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펴낸 책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일인칭 시점'(一人稱視點)으로 몰고 간다.



따라서 독자와는 상반된 주장과 얘기를 담고 있는 경우도 왕왕 있다. 반면 이 책은 60명의 집필자가 참여해서 자유롭게 썼다. 따라서 사상과 종교, 인생관까지 두루 담겨 있어 팔도강산 방방곡곡의 진수성찬을 맛보는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각자의 감성과 의견, 풍부한 경험을 담고 있기 때문에 교훈적 시대정신까지 오붓하여 서가에 두고 언제 읽어도 푸짐하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호걸들은 부지기수다.

한데 그와 똑같이 지면 상 이 책을 집필한 불세출(不世出) 저자들의 서평을 모두 기술하긴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러한 것처럼 몇 분의 작품만을 대상으로 서평을 썼음에 혜량(惠諒)을 삼가 부탁드린다.

먼저, <내 꿈은 선생님, 제자의 꿈은 교수님>을 쓴 박애란 작가의 글에 눈이 쏙 빠졌다. 그 어려운 보릿고개와 야학시절까지 거쳐 마침내 선생님이 된 저자의 일대기는 그야말로 파란만장이었다.

헬렌 켈러에게 앤 설리번 선생님이라는 멘토가 있었듯 제자 Y에겐 박애란 선생님의 물심양면 후원이 있었다. 그러했기에 그녀는 결국 팔자까지 고쳐 외교관이 된 남편을 따라 세계 각국을 유람(?)하는 호사까지 누리고 있다.

새삼 저자의 진정 사람을 위하는 '천사표' 마음씨를 발견할 수 있어 흐뭇했다.

아울러 "좋은 만남이란 곧 유익한 만남을 뜻한다"고 쓴 정문호 저자의 <아름다운 만남>에도 호감의 방점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네 인생은 회자정리(會者定離)의 반복과 연속을 경험한다. 끝까지 '좋은 만남'으로 이어지길 원하지만 세상과 사람은 그렇지 아니한 게 차갑고 엄연한 현실이다. 이는 저자의 주장처럼 그 끝은 오로지 결과를 통해서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맹주산과 본질가치>를 쓴 손창배 저자의 글 "국가의 경영에 있어 간신배가 있으면 어질고 선량한 선비나 신하가 모이지 않아 나라가 쇠약해지니 군주는 이를 경계하여야 한다."는 논지 역시 박수를 받아 마땅한 시대적 죽비소리에 다름 아니었다.

가난하여 수업료를 못 냈더니 시험 칠 자격이 없다고 쫓아내고, 졸업식 날에도 졸업앨범 값을 못 내서 졸업장을 안 준 선생님을 기억하는 김창송 저자의 글 역시 동병상련(同病相憐)으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사회갈등을 제대로 관리하고 다양성까지 흡수하여 역동적인 발전의 새로운 에너지로 승화하자는 가재산 저자의 <칡과 등나무> 또한 고개를 주억거리게 하는 동인(動因)으로 작용했다.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님과 인간개발연구원 장만기 회장님을 존경한다는 <향기 나는 사람이 되자>의 권선복 저자 글처럼 따뜻한 삶을 실천하면 그 아름다운 모습은 반드시 젊은이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는 법이다.

이 책의 저자님들 모두 그러한 교훈과 거울이 되는 분들이다. 최근 장만기 회장님의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이 책 공저자(共著者)들이 걱정하며 이구동성(異口同聲) 쾌유를 비는 모습이 이 책에서 아름다움으로 물결쳤다.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던 오늘 아침 퇴근길, 버스정류장 곁의 목련이 꽃망울을 펼치려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나라 전체가 난리임에도 봄은 오고 있음에 새삼 감사했다.

쑥은 봄꽃들과 함께 향긋한 봄의 전령사다. 3월의 쑥은 병을 치료하지만 4월의 쑥은 땔감으로만 쓸 수 있다. 약효가 좋은 이 3월의 쑥으로 치료제를 만들어 장만기 회장님께 드리고픈 마음이 파도처럼 출렁거렸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한우리·산호·개나리, 수정타운아파트 등 통합 재건축 준비 본격
  2. 대전충남통합市 명칭논란 재점화…"지역 정체·상징성 부족"
  3.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지구지정 입안제안 신청 '사업 본격화'
  4. <속보>갑천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현장에 잔디 식재 정황…고발에도 공사 강행
  5. 대전교육청 종합청렴도 2등급→ 3등급 하락… 충남교육청 4등급
  1. 이재석 신임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 부임
  2. 주택산업연구원 "내년 집값 서울·수도권 상승 유지 및 지방 상승 전환"
  3. 대전세종범죄피해자지원센터, 김치와 쇠고기, 떡 나눔 봉사 실시
  4.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둔곡초중, 좋은 관계와 습관을 실천하는 인재 육성
  5. 대전·충남 행정통합 속도...차기 교육감 선출은 어떻게 하나 '설왕설래'

헤드라인 뉴스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주도해온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만났다. 양 시도지사는 회동 목적에 대해 최근 순수하게 마련한 대전·충남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축소될 우려가 있어 법안의 순수한 취지가 유지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가장 이슈가 된 대전·충남광역시장 출마에 대해선 김 지사는 "지금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불출마 할 수도 있다 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생각은 같다"라고 말했다. 이장우 시장은 24일 충남도청을 방문, 김태흠 지사를 접견했다. 이 시장은 "김태흠..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4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해 "충남 대전 통합은 여러 가지 행정 절차가 이미 진행되어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면 빠르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못지 않은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통령실에서 대전 충남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통합단체장을 뽑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여당 차원에서 속도전을 다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