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우리가 알아야할, 공존을 위한 투쟁의 역사 '메이데이'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우리가 알아야할, 공존을 위한 투쟁의 역사 '메이데이'

피터 라인보우 지음│박지순 옮김│갈무리

  • 승인 2020-05-11 18:00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메이데이
 갈무리 제공
메이데이

피터 라인보우 지음│박지순 옮김│갈무리



국어사전 속 메이데이는 '예로부터 서양에서 5월 1일에 베풀어 오는 봄맞이 축제'이자 '매년 5월 1일에 여는 국제적 노동제'로 정의된다. 긍정과 생명의 사랑 그리고 봄의 시작을 의미하면서 착취, 억압, 불행, 투쟁과 혼란의 자본주의 체제 종말을 동시에 말하는 셈이다.

노동절 130주년인 올해 국내 출간된 피터 라인보우의 『메이데이』는 사전적 정의처럼 나뉘는 메이데이의 역사를 두 가지 색으로 풀어낸다.



노동자의 날로서 메이데이는 붉은색이다. 일일 8시간 노동 쟁취를 위해 노동자들이 치열하게 싸웠던 1886년의 헤이마켓 투쟁을 기린다. 투쟁을 이어받아 1890년 국제 노동절이 제정됐지만 권력과 자본은 꾸준히 그 날의 의미를 억압했다. 미국에서는 이름이 바뀌었고, 노동절의 자리는 9월 첫째 일요일이 차지했다. 한국에서 정식명칭으로 통용되는 '근로자의 날'도 메이데이에서 투쟁의 붉은색을 지운 흔적이다. 따라서 저자는 붉은색의 메이데이를 여전히 쟁취해야 할 것으로, 미완의 것으로 본다.

또 다른 색인 초록색은 공유의 축제를 의미한다. 봄의 시작점인 5월 1일은 인류역사 속에서 새싹이 돋고, 사람들이 사랑을 나누는 축제의 날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축제가 열려 공유지에서 거둔 성과물을 나누고, 앞으로의 경작이 잘 되길 기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초록의 축제는 권력자들에 의해 지워졌다. 공유지를 사유화하려는 흐름이 생기고, 많은 공유지와 5월의 전통이 사라졌다. 축제의 날이었던 5월 1일은 점점 공유지를 회복하기 위한 투쟁의 시간으로 변해갔고, 붉은색의 메이데이는 그 투쟁을 노동자가 이어받아서 계속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녹색 메이데이와 붉은 색 메이데이는 한 몸으로 이어진다.

'메이데이'라는 단어의 조난신호가 있다는 점과 연결해보면, 메이데이는 환경파괴와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의 시대에 인류가 협력해야 할 근거로도 깊은 울림을 갖는다. 노동절로만 인식되는 그 날의 통념을 넘어 빼앗긴 공유지의 회복, 축제로서의 메이데이 역시 되살려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공감하게 하는 이유다. 그 공감은 '권력이 무너지고 공유지가 회복되며 더 나은 세상이 새로이 나타나리라는 미래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세종시, 전국 최고 안전도시 자리매김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