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무역관련 다양한 사기수법, 예방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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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무역관련 다양한 사기수법, 예방이 최선

박상덕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세인관세법인 중부권 총괄지사장, 관세사

  • 승인 2020-05-24 11:50
  • 신문게재 2020-05-25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박상덕
박상덕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세인관세법인 중부권 총괄지사장, 관세사
우리 속담에 '열 사람이 한 도둑을 못 잡는다.' 라는 말이 있다. 최근에도 보이스 피싱 등 금융사기로 인한 피해 사례를 흔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들의 사기행각은 사회적 명성과 고위 공직자나 유명 연예인들을 막론하고, 상상을 초월한 그럴싸한 수법으로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며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상대의 약점을 꼬투리 잡아 문제 해결을 위한 미끼로 접근한다.

대표적인 기업형 무역금융 사기수법은 수출지원 정책자금으로 금융기관이 대출의 형식을 통해 수출자에게 수출대금을 선지급 후, 해외 수입자의 결제대금으로 상환하는 제도인데, 국제간 무역금융 서류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허점을 악용해 수출가격을 고가로 조작하거나, 수출입실적을 허위로 부풀리는 수법으로 금융기관에서 부당 대출받는 사례이다. 관세청 외환조사 부서는 무역외환거래 질서유지 및 무역금융 사기대출 차단을 위해 수년 전에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은행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권이 제공하는 대출심사 정보와 의심업체의 수출 통관정보를 활용한 연계 분석해 허위수출 및 사기대출 업체를 판별해 많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전형적인 무역 관련 사기수법으로는 해외 바이어가 이메일 주소가 변경됐으니 다른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재촉하는 수법을 이용하는데 일단 의심해야 한다. KOTRA는 작년 말 '2018/19 무역사기 발생현황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외 무역관에 접수된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하는 무역 사기 유형별로는 결제사기(23%), 이메일 무역사기(20%) 순이며, 최근 5년간 수집한 무역사기 사례 중 이메일 수법이 전체 30%를 차지한다. 이메일 무역사기 특징은 거래기업이 아닌 제3자가 개입한다는 점이다. 기업규모, 소재지와 관계없이 전 세계 어느 기업도 타켓이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해커들은 기업간 주고받는 이메일 교신을 지켜보다 결정적 순간에 계좌번호가 변경됐다고 알린다. 대금을 가로채는 수법이 정교해 거래 당사자는 사기인지 알지 못한 채 피해를 입는다. 의심스러운 이메일을 수신한 경우, 유선·팩스 등을 통해 반드시 거래업체에 재확인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최신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보안유지에 신경 쓰는 철저한 이메일 관리도 필수다.

개인정보를 이용한 피해사례도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외국 세관의 통관비를 언급하며 송금을 유도하는데, 이들은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 맺은 친구로부터 보낸 물건이 세관에 묶여 있다며 송금을 요구한다. 피의자들은 물류회사를 사칭하며 돈을 요구하고, 운송장 조회가 가능하도록 가상의 웹사이트까지 운영하고, 해외에 실재하는 회사를 도용하는 등 수법이 매우 치밀하다. 이와 반대로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나 보석 원석, 고가 건강식품 등을 국내로 반입하려다가 세관검사에 걸려 임시보관 중인데, 우선 세금 등 통관에 필요한 돈을 입금해 달라며 계좌번호를 알려 준다. 이들은 위조된 화물 송장이나 세관 보관증을 이메일로 제시하며 믿도록 만든다. 최근에는 시리아 등 UN파병 군인을 사칭해 거액의 현금을 국내로 반입하려다가 적발됐다면서 이를 통관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주겠다며 접근한다. 국내로 원만하게 반입하기 위해서 영문으로 위조된 UN자금세탁방지기구나 테러방지기구에 일정 금액을 기부해야 한다거나, 외환거래법으로 고발당해 벌금을 납부할 입금계좌를 알려 주는 수법을 사용한다.

이를 단속하기 위한 여러 국가기관의 수사 조직이 있지만, 사기행각 수법은 날로 지능화되고 다양한 방법으로 대범해 가고 있다.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당시에는 무엇에 홀렸다는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이미 날려 버린 돈은 회수하기 어렵다. 그들의 교활한 수법에 말려들지 않도록 치밀하게 전후의 과정을 확인해 합리적 의심을 갖고 예방하는 것이 최상의 대비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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