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만순 작가 '골령골 기억전쟁' 출간… 피해자 유가족의 삶 최초 조명

  • 문화
  • 문화 일반

박만순 작가 '골령골 기억전쟁' 출간… 피해자 유가족의 삶 최초 조명

충북 민간학살담은 기억전쟁 이은 두번째 결실
유가족 50여명 인터뷰하며 외상후스트레스 경험
현장책임자 중위 실명과 최소 피해자 규모 밝혀
"상실된 인권유린 밝혀야 현대사 전진하는 것"

  • 승인 2020-06-10 16:22
  • 수정 2020-08-18 10:30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KakaoTalk_20200609_113113568
KakaoTalk_20200609_123306631
발로 쓰고 가슴으로 다시 쓴 한국전쟁 민간학살 유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골령골 기억전쟁(고두미)'이 출간됐다.

저자 박만순 작가는 한국전쟁 전후로 발생한 민간인 학살 진실 규명을 위해 햇수로만 18년째 충북과 대전, 전국을 누비고 있다. 그 첫 결실은 '기억전쟁'으로 충북 민간학살 피해자 2700명의 이름과 나이, 마을, 피해장소, 사건명을 직접 밝혀 담아낸 책이다.

'기억전쟁'에 이은 두 번째 결실은 '골령골 기억전쟁'인데 충북에서 대전으로 시선을 옮겨왔고, 레드컴플렉스(빨갱이)와 연좌제에 묶여 힘들게 살아온 피해자 유족들의 삶을 최초로 조명했다.

전화 인터뷰에 응한 박만순 작가는 "골령골의 기억전쟁을 쓰기 위해 유가족 50여 분을 만 1년 동안 인터뷰했다. 돌아가신 분들의 사연이나 당시의 기록도 중요하지만, 이번 책은 유가족으로 살아온 그분들의 삶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나 조사과정은 예상하듯 수월치 않았다.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무미건조하고 담담하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던 터라, 작가는 인터뷰 내내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박 작가는 "가장 어려웠던 건 피해의식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는 거다. 국가기관이 만들어져 명예회복은 됐지만, 대전형무소 학살사건, 제소자 자녀라는 레드콤플렉스가 크다. 가해자 처벌이나 과거사 폭로가 주가 아님에도 유가족들이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골령골 기억전쟁'은 95% 팩트와 5%의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된 논픽션이다. 작가는 이 책이 진실규명을 위한 하나의 참고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품고 있다.

박 작가는 "산내 골령골은 굵직한 사건의 흐름은 조사보고서에 나와 있지만, 많이 비어있는 부분은 가해자를 밝혀내지 못했다는 거다. 이 책에서는 현장책임자 헌병 중위 심용현의 실명을 밝혀냈고, 최소 피해자는 그동안 이야기됐던 1800명이 아닌 5000명가량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줄곧 동학농민운동으로 시작된 4·19와 광주민중항쟁 등 정권에 저항한 현대사 영웅에게만 주목했는지 모른다. 작가는 소중한 민중역사와 함께 소외되고 잊힌 민간학살 재조명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만순 작가는 "민간학살은 아무리 강조하고 밝혀내도 지나침이 없다. 국가폭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을 했던 몇십 배의 사람들이 인권유린 당했다. 역사를 바꾸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인권유린의 피해자들을 재조명하고, 실종되고 상실된 인권을 제대로 밝혀주는 것이야말로 한국사가 나아가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작가의 세 번째 책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대한민국 전역에서 사회주의자, 민족주의자(보수주의자)들이 국가폭력으로 피해를 본 이야기를 준비해 또 한번 민간학살 진실규명에 나선다.

한편 박만순 작가는 오는 6월 27일 산내골령골 추모제에 참석해, 인터뷰에 응해준 유가족들에게 책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시 신청사 건립 속도, 해체 부지에 100대 규모 임시 주차장 조성
  2. 홍성군, 월산상가 '상다리 펴는 날' 개최
  3. 대전 70세 어르신 버스비 지원 축소, 없던 일로… '무제한' 유지
  4. 금리 인상 기조에 주담대 차주들 '한숨'... 대출금리 줄 인상에 난색
  5. 맞고 물려도 대책 없는 특수교사… 교권 보호 '사각지대'
  1. 대전 트램 공사에 대덕대교 퇴근길 차량 속도 최대 42% 감소
  2. 유승교 부회장, 대전상의 차기회장에 도전한 배경은?
  3. "지천댐 통한 지역 발전 이끌어야" 충남도의회 심우성·민병희 의원 종합대책 촉구
  4. 대전 직업계고 취업률·유지취업률 전국 3위…충청권 1위
  5. [사이언스칼럼]기후변화가 바꾸는 일상, 우리가 바꿀 미래

헤드라인 뉴스


수능·내신 대전환에 국제중 인기…7년 새 지원자 73.6% 증가

수능·내신 대전환에 국제중 인기…7년 새 지원자 73.6% 증가

수능과 내신 평가체계 변화로 대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학교 단계부터 학업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국제중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특목고·자사고 진학 실적과 영어 중심 교육환경 등이 맞물리면서 국제중 선호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6일 종로학원이 분석한 2027학년도 국제중 지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 5개 국제중 가운데 경쟁률을 공개한 4개 학교의 지원자는 8998명으로 집계됐다. 474명 모집에 평균 경쟁률은 18.98대 1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원자는 2021학년도 5182명에서 2025학년도 8597명까지 꾸준히..

고속철도 통합 60일…이용객 12.6% 늘고 교통비 515억 절감
고속철도 통합 60일…이용객 12.6% 늘고 교통비 515억 절감

고속철도 통합 이후 열차 운행과 좌석 공급이 확대되면서 이용객이 전년 대비 1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임 할인과 마일리지 등을 통한 교통비 부담 완화 효과도 51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5일 고속철도 통합 60일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운영 성과와 향후 서비스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고속철도 일평균 이용객은 32만 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만 6000명(12.6%) 증가했다. 월별 증가율도 9월 11.9%에서 10..

`2100세대 공급` 세종 합강동, 유·초·중 신설 심사 끝…고교는 내년 중투심
'2100세대 공급' 세종 합강동, 유·초·중 신설 심사 끝…고교는 내년 중투심

올 연말 2100세대 공동주택 공급이 예고된 세종 합강동(5-1생활권)의 초·중학교 설립 심사가 모두 완료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각각 2곳, 중학교 한 곳의 설립이 확정됐으며, 내년에는 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절차도 밟아나갈 계획이다. 5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정기4차 중앙투자심사에서 5-1생활권(합강동) '가칭' 합강2초등학교 설립 심사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중투심을 넘어서면서 합강동에 계획된 유·초·중등 설립이 모두 확정됐다. 합강2초의 총 사업비는 481억 원 규모다. 초5-7 부지에 50학급(특수2 포함) 120..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깊어가는 가을과 낙엽 깊어가는 가을과 낙엽

  •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 울긋불긋 물든 도심 울긋불긋 물든 도심

  •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 대전 갑천4BL 청년주택 공급사업 기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