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법' 통과로 '산내골령골 민간인 학살' 진실규명 주목

  • 정치/행정
  • 대전

'과거사법' 통과로 '산내골령골 민간인 학살' 진실규명 주목

피해자조사 재개...골령골에 최대 7000명 처형 추산
동구, 진실규명 위해 밀러 박사 채용 등 노력 중
산내희생자유족회 "늦었지만 환영...미완 역사 해결을"

  • 승인 2020-05-21 17:14
  • 신문게재 2020-05-22 1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산내골령골 유해발굴작업
대전 산내골령골 민간인학살 피해자 유해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도일보 DB>
‘과거사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사건 재조사가 추진되는 가운데, 대전 골령골 민간인 학살사건 진실규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법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활동 재개가 주요 내용으로 관련 피해자 조사가 10년 만에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일 제20대 국회는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개정안이 발의된 지 7년 만이다. 이로써 2010년 기간 만료로 해산했던 진화위의 활동을 재개해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사건' 등과 같이 조사가 완료되지 못했거나 미진했던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의 길이 열리게 됐다. 다만, 배·보상 문제는 빠져 있어 21대 국회에서 재논의될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진실규명 신청 기간은 2년이다. 또한 위원회의 조사 기간도 3년으로 하고, 1년 연장이 가능해 최대 4년 동안 활동할 수 있다. 과거사법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 한 날부터 시행되며, 후속조치 수행을 위해 '과거사정리 준비기획단(가칭)'을 구성해 새롭게 조직되는 진화위 출범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과거사법 통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사건이 대전에서도 벌어졌기 때문이다.

산내 골령골에는 한국전쟁 발발 초기인 1950년 6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대전형무소에 수감된 민간인이 집단 학살 당한 뒤 암매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 4·3사건 관련자 300여 명을 비롯해 보도연맹자 등 1800명에서 많게는 7000여 명까지 처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진상규명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노력도 진행 중이다.

동구는 지난달 17일 영국인 데이비드 밀러 박사를 국제특보로 정식 채용하고 ‘산내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해외 교류 업무를 시작했다. 밀러 박사는 셰필드대 아카이브에 보관 중인 기록을 바탕으로 대학 측과의 교류를 추진할 예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구 차원에서 산내 평화공원 조성에도 힘을 쓰고 있으며, 데이비드 밀러 박사를 채용하고 진실규명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늦었지만 한국전쟁 70년을 앞둔 시점에서 과거사법 개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지난 2005년 과거사법이 제정돼 5년간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산내골령골에 희생된 최대 7000명 중 신청자는 200여 명에 불과했다"며 "제대로 홍보하지 않았고, 행정력을 집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시와 각 자치구 등 지자체는 진실규명 신청을 주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지자체와 행정기관이 접수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미완의 역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최선을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소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수능 앞 간절한 기도
  1.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2.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3. 대전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 1만 6131명… 교육청 "수험생 유의사항 필독해야"
  4.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5. 충남 청년농 전용 '임대형 스마트팜' 첫 오픈… "돈 되는 농업·농촌으로 구조 바꿀 것"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