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원 교수의 명리칼럼] 내가 왕이 될 운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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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교수의 명리칼럼] 내가 왕이 될 운명인가?

신정원/ 원광디지털대학 동양학과 교수

  • 승인 2020-06-30 16:03
  • 수정 2020-07-01 15:54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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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TV를 보다가 한 드라마에 눈길이 갔다. 그 제목이 흥미롭다. '바람과 구름과 비'.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조선 말, 가상이겠지만 철종과 대원군이 살았던 시기 역술가들이 등장하고 '命理'라는 도구로 새로운 나라와 집권 세력을 모아가는 과정이 묘사되고 있었다.

내가 강단에서 명리를 가르쳐서 그랬겠지만, 문득 몇 해 전 '관상'이라는 영화에서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대사가 떠오르면서, 그 질문과 '내가 왕이 될 팔자인가?'라는 일종의 운명적 질문을 교차시켜 본다. 드라마틱하려면 이런 질문도 할 수 있겠지만 보통사람들도 내가 합격할 운명인가? 올해 연인을 만날 운명인가? 사업에서 성공할 운명인가? 등, 얼마나 많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그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가진 사람은 가져서, 혹은 가진 것을 잃을까봐,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사람들은 점술이 인간의 주체성을 저버린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점술이 생겨난 까닭도 인간이 가진 당연한 불안과 세상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고대 원시인들로부터 '내일은 비가 올 것인가'라는 소박한 질문을 하였고 그것은 한해 농사와 수확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물음이었고 일상이었다. 비와 천둥, 바람 심지어 개기일식이나 소행성 충돌과 같은 자연 현상은 바로 원시 점술의 주요 소재였다. 전쟁을 일으켜도 되는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 등 당장의 삶과 죽음을 결정짓는 질문이었던 것이다. 세상과 자신에 대한 궁금증과 자연 현상에 대한 경외에 가까운 호기심은 옛 사람들로 하여금 하늘을 바라보고, 기후의 변화를 기록하고 주변으로는 동식물과 지리적 현상을 가까이로는 자신의 몸을 관찰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고대 천문기상학과 지리학, 생물학과 물리학 등 원시 과학의 시초이다. 수많은 고대 발명품들이 이러한 시도에서 만들어졌다.

'바람과 구름과 비', 바로 고대로부터 모든 인류가 관심을 가졌던 자연 현상 중 하나이며 일종의 변화의 조짐을 나타내는 코드이다. 주역의 괘로는 수뢰둔(水雷屯) 즉 우레와 비의 움직임이 가득하여 세상이 어지러울 때 지도자를 세우고자 하는 모습이다. 괘의 아래에 우레가 움직임을 나타내고, 괘의 위에 비가 험난한 상을 나타낸다. 즉 험난한 가운데 움직이는 상이고 그 움직임이 크니 편안히 처할 수가 없다. 수레둔괘는 건괘와 곤괘의 뒤를 이어 천지간에 만물이 처음 교제를 시작한 혼돈의 상황을 나타낸다.

2019년도의 괘효를 뽑았을 때 둔괘 육이효(六二爻)의 승마반여(乘馬班如)가 나왔는데, 즉 말을 타고 가고자 하였는데 말에서 내려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을 나타내었다.

또 이 괘의 육삼효(六三爻)에 즉록무우(卽鹿无虞)라 하였는데 사슴을 쫓다가 몰이꾼이 없어 숲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반도 정상회담이나 싱가포르 회담 등을 지켜보면서 일이 성사되지 못하고 수포로 돌아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둔괘의 괘효사를 생각해 보았다.

신정원 / 원광디지털대학 동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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