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음악, 고난 속에서 희망을

  • 오피니언
  • 풍경소리

[풍경소리]음악, 고난 속에서 희망을

안성혁 작곡가

  • 승인 2020-09-07 14:50
  • 신문게재 2020-09-08 19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안성혁 작곡가
안성혁 작곡가
어려운 시기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거리두기 2 또는 2.5가 되었다. 거리에 인적이 드물다. 많은 시설과 공공장소가 비어있거나 폐쇄되었다. 이런 삭막해진 삶 속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로인해 대중교통 수단 안에서 마스크 착용 시비로 인한 폭력사건이 일어나곤 했다. 또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격고 있다. 이 시기 필자는 음악이 여러분들에게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우선 공자와 자공의 대화를 소개한다. 자공이 물었다. "나라를 이루는 것이 무엇입니까?" 공자는 "국가를 이루기 위해선 '식(食)·병(兵)·신(信)'있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자공이 다시 질문 한다. 그렇다면 "이 셋 중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먼저 버려야합니까?" "'병(兵)'을 먼저 버린다" 그리고 다음을 묻자. '식(食)'이라고 했으며 마지막 까지 갖고 있어야할 것은 '신(信)'이라고 했다. 먹는 것은 사람이 생존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그런데 먹을 것이 있고 상호 신뢰가 없다면 그 것은 싸움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신이 있다면 그것을 나눌 수 있게 된다. 신은 눈앞의 이익을 뛰어 넘는 가치가 있다. 음악 또한 그러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예술을 사치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배고픈데 무슨 예술이냐?"라는 얘기를 종종 하곤 한다. 정말 그럴까? 예술은 아니 더 구체적으로 음악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생존의 위기 속에서 위로와 희망이 되어왔다. 우리의 역사는 위태로운 시기가 많았고 가난한 시절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런데 우리민족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노래를 잃지 않았다. 민요를 통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대표적으로 아리랑이다. 각 지방마다 그 곳만의 삶을 담은 고유의 아리랑이 있다. 이렇게 우리는 삶 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정서를 순화하며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가곡 시편 23편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가곡은 전쟁 속에서 태어났다. 6·25 동란 1953년 피난민들이 부산에 모였다. 모두가 하루하루가 불안했던 때다. 이 시기 나운영 선생은 시편 23편을 작곡하였다. 그가 몸담고 있던 서회에서 그의 반주와 부인인 성악가 유경손 여사의 노래로 초연하였다.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내용의 이 곡은 이내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었고 그 어려운 시기에 위로와 힘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인들이 사랑하고 즐겨 부르는 가곡이 되었다.



세계 2차 대전 프랑스의 작곡가 메시앙은 나치의 수용소에 갇히게 되었다. 한시 앞을 가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작곡을 하였다. 그는 전쟁의 끔직 함을 음악 속에 그대로 표현 하였다. 바로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 (Quatuor pour la fin du Temps)'라는 곡이었으며 1941년 1월 15일 전쟁 포로들 앞에서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초연되었다. 이 후 이곡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듣는 이들을 숙연하게 하였다. 이 음악은 이해하기가 어려운 음악에 속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체험이 녹아 있기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감동을 받는다.

베토벤은 귀가 안 들린다는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위기 속에서 이를 극복하고 많은 걸작을 작곡하였다. 그는 음악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었고 또 이를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이러한 그의 삶과 음악을 통해 우리는 용기를 얻는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대표적인 예다. 그의 환희의 합창은 역경속의 우리에게 힘을 내 극복하고 환희의 세계로 오라고 외치고 있다.

전쟁 속에서 조차 음악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다. 지금 잠시 우리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위기를 격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성숙한 민주정신과 시민의식으로 잘 극복해가고 있다. 이 시기를 같이 격고 있는 우리 곁의 음악가들은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자 음악회를 준비하며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음악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어렵지만 조금 더 힘을 내자. 코로나 19 "이 또한 지나가리니"

안성혁 작곡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세종시 빛축제, 시민 힘으로 다시 밝힌다
  1. 수능 앞 간절한 기도
  2. 김진명 작가 '세종의 나라'에 시민 목소리 담는다
  3. 세종 '행복누림터 방과후교육' 순항… 학부모 97% "좋아요"
  4.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5.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