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푸른하늘의 '겨울바다'

  • 문화
  • 문화 일반

[나의 노래] 푸른하늘의 '겨울바다'

  • 승인 2020-11-23 10:31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GettyImages-a10428740
게티이미지 제공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 언제 들어도 설레는 노래. 푸른하늘의 '겨울바다'. 겨울이 온다. 쨍하는 추위가 코끝을 시리게 한다. 월요일 아침, 중무장을 하고 출근길에 나섰다. 세탁해서 고이 모셔둔 어그 부츠를 꺼냈다. 패딩 점퍼도 꺼내 먼지를 툭툭 털어냈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동쪽 하늘엔 구름이 꿈틀거렸다. 구름 사이로 붉은 기가 감돌았다. 해가 떠오르려면 아직 멀었다. 잠시 초겨울 새벽 풍경에 넋을 놓고 바라봤다. 겨울바다에 가고 싶다. 코로나가 우리 앞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지금, 어디에도 갈 수 없다. 올 한해 제대로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으니. 차가 없으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파도가 일렁이는 강릉 경포대 바다는 잘 있나.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파도소리가 그립다. 처얼썩 척 쏴아~. 집어삼킬 듯한 바다 저 멀리 망망대해 앞에서 나의 존재를 증명할 필요는 없다. 그저 무심히 바라만 보면 된다. 그것이 바다와 나의 대화다. 뭔 말이 필요한가.

'겨울바다'는 유영석이 고등학교 때 작곡했다고 한다. 노랫말도 유영석이 지었다. 천재 아닐까. '겨울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보자 스치는 바람 불면 너의 슬픔 같이 하자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 이 노래를 대학 졸업하고 사회 초년생일 때 수없이 들었다. 당시 대학 후배랑 허구한 날 붙어다녔다. 퇴근하고 영화보고 감자탕 먹고 거리를 싸돌아다녔다. 밤 늦게 후배 자취집에 들어가 또 먹고 음악 듣고.... 후배와 누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겨울바다'를 들으며 겨울바다를 꿈꾸며 낭만에 취한 날들이었다. 파도가 쏴아 밀려오는 소리와 함께 전주곡이 흐른다. 어찌나 가슴이 벌렁거리던지. 불안하고 설레고, 방황의 청춘기의 몸살을 우리는 열병처럼 끙끙 앓았다. '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넘치는 기쁨을 안고'.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허태정표 ‘대전예술가의집 시민 환원’ 현실화되나…관건은 이전 대책
  2. 허태정號 온통대전 부활 예고... 관건은 예산 확보
  3. 포스트 지방선거 공공기관 2차 이전 부상…李대통령 8일 언급하나
  4. 대전교육 오석진號 출범 준비 본격화… 인수위 동부교육청에 마련
  5. 올 첫 총경급 정기인사… 충청 4개 시·도에서 59명 자리 옮겨
  1. [오늘과내일] 재건축은 자산가치와 공동이익을 균형있게 추구해야
  2. 8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전…한전 원인 조사 중
  3. [월요논단] 고향사랑기부, 국민 참여로 지역을 살린다
  4. [대전에서 신화 읽기] 제16장-숭어리샘, 나르키소스를 넘어서
  5. 포스트 6ㆍ3 충청 與野 "이번엔 집안 싸움…" 다시 후끈

헤드라인 뉴스


66년 만에 이름 찾은 대전고 학생… 3·8민주의거 12번째 영웅으로

66년 만에 이름 찾은 대전고 학생… 3·8민주의거 12번째 영웅으로

66년 전 교실에서 몰래 구호문을 주고받으며 민주주의를 외쳤던 한 학생의 이름이 뒤늦게 역사 앞으로 불려졌다. 1960년 3·8민주의거에 참여하고 최근에서야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김태진 선생(84·대전고 40회)이다. 김태진 선생은 올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뒤 8일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1000만 원을 기탁하며, 자신이 참여했던 3·8민주의거의 정신을 후대에 전하는 작은 보탬이 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선생은 1960년 당시 대전고 2학년이었다. 점심시간 뒤 시위가 있다는 말이 반 대표들에게 전달됐고, 수업 중 몰래 구호문이..

`세종 유일 휴양림` 금강수목원, 정권 교체에 민간 매각 스톱
'세종 유일 휴양림' 금강수목원, 정권 교체에 민간 매각 스톱

중부권 최대 규모이자 세종 유일의 자연휴양림인 '금강수목원'. 최근 민간 매각 절차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소유권을 토대로 매각 절차를 밟아온 충남도와 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세종시의 새 단체장 모두 수목원 보전에 힘을 실어온 인물들이다. 9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이어진 금강수목원(충남 산림자원연구소) 부지 등의 매각 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현시점에선 새로운 도정의 출범이 예고된 만큼, 매각 절차를 멈추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수목원 부지와 건물, 수목 등을..

[세계유산 알쓸신잡] 세계유산 이렇게하면 지위 박탈
[세계유산 알쓸신잡] 세계유산 이렇게하면 지위 박탈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이행지침 192~198조는 세계유산 목록에서의 삭제, 즉, 세계유산의 지위 박탈에 대해서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삭제된 유산은 오만의 아라비아 영양 보호구역(Arabian Oryx Sanctuary),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Dresden Elbe Valley), 영국의 리버풀-해양무역도시(Liverpool Maritime Mercantile City) 등 3건으로, 유산 보존보다 개발을 우선할 경우 세계유산이라는 명예로운 지위를 박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표적 선례다. 19..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대동천 하상주차장 15일부터 폐쇄 대전 대동천 하상주차장 15일부터 폐쇄

  • ‘늑구 보러 왔어요’ ‘늑구 보러 왔어요’

  •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대전 지방선거 당선자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문

  •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 지방선거 끝…선거벽보 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