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김명수 대전시 초대 과학부시장 "과학의 대중화 넘어 문화가 되도록"

[중도초대석] 김명수 대전시 초대 과학부시장 "과학의 대중화 넘어 문화가 되도록"

  • 승인 2021-01-11 08:06
  • 수정 2021-01-11 16:55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김명수
대전시와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나룻배를 타고 가야 한다’는 뼈 있는 농담이 돌만큼, 가깝고도 멀었다. 과학도시라 외쳤지만 섬과 섬의 경계는 좁혀지지 않았다.

2020년 대전시 과학부시장이 임명됐다. 40여 년 만에 대전시와 대덕특구를 가로막던 장막이 허물어진 최대 성과였다. 한국표준연구원장을 지낸 김명수 대전시 초대 과학부시장을 만났다. 그의 꿈은 과학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발전에 정조준 돼 있다. <편집자 주>

-대전시 첫 과학부시장이다. 취임한 지 3개월 소감은?

▲과학자로서 길을 걷다가 시정의 관리자로서 첫 과학부시장으로 지난 3개월을 보냈다. 대전시의 과학과 경제 정책에 대한 지원과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전시-대덕특구 상생협력을 위해 설립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의 정착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는데, 출연연의 직원 파견과 대전시-출연연 협력 과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자 한다.



또 과학과 경제 분야에 대한 협업과 성과를 도출하고자 지난해 10월 '경제과학상생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기관별 현안 공유, 지역문제 공동대처 및 협업사업 발굴 등 과학기술과 경제가 상호 연계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것이다. 과학부시장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시의 과학과 경제 발전을 위해 개방과 소통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대전시와 대덕특구의 소통, 왜 이렇게 어려웠나.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은 국책 연구기관이다. 국책연구기관의 연구비는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국가적 연구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지자체 연구에 눈을 돌릴 수 없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자 지난해 대전시가 출연연과의 소통협력을 위해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을 설립했다.

출연연 출신의 원장을 임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먼저 손을 내밀고 있는데 상호 간 개방과 소통은 중요한 지자체와 국가 발전 기제다. 지자체, 즉 도시의 발전은 나라의 경제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뉴욕, 파리, LA 등 다양한 예는 많다. 중앙에서도 이제 지자체의 발전에 눈을 돌려 출연연이 지자체 발전을 위한 R&D 성과를 냈을 때 인센티브를 주는 등 기본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출연연과의 긴밀한 다리 역할을 하게 될 텐데, 가장 역점을 두고 소통하는 분야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대전시는 2020년 5월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을 설립했고, 출연연으로부터 직원을 파견받아 대전시-대덕특구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대전시-대덕특구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과학정책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대전시의 현재 현황을 분석하고 특구 내 과학기술 성과를 산업으로 연계하고자 한다.

또한, 과학기술인과 기업인이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화학연구원에 위치한 디딤돌플라자와 옛 대전테크노파크 본관동에 1월 중 개관할 어울림플라자가 있다. 이와 같은 개방과 소통 공간인 플랫폼을 특구 내에 만들어 산학연관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

-경제과학상생협의회가 조직됐다. 이곳의 역할은 무엇인가.

▲시청과 7개 지원기관장이 함께하는 협의회로 과학과 경제 분야의 교류와 협업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경제과학상생협의회는 기관별 현안 공유와 지역문제 공동 대처 및 협업사업을 발굴해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 사업을 기획하고 대전테크노파크 등 시 산하 기관들이 사업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과장 등 중간관리자가 운영협의회를 통해 협업과제와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팀장 등 실무자 중심의 워킹그룹에 의해 도출된 실행방안을 가지고 대전경제과학상생협의회에서 실행방안을 토론, 협의하게 된다. 필요시에는 전문가 초청 강연 등 전문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 필요 기관을 유연하게 협의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최대한의 결과를 도출해 시정에 반영하겠다.

김명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발전, 과학과도 뗄 수 없다. 대전에 접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일자리를 구상 중인가.

▲무엇보다도 우리시는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대덕특구 출연연, 대학, 기업 등 산학연 협업을 활성화하고 관(지자체)의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전시는 지역 내 대학생들이 중소기업, 연구소기업, 벤처기업 등에서 현장체험을 통한 인턴 경험으로 취업까지 연계되는 대전형 코업 청년뉴리더 양성사업, 청년인턴 사업, 노사 상생과 좋은 일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2022년 말까지 개방형 창업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대전 스타트업파크는 유성구 궁동 일원에 창업 혁신주체로서 활발한 소통과 교류의 공간이 될 것이다. 이곳은 지역 내 청년 인력, 대덕특구 출연연과 민간 연구소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혁신 기술을 보유한 혁신창업 클러스터의 최적지로 창업과 성장,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혁신창업 생태계로 조성하겠다.

-출연연에서 연구 개발되는 기술력을 대전에 우선 도입하는 '테스트베드' 가능성이 있을까?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은 지난해 9월에 화학연 출신의 원장을 임명했다. 인력 구성에 출연연으로부터 직원을 파견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대전시와 대덕특구 내 출연연 간의 협업을 통해 과학이 연구에만 머무르지 않고 산업으로 연계되고, 산업이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 올 2월 개관을 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면 출연연과 대전시의 협업 정책을 모색할 것인데, 출연연의 과학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진 산업 결과물을 시민들이 먼저 사용해 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사업 결과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생협력의 결과물이 하나, 둘씩 쌓이면 과학 분야의 예산도 증액될 것이고 시민들의 공감대도 형성되면서 과학기술이 산업이 되고 산업이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대전만의 과학 문화가 형성되리라 본다.

-대전시가 그리는 과학도시, 언제쯤이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까.

▲첨단 과학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해 시는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사업화되고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사업화를 기업이 체감하기는 쉽지만, 그 결과물을 시민이 직접 체감하기는 어렵다. 대전시는 시민들이 과학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이나 축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10월에 대전컨벤션센터 주변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과학축제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매년 4월에 대덕특구 일원에서 과학 체험 및 걷기대회 등을 개최하는 과학어울림마당과 과학의 달을 기념해 개최하는 과학사랑음악회 등이 있다.

앞으로 대덕특구 기반의 과학 인프라를 바탕으로 과학문화 활성화를 위해 과학문화거점센터를 운영할 계획으로 과학문화 거점센터는 과학문화 활성화, 통합과학관광, 테마형 스마트시티 등으로 구성해 시민들에게 과학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 대전시는 이외에도 대전시민천문대, 시민참여형 지역사회 문제 해결 협력사업, 신제품 시민테스트베드 등 과학 대중화를 넘어 과학이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과학 행정의 우선순위를 꼽는다면.

▲두 가지다. 첫째는 대덕특구 재창조를 통해 신기술, 신산업의 국가혁신 중심지로 재도약하기 위해 출연연 간,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벽을 허물고 개방과 소통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러한 개방과 소통의 토대 위에서 대덕특구의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고 지역산업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도록 조성하는 일이다. 그동안 부족했던 대전시-대덕특구 상생협력을 원활히 이끌어 대덕특구에서 연구된 과학기술의 사업화가 지역 경제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과학으로 잘사는 도시,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가며 이 모든 과정을 시민들과 함께하는 과학문화를 형성해 나가겠다.
대담=윤희진 정치행정부장·정리=이해미 기자



■프로필

▲1977~1982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1987~2008 한국표준연구원 책임연구원 ▲1996~2000 공주대 겸임교수 ▲2008~2011한국표준연구원 원장 ▲2011~2020 한국표준연구원 연구위원 ▲2017~현재 전임출연기관장협의회 부회장 ▲2009~현재 과학기술정책연구회 이사 ▲2010~2011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진명 작가 '세종의 나라'에 시민 목소리 담는다
  2. 세종 '행복누림터 방과후교육' 순항… 학부모 97% "좋아요"
  3.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4.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5.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 한국건축시공학회와 업무협약 체결
  1. 대전 향토기업 '울엄마 해장국'...러닝 붐에 한 몫
  2.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3. 따르릉~ 작고 가벼운 '꼬마 어울링' 타세요!
  4. 세종시 빛축제, 시민 힘으로 다시 밝힌다
  5.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