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손희동 르 큐피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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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이 만난 사람]손희동 르 큐피동 대표

대전에 정통 프랑스 요리의 진수를 선보이다

  • 승인 2021-01-14 17:37
  • 수정 2021-05-04 02:50
  • 신문게재 2021-01-18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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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일의 정통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유러피안 레스토랑 르 큐피동(대표 손희동)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점점 인구에 회자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전민로10번길 15(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370-8)에 위치한 르 큐피동은 세계적인 요리교육기관인 '르 꼬르동 블루' 를 졸업한 손희동 대표가 2019년 11월 전민동에 터를 잡고 오픈하면서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금은 단골 고객층의 사랑이 매우 뜨겁다.

손희동 대표는 점심때는 스페인의 해물볶음밥인 ‘파에야’를 다양한 재료를 써서 선보이고, 저녁에는 프랑스 정통 코스요리로 고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에 손희동 대표를 만나 요리의 세계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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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동 대표님, 르 큐피동에 대해 소개해주실까요?



▲저희 레스토랑 이름 '르 큐피동'은 제가 프랑스 유학 시절 제 친구들이 제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다고 지어준 별명입니다. 영어의 큐피드가 불어로는 큐피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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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안학교인 경기도 화성 두레자연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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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제대 후 본격적으로 유학길에 올라 프랑스와 호주 등에 가서 요리를 배웠습니다. 호주에 있을 때는 스페인 셰프 밑에서 수련을 쌓았지요. 귀국 후 서울 삼성동 셰프스 노트 등에서 5년간 경력을 쌓고 나서 대전에 돌아와 일종의 파일럿 레스토랑처럼 제가 그동안 외국에서 배운 내용들을 실험적으로 시작해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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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호주 멜버른에 있을 당시에 배웠던 스페인의 대표적인 요리 '파에야'를 점심때 선보이고, 저녁엔 이틀 전 예약이 필수인 프랑스 정통요리와 프렌치 퓨전 요리를 맛보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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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통코스요리는 5만 원 코스, 7만 원 코스, 10만 원 코스가 있는데 손님들이 많이 좋아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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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모가 파리 7대학 교수님으로 계신 덕분에 프랑스에 가서 쉽게 요리를 배울 수 있었는데요. 등록금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조교를 자청했습니다. 제가 다닌 ‘르 꼬르동 블루’는 보통 오전이나 오후 타임을 선택해 요리 수업을 듣는데요. 수업료가 다른 기관과 비교해서 매우 비싼 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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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료가 워낙 비싸니까 저는 2년 6개월 과정 코스를 오전 오후 두 번 다 참석해 죽어라 공부한 끝에 1년 3개월 만에 교육 과정을 다 마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부담을 반으로 덜어드려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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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식을 만들 때 균일한 맛을 내기 위해 아침과 점심을 먹지 않고 요리를 만듭니다. 르 큐피동에서 그날 일정을 다 마치고 정리하고 퇴근하면 밤 11시에 한 끼를 먹게 되는데요. 제가 고기를 매우 좋아해서 닭고기와 돼지고기, 오리고기, 소고기를 번갈아가며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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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모님과 함께 살다 보니 어머님께서 매일 밤 늦게 저의 저녁식사를 챙겨주시느라 고생이 많으시지요(죄송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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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님, 모든 코스 요리는 최소 이틀 전 반드시 예약이 필수라고 하셨는데요. 프랑스 정통 코스요리는 어떤 메뉴로 구성되어 있는지요.

▲예. 디너코스는 1,2,3 코스가 있는데요. 그 중 가장 윗단계인 3코스는 푸아그라와 오향시럽 누가틴, 절인 토마토와 부라타치즈 감귤 크림,광어 타르타르 그린홍합 살라미에 양고기 미트볼,양파스프, 문어구이와 감자,광어 뵈르블렁,한우 스테이크와 감자 퓨레,피칸파이와 차가 제공됩니다. 흰살생선이 담백하고 식감이 좋은데 광어베어블렁은 하얀 버터와 식초를 풀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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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스테이크는 채끝살을 쓰는데 1시간 수비드해서 구운 요리입니다. 저온숙성은 수비드 기기를 사용하지요. 피칸 파이는 달지 않고 담백하고 고소한 호두파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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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아그라와 양파스프는 프렌치 요리의 대표적인 에피타이저입니다. 이 애피타이저는 빵과 푸아그라와 파인애플을 사용하여 조리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ㅅ파클링 와인인 모엣 샹동 샴페인과 드시면 잘 어울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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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아그라는 3코스에만 나오는 고급 요리인데 저희 레스토랑에서 푸아그라의 진수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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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문어를 구매해 러셋포테이토와 함께 멕시코 향신료 치폴레를 넣어 만든 요리는 저희 레스토랑에서 특히 인기가 많아 1,2,3코스에 모두 들어갑니다. 독일감자는 종류가 수백 여 개인데 앞으로는 세종에 있는 친구 텃밭을 이용해 일요일 오후엔 감자밭을 일구러 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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퓌레는 육류나 채소류를 갈아서 체로 걸러 농축시켜서 요리에 기본적인 맛을 내는 재료를 말하는데 감자 퓌레도 인기가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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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트(tarte)는 밀가루와 버터를 섞어서 만든 반죽을 타르트틀(파이접시)에 깔고 과일이나 채소로 채우고 위를 덮지 않아 재료가 그대로 보이게 하는 프랑스식 파이인데요.피칸파이 타르트 역시 다들 좋아하십니다. 이제는 제 요리 마니아층도 많이 생기셔서 정기적으로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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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는 모짜렐라 치즈안에 생크림을 넣어 만든 이탈리아 치즈인 브라타(brata)치즈를 사용해 재료 본연의 맛이 나게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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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요리들의 메뉴가 매번 바뀌는 이유는 노은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매일 가장 신선한 재료를 사다가 요리를 하다 보니 그날 그날 가장 신선한 재료가 달라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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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님, 코스 요리에 와인이 빠지면 안되겠지요? 르 큐피동은 와인 전문 레스토랑으로도 유명한데요. 설명해주실까요?

▲프랑스 요리들은 와인과 곁들여 먹으면 좋은데 이탈리아 마피아의 본거지인 시칠리아섬의 레드 와인인 ‘떼르 시칠리안’도 코스 요리에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와인은 ‘breating’이 중요한데요. 30분에서 1시간 전에 와인 마개를 미리 열어놓으면 유리병에 담겨 코르크로 밀봉돼 오래 잠을 잔 와인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품고 있던 향과 맛이 깨어납니다. 일종의 숨쉬기인데요. 맛은 더 부드러워지고 향은 더 강해집니다. 빠른 시간에 더 많은 산소와 접촉시켜 맛과 향을 높이기 위해 디켄터(decanter)’라고 불리는 주발 모양의 넓은 용기에 와인을 부어놓고 먹기도 하죠. 하지만 여유 있게 한 시간 전에 마개를 열어 놓으면 훨씬 맛있는 와인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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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잔에 와인을 따른 후 잔을 수십여 회 돌려주면 향이 좋아지지요. 와인 글라스에 와인을 조금 따라놓고 잔을 돌리는 스월링(swirling)을 하는 이유도 공기와 접촉 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스월링을 시키면 맛과 향이 훨씬 더 풍성해지죠. 제대로 와인을 마시기 위한 의식인 셈인데요. 잔을 흔들어 공기와 접촉 시켜 주면 와인 속에 잠자고 있던 에스테르와 에테르, 알데히드와 같은 성분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와인의 부케와 아로마가 발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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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식당들은 손님이 집에서 와인을 가져오면 와인 글라스나 디캔팅(decanting. 오래 묵은 포도주의 찌꺼기를 제거하여 디켄터(decanter. 탁상병)에 옮겨 붓는 일로 촛불을 켜서 그 불빛을 병의 입에 대고 찌꺼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가만히 붓는 일)서비스를 제공하고 코키지 차지(corkage charge)를 부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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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단골 손님에 한해 코키지 차지를 부과하지 않아서 정기적으로 와인 모임을 하는 동호회 분들도 저희 레스토랑을 즐겨 찾아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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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님만의 요리 철학이 있다면 들려주실까요?

▲Chef’s choice(셰프추천 코스요리)를 정성 들여 만들고 있는데요.

저는 계절에 따른 다양한 식재료를 발굴하고, 각 재료의 특성과 식감을 최대한 살리는 소스를 개발해 맛과 식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신 조리기법을 활용해 조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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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의 요구와 기호를 고려한 맞춤형 식단으로 셰프 추천 메뉴를 구성하는 프랑스식 코스요리를 추구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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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고급 재료를 정직하게 다루면서 소스도 직접 만든 순수 소스를 씁니다. 피망과 아몬드 등 견과류로 만든 로메스코 소스를 오븐에 살짝 구운 빵에 발라 드시면 색다른 맛이 난다고 다들 좋아해 주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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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레스토랑은 일요일과 월요일에 쉬는데 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오후까지 일주일간 사용할 소스와 디저트를 만들고 저온 숙성 요리를 준비합니다.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숙성시키는 작업도 이때 이뤄지는데 인공 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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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루하루 성장하는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르 큐피동은 누구나 편안히 와서 쉬고 갈 수 있는 사랑방 같은 레스토랑을 추구합니다. 재료에 맞게, 손님에 맞게, 겹치지 않게, 상황에 맞춰 매번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려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저는 이 과정이 매우 재밌고 즐겁습니다. 음식의 디테일과 서비스에도 많은 신경을 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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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 창의적인 요리를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대전에 최초로 정통 유럽형 레스토랑을 열게 됐는데 손님들이 오셔서 맛있게 드셔주시면 보람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음식은 어떤 사람과 먹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재밌고 맛있는 환경을 만들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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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맛있는 음식을 즐기시면서 즐겁게 대화 나누시고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하시면서 달콤한 와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가시면 더할 나위 없이 보람이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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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큐피동의 음악들은 제가 프랑스에 있을 때 들었던 음악들을 가져온 건데 어르신들도 좋아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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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연구하면서 더 좋은 맛의 요리를 선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모님의 자랑스런 아들이 되겠습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국장 겸 편집위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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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동 대표는 누구?

▲34세. 프랑스 Lecordonbleu paris 졸업, Restaurant thomas lyon, Arcadia gastronomique melbourne에서 경력을 쌓고 현재 르 큐피동에서 대표 셰프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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