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예술 안에서 젊음의 꿈을 꽃피우다.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예술 안에서 젊음의 꿈을 꽃피우다.

서경동 (극단 헤르메스 연출가)

  • 승인 2021-05-12 17:24
  • 신문게재 2021-05-13 1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20190722-0874--
서경동 연출가
오늘 나는 꿈을 찾는 젊은 청년 예술인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요즘 나는 6월에 올라갈 공연에 참가하는 친구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의 공연은 꿈을 가진 인간의 무모한 열정을 무대에 표현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지역 청년 예술인들이다. 4년을 전공하고 이 길을 선택한 친구도 있고, 20대 초반부터 이 길을 나선 친구도 있다.



난 연극을 시작한 후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과 더 세밀하게 알고 싶은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20대의 친구들과 전공을 바꿔 학과를 다니며 공연예술을 시작하는 친구들을 만났고 다시금 석사라는 과정으로 20, 30대 친구들을 만났다. 스태프부터 무대를 청소하고 소품을 만들고 또 무대를 만들고 조명을 그리면서 공연과 공부라는 과정을 버티면서 만나게 된 젊은 예술인들. 그 친구들의 꿈과 열정은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되는 과정이었다. 그들이 꿈꾸는 꿈은 나와 다르지 않았으며 그들이 느끼는 불안감도 나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나게 된 친구들은 종종 다른 길을 선택하며 진로를 바꾼다. 대부분 현실이라는 세상에 부딪히며 미래를 생각하는 이유에서다. 20대 때부터 공연을 하지만 5년, 6년, 10년을 하다 다른 직업을 찾는다. 4년을 전공하고 졸업해서 자신의 분야를 살리지 못하고 다른 직업으로 간다. 청년예술인들이 왜 정착하지 못할까? 그건 경력에 맞는 보상이 적기 때문에 버티지 못한 것일 수 있다. 처음 회사에 입사하면 월급을 받는다. 아르바이트를 해도 기본 시급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에게 기본 시급은 없다. 몇 달을 한 공연에 매진해도 기본 시급과는 무관한 보수로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되고 부모님의 잔소리를 뒤로 한 채 집을 나서야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공연을 하는 젊은 예술인들이 있다. '왜 연극을 하세요?' '너는 이게 왜 좋아?' 종종 듣는 질문이고 종종 묻곤 하는 질문이다. 나와 공연 연습 중이던 한 친구에게 어느 날 물어보았다. 그 친구의 대답은 우리 모두의, 그리고 나의 대답과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막연하게 연기하고 싶었던 철없던 시절에 극단에 들어가고 저는 제 막연함이 구체적으로 변한 계기를 맞이했습니다. 무대 뒤에서 모든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작가들, 연출들, 스태프들 모두가 멋있어 보였어요. 예술적 창조물을 만들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누구는 음악을 만들고, 누구는 글을 쓰고, 누구는 그림을 그리고, 누구는 행위를 하고, 그 한 사람 한 사람들이 좋은 예술을 만들어 내기 위해 박 터지게 고민하고 싸우고 결국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을 때, 그 카타르시스? 어떤 누군가에게 '너는 이게 왜 좋아?' 라고 물어봤을 때 과연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하다못해 돈이라도 많이 벌어야 될 텐데요. 결국...

욕구, 욕망 같은 거 아닐까요. 인간 본연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하여. '나'라는 가치. 이것이 구체적인 계기가 되었고 제가 연기를 할 수 있는 꿈인 거 같아요."

지역 청년 예술인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정착하길 바란다. 꿈과 현실의 갈림길에서 당장의 수익이 없고 어디에 소속되지 못하고 작업을 할 수 있는 마땅한 공간과 여건을 마련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예술가로 걸어가는 그 발걸음에 다양한 체계가 구축되고 이들에게 맞는 지원과 사업이 늘어나 이들의 걸음걸이에 힘을 실어주고 속도를 낼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예술의 다양함과 실험을 미래에 젊은 예술인들이 표현하고 만들 수 있게 말이다.

그리고 나라는 가치가 무대에서 꽃피울 수 있게 말이다.

땀 냄새가 진동하는 연습실로 간다. 친구들과 작품을 하고 나에게 같이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 그들에게 향하는 나의 발걸음이 행복하다. 서로의 가치를 나누고 서로의 꿈을 꿀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파멥신' 상장 폐지...뱅크그룹 '자금 유출' 논란 반박
  2. "중부권 산학연 역량 모은 혁신 벨트 구축 필요"…충남대 초광역 RISE 포럼 성료
  3. [사설] 지역이 '행정수도 설계자'를 기억하는 이유
  4. 2월 충청권 아파트 3000여 세대 집들이…지방 전체 물량의 42.9%
  5. 포춘쿠키 열고 ‘청렴의식 쑥’
  1. [사설] 대전·충남 통합, 여야 협치로 풀어야
  2. 대청호 수질개선 토지매수 작년 18만2319㎡…하천 50m 이내 82%
  3. 대전교도소 수용거실서 중증 지적장애인 폭행 수형자들 '징역형'
  4. 2025 대전시 꿈드림 활동자료집 '드림이쥬3'
  5. "충청의 거목 고이 잠드소서" 이해찬 前총리 별세 지역與 '애통'

헤드라인 뉴스


선거 코앞인데…대전·충남 통합시장 법적근거 하세월

선거 코앞인데…대전·충남 통합시장 법적근거 하세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 등록이 다음 주부터 시작되지만, 통합시장 선거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일선에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과 달리 통합시장 선출을 위한 제도적 준비는 하세월로 출마 예정자들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현재로선 통합시장 선거에 깃발을 들고 싶어도 표밭갈이는 대전과 충남에서 각개전투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대전·세종·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은 다음달 3일부터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선거를..

대전 주요 외식비 1년 새 6% 인상... 도시락 싸는 직장인 많아졌다
대전 주요 외식비 1년 새 6% 인상... 도시락 싸는 직장인 많아졌다

대전 주요 외식비가 1년 새 많게는 6% 넘게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김치찌개 백반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음식으로 등극했고, 삼겹살을 제외한 7개 품목 모두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며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는 이들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시스템 참가격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대전 외식비는 삼겹살 1인분 1만 8333원이 전년대비 동일한 것을 제외하곤 나머지 7개 품목 모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오름세를 보인 건 김밥으로, 2024년 12월 3000원에서 2025년..

故 이해찬 전 총리 대전시민분향소 지역정치권 추모행렬
故 이해찬 전 총리 대전시민분향소 지역정치권 추모행렬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서거에 대전 정치권이 정파를 넘어 애도의 뜻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전시당 인사들이 잇따라 시민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뿐 아니라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묵념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김제선 중구청장과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출근 전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묵념으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오후 3시에는 박정현 대전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장철민·장종태 국회의원,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당원들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포춘쿠키 열고 ‘청렴의식 쑥’ 포춘쿠키 열고 ‘청렴의식 쑥’

  •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100도 달성한 사랑의 온도탑과 무료배식의 긴 줄

  •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