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온전한 대전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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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칼럼] 온전한 대전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

배기원 대흥영화사 감독

  • 승인 2021-07-28 16:11
  • 신문게재 2021-07-29 1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배감독 고화질2
배기원 대흥영화사 감독
대전에서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다. 하지만 불평만 토로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문제해결을 위한 시도를 했다.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앞으로 후배들이 어려움 없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기 위해 영화사를 만들었다. 세련되고 멋진 이름도 많았지만 '크게 흥하자'라는 의미를 담아 대흥영화사라는 다소 촌스러운 사명으로 정했다. 대흥동에 있는 예술인들과 함께 교류하며 자연스럽게 대흥동의 허름한 건물에 사무실을 차리게 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고 예술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되길 원했다. 널찍한 옥상은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면적이었으며 사무실에는 열 명은 거뜬히 앉아서 영화를 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사무실의 하얀 벽면은 스크린이 되었으며 암막 커튼을 내리면 극장이 부럽지 않은 곳이 되어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공간 오픈식을 하던 날은 대흥책한권영화제라는 타이틀로 화가, 작가, 가수 등 예술인들과 지인들이 모여 영화를 보고 다과를 함께 즐겼다. 꿈꾸던 교류의 장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그때는 코로나 이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북적거리던 그때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성공적으로 오픈을 하고 예술인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며 영화작업을 진행했다.

대흥영화사가 내놓은 슬로건처럼 '지역스토리의 세계화'를 꿈꾸며 끊임없이 우리 지역 대전의 이야기를 발굴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다가 2019년에는 대덕구의 인물 김호연재를 알게 되었다. 대덕구에서 10년간 축제를 이어오며 알리고자 했던 조선 시대의 시인이다. 주변에 물어보았지만, 다수가 모르고 있었다. 그녀의 생애를 살펴보았고 그중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골라 이야기를 만들었고 시나리오로 다듬었다. 그리고 '화전놀이'라는 제목의 단편영화로 만들어냈다. 김호연 재라는 인물이 최초로 영화화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코로나 속에서도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시사회장에 찾아 주셨고 성공적으로 시사회를 마칠 수 있었다.

대흥동에서 2년을 지내고 영화사 위치를 소제동으로 옮겼다. 정확히는 삼성동인데 소제동과 바로 맞붙어 있는 곳으로 재개발 준비로 주민 절반이 비어있는 상황이었다. 그쪽에 오래전 빈집이 되어 관리가 되어있지 않은 곳을 알게 되었고 고심 끝에 들어가기로 했다. 100년 전부터 철도관사촌으로 활용되었던 곳인데 재개발로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도 아쉬웠다. 그 집 뒤편 골목은 영화 세시봉을 찍은 골목이기도 하고 영화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옛 정서가 가득 담겨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구역이 재개발로 사라지기 전에 영상으로 담아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부터 생각한 '온전한 대전의 영화'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온전한 대전 영화는 대전을 담은 영화를 말한다.

영화사 이전 후 처음으로 진행한 기획은 온오프라인 시사회였다. 코로나 이전에 만들어진 또 하나의 영화가 있었는데 오정동 한남대 육교 밑 한남로 88번길의 이야기를 담은 '88번길의 기적'이라는 영화다. 이 영화도 30분 러닝타임의 짧은 영화인데 '대전 최초 마을영화'라는 타이틀을 갖고 만들어 낸 영화다. 유튜브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시사회 현장을 내보냈는데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핸드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볼 수 있었기에 안전성도 확보하고 영화도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었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전 국민이 감동적으로 볼 수 있는, 대전이라는 타이틀을 담은 온전한 대전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것은 감독 혼자만의 힘으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함께 합심이 되어 시너지를 발휘할 때 비로소 그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부심으로 함께 할 때 우리만의 콘텐츠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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