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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5월 서울 용산역 앞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일본 정부의 조선인 강제노동 부정 규탄 기자회견'에서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법원, 미쓰비시 자산 매각하라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 중 대전지방법원이 압류한 상표권 2건과 특허권 2건은 매각돼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 피해배상에 쓰일 전망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영어 이니셜인 'MHI' 상표권을 비롯해 증기 발전터빈의 출력 제어와 배열회수 시스템의 특허 2건도 2019년 3월 대전지법이 압류해 미쓰비시가 매각이나 양도할 수 없도록 묶어놨다. 강제동원 피해자 두 할머니가 매각을 신청해 대전지법이 매각을 결정하면 이들 지식재산권에 가치평가 후 경매를 통해 매각해 현금화한다. 현금화된 미쓰비시 자산은 앞서 대법원이 확정한 양금덕·김성주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1억 5000만원의 위자료로 지급된다. 미쓰비시는 한국 사법절차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대법원에 재항고할 가능성이 높다. 미쓰비시는 2012년 광주지법에서 양금덕 할머니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자기의 주장은 펼치지 않고 결정이 나왔을 때마다 불복해 상급심의 판단을 구하는 방식으로 사법절차를 오랫동안 지속시켜왔다. 대전지법이 결정한 미쓰비시 상표권 2건과 특허권 2건의 특별현금화명령 결정문은 4월 22일과 4월 12일 송달 완료된다. 미쓰비시는 이로부터 7일 이내에 대법원에 상고할 권리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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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 (사진=연합뉴스) |
▲사과하라, 30년 외침
양금덕 할머니가 미쓰비시를 상대로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법적 소송을 전개한 지 올해 30년을 맞았다. 1992년 1000명이 원고로 모여 일본법원에 전범기업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1994년 일본 야마구치지방재판소의 관부재판, 1999년 나고야 소송에 나섰지만 각각 최고재판소에서 패소했다. 김성주 할머니 역시 2000년 일본 나고야 소송에 참여해 올해까지 22년간 일본 전범기업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대전지법이 상표권과 특허권 압류에 이어 매각에 나선 것은 양 할머니가 2012년 광주지방법원에 제기한 미쓰비시의 소내배상 청구소송이 2018년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의 결정에도 일본 기업은 판결을 이행하거나 최소한의 의견조차 표명하지 않았고, 배상결정을 이행할 수 있도록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 중 일부를 특정해 매각 사법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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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법이 압류한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특허 등록부. |
▲생존자 1815명
일제강점기 국외 강제동원 피해자 가운데 2022년 1월 기준 생존자는 1815명으로 집계됐다. (사)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이 2011년 1만7148명에서 10년 사이 1만5333명 감소한 것으로 생존자 역시 80대 이상의 고령이다. 일본 언론은 대전지법에 미쓰비시의 항고 기각한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2월 21일자 기사를 통해 "대전에 있는 법원이 항소를 기각했고 현금화에 대한 사법절차를 더욱 진행시켰다"라고 타전했다. 또 다른 일본 언론은 "실제 매각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 정부가 설정한 '넘어서는 안 되는 선'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고 표현했다. 대전지법 결정문이 공시송달을 통해 4월 효력을 가지면 미쓰비시가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는다면 즉시 매각절차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법원이 일본 전범기업의 자산 매각을 명령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비롯한 다른 전범기업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등 각종 경제 보복 조치를 시행한 것도 일본기업의 한국 내 자산매각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1965년 한일협정에도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게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다. 일본에서도 강제징용 근로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한일협정으로 청구권은 또다시 종료됐다고 주장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 등이 공동발의한 '일제강제 동원 및 위안부 피해자 인권재단의 설립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단을 설립해 재원은 일본정부 및 책임기업이 손해배상 취지로 신탁한 신탁금에서 지급되도록 하고 일본기업에 대한 강제집행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배상금 상당액을 재단에 공탁해 이를 제3자의 대위 변제하는 방안이다.
지역 대학 한 교수는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사과와 화해를 위해서라도 계속 이어져야 하고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논의돼야 한다"라며 "최근 선거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힘에 의한 평화가 강조되나 그러한 패러다임에 희생자가 한반도였음을 인지하고 한일관계에도 새로운 길을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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