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창작이란 무엇일까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창작이란 무엇일까

강혁 작가

  • 승인 2022-04-14 17:17
  • 신문게재 2022-04-15 19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KakaoTalk_20220414_110141454
강혁 작가.
창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무언가를 창작하는 사람들. 새로움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기쁨을 드러내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즐거운 일이라면 창작자라는 직업은 분명 행복하고 축복받은 직업임에 틀림없다. 최근에 맛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가장 보기 좋고 맛있는 음식 사진은 잘 차려놓은 밥상이 아니라 정말로 누군가 모두 다 먹어서 비워진 빈 그릇만 남은 사진이지 않겠는가! 맛있게 차려 놓은 밥상과 맛있게 먹은 밥상. 어찌 보면 맛은 거짓이 아니라 사실이기에 누구나 경험해서 느껴진 그 빈 그릇만 보고도 침이 꼴딱 넘어갈 수도 있고 배가 이미 부를 수도 있지 않나 싶었다.



사고의 전환은 이런 맛있는 사진 한 장을 남길 수 있고 누구나 공감하는 것을 새롭게 나타내어 보이는 것이 창작일 수도 있다. 사고의 전환이 창작의 산물로 이어진다면 필자는 한 인물이 떠오른다.

스티브 잡스. 그에 관한 이야기는 영화나 책에서 많이 보여졌고 읽혀졌으며 사람들은 그의 천재 같은 생각 조차도 하나의 작품이고 디자인으로 여기고 있다. 그가 늘 꿈꾸던 삶을 오히려 우리는 그가 없는 이 세상에서 충분히 아주 넉넉하게 누리며 살고 있다. 한 사람의 상상과 그리고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는 고집은 늘 그렇게 삶의 영역을 바꾸는 동력이 되는 것 같다. 세상에 없는 것을 바라보는 눈 그리고 그곳에 시선을 머무는 것은 창작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어떨 땐 창작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 궁금하고 흥미로울 때가 있다. 최근 한 기업인이 전쟁 중인 대통령에게 건넨 쿨한 거래는 세상의 그 어떤 반전시위보다 강해 보였다.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마치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잡스의 뒤를 자연스럽게 잇듯 일론 머스크는 창작자의 관심을 충분히 보여주는 듯하다. 더불어 그가 그의 기업을 마케팅하는 것조차 도발처럼 보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한 리더의 태도가 그 회사의 이미지로 전달되어 보인다. 이 둘을 이 시대를 이끈 디자이너, 거침없는 창작자로 부르고 싶다. 왜냐하면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에 앞서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디자인하는 열정에 사로잡혀 있는 즐거움을 누리며 사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창작자의 고유한 영역에 속하는 예술가는 누가 있을까? 그 중 그림 그리는 화가가 있다면 필자는 누구보다도 빈센트 반 고흐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일단 그의 그림은 주로 노랑과 파랑을 보이며 강한 색조의 대비와 거친 붓 터치로 많이 알고 있고 또한 그렇게 보여 진다. 하지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에서 바라본 그의 그림들은 거친 붓놀림 뒤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와 셀 수 없는 편지를 먼저 발견하게 된다. 편지의 내용은 주로 가족들끼리 주고받은 소소한 내용이었다.

때로는 고흐의 안부, 고흐 동생인 테오의 일상, 주변 날씨, 부는 바람에 대한 이야기. 그런 평범한 일상 속 이야기 가운데 비친 고흐의 필체는 결코 힘들지만 예술을, 그림을, 붓을 꺾고 싶지 않으려는 그의 강한 의지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그와 그의 가족들이 남겨둔 손편지를 작품보다 먼저 보니 고흐의 뭉클함이 강한 색채와 더불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하나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게끔 만든 에너지로 다가왔다. 그렇게 창작은 결과적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도 있지만 생각하는 과정이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로 전달된다면 그것으로도 창작이 되며 그 기쁨을 누리는 즐거움이 관객에게 넉넉히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예술가가 되고 누구나 창작 활동을 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필자의 말이 뒤쳐져 보일 수도 있겠지만 생산이 더 이상 쌓아 올리는 탑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예술 작품에서 느껴지는 가치는 잃어버렸던 에너지를 되찾는 것 그것이 예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우리는 두려움을 금방 잃어버리고 금세 다시 옛 위치로 돌아가려 하는 그릇된 행동을 반복하며 살고 있다. 창작이 쓰레기가 되지 않기를 예술이 삶을 돌아보게 하는 가치 있는 산물이 되길 오늘도 기대하며 언제나 늘 매일매일 날마다 창작자의 사고와 시선을 사랑하며 응원한다./강혁 작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상보기]가슴 수술 후 수술 부위 통증이 지속된다면
  2. 2026명이 벗고 달린 새해 첫 날! 2026선양 맨몸마라톤
  3. 대전 동구, 겨울철 가족 나들이 명소 '어린이 눈썰매장' 개장
  4. 코레일, 동해선 KTX-이음 개통 첫 날 이용객 2000명 넘어
  5. 이장우 대전시장 "불퇴전진으로 대한민국 신 중심도시 충청 완성하겠다"
  1. 충청 출신 與野대표 지방선거 운명의 맞대결
  2. 2026 병오년, 제9회 지방선거의 해… 금강벨트 대격전
  3. 대전 중구보건소, 정화조 청소 후 즉시 유충구제 시행
  4. 대전 서구, 행안부 지방 물가 안정 관리 4년 연속 최우수
  5. 유성구 새해 추진전략 4대 혁신·4대 실행축 제시

헤드라인 뉴스


아동인구 감소 현실의 벽… 세종 국공립 어린이집 취소 `파장`

아동인구 감소 현실의 벽… 세종 국공립 어린이집 취소 '파장'

아동 인구 감소로 보육시설 운영난 가중과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세종시 국공립 어린이집 개원이 취소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어린이집은 정원 수용률이 지역 최하위 수준인 산울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2027년 개원 예정이었으나, 시가 지난 6월 주민 의견 수렴 과정 없이 개원 최소 결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종시는 "인근 지역 보육수요까지 감안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산울동 주민들은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라며 원안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는 이달 보육정책위원회에 안건을 재상정..

[현장] 응급실 시계에 새해는 없다네… 중증환자 골든타임만 있을뿐
[현장] 응급실 시계에 새해는 없다네… 중증환자 골든타임만 있을뿐

"응급실 시계에 새해가 어디 있겠습니까. 중증환자 골든타임만 있을 뿐이죠." 묵은해를 넘기고 새해맞이의 경계에선 2025년 12월 31일 오후 11시 대전권역 응급의료센터가 운영되는 충남대병원 응급실. 8살 아이의 기도에 호흡 유지를 위한 삽관 처치가 분주하게 이뤄졌다. 몸을 바르르 떠는 경련이 멈추지 않아 산소포화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호흡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처치에 분주히 움직이는 류현식 응급의학 전문의가 커튼 너머 보이고 소아전담 전문의가 아이의 상태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했다. 여러 간호사가 협력해 필요한..

"할아버지는 무죄에요" 대전 골령골에 울린 외침…학암 이관술 고유제 열려
"할아버지는 무죄에요" 대전 골령골에 울린 외침…학암 이관술 고유제 열려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다가 6·25전쟁 발발 직후 불법적인 처형으로 목숨을 잃은 학암 이관술(1902-1950) 선생이 1946년 선고받은 무기징역형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그의 외손녀 손옥희(65)씨와 학암이관술기념사업회는 2025년 12월 31일 골령골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터에서 고유제를 열고 선고문을 읊은 뒤 고인의 혼과 넋을 달랬다. 이날 고유제에서 외손녀 손옥희 씨는 "과거의 역사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역사를 근간으로 하는 단체와 개개인의 노력 덕분에 사건 발생 79년 만에 '이관술은 무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 이색 도전…선양 맨몸마라톤 이색 참가자 병오년 이색 도전…선양 맨몸마라톤 이색 참가자

  • 맨몸으로 2026년 첫 날을 힘차게 ‘출발’ 맨몸으로 2026년 첫 날을 힘차게 ‘출발’

  • ‘붉은 말의 기운 받아 2026년도 힘차게 나아갑시다’ ‘붉은 말의 기운 받아 2026년도 힘차게 나아갑시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