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날] R&R 재정립한 ETRI,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전환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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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날] R&R 재정립한 ETRI,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전환 주도

  • 승인 2022-04-26 10:20
  • 신문게재 2022-04-21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혁신적 정보통신기술(ICT)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능화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가 ICT 연구개발(R&D) 선도 연구기관으로서 기술개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사회 전 영역의 지능화 성과를 잇달아 창출하는 중이다.



ETRI는 그동안 국가 R&D를 통해 굵직한 성과를 이뤘다. 전전자교환기(TDX), DRAM 반도체, CDMA 이동통신 등 대형 국책연구사업은 정부의 지원 아래 산·학·연이 합심해 성공으로 견인한 대표적 사례다. 2000년대엔 4세대 이동통신 와이브로(WiBro), LTE-A뿐 아니라 지상파 DMB, 4K-UHD 방송 등의 연구성과를 창출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켜 국가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자리잡아 이동통신 강국·ICT 강국이라는 이름표를 붙였다.

기술과 산업이 성숙해지고 민간 부문의 R&D 역량이 강화되면서 ETRI를 비롯한 공공연구기관의 역할과 책임(R&R) 또한 재정립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TRI도 4차 산업혁명 등 대·내외 환경변화와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기반으로 기관 R&R을 새롭게 정립했다. ETRI는 ICT R&D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서 ▲초지능 ▲초성능 ▲초연결 ▲초실감 ▲국가 지능화 5개의 역할을 ETRI의 고유임무로 정했다. R&R 재정립 2년이 지난 지금 최근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ETRI의 임무와 역할 관련 연구현황을 들여다본다.





▲초지능=AI와 대화하며 한국어 공부한다

ETRI의 첫 번째 역할은 '초지능'이다. 초지능은 인간 수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복합 인공지능기술과 자율주행, 로봇 등 자율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는 분야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을 돕는 AI 비서 '자비스'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ETRI의 초지능 관련 최근 연구성과로는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음성을 인식하고 발음을 평가하는 대화형 교육 시스템 원천기술을 사례로 들 수 있다. ETRI는 이 기술을 언어학습 콘텐츠 개발 업체 등에 기술 이전했다.

ETRI가 개발한 대화형 외국어 교육 시스템은 다양한 상황별 주제를 영어나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말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은 물론 발음과 강세 표현까지 세부적인 평가가 이뤄져 외국어를 혼자서도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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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아트브레인 서버를 통해 인공지능 객체검출 과정을 시연하는 모습.
▲초성능=초당 5000조 번 연산 가능한 인공지능을 만들다

ETRI 두 번째 역할은 '초성능' 분야다. 초성능 분야는 기존 컴퓨팅 성능의 한계를 뛰어넘어 양자컴퓨팅, AI 반도체 등과 같은 고성능 컴퓨팅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초지능 분야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라면, 초성능 분야는 인공지능 성능 극대화를 위한 하드웨어로 볼 수 있다.

ETRI는 최근 AI 반도체 'AB9'(알데바란9)과 이를 이용한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ETRI는 2020년 NPU(Neural Processing Unit·뇌 신경망을 모방한 AI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 기반 AI 반도체 칩과 AB9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해 AB9 기반 보드와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AB9이 내장된 NPU 보드는 한 서버 노드에 최대 20개씩 장착 가능하다. AB9이 동전 크기의 작은 면적에 초당 40조 회 연산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 소모가 15W 수준으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ETRI는 인공지능 시스템, 아트브레인(ArtBrain-K)을 만들었다. 개발된 시스템은 최대 5페타플롭스(PetaFLOPS) 성능을 발휘한다. 서버 1개당 1초에 약 5000조 번 연산이 가능한 셈이다. 기존 GPU 기반 인공지능 서버 대비 약 4배의 연산 성능과 7배의 전력효율을 자랑하는 이 기술은 반도체 기업과 AI 하드웨어 기업 등에 이전돼 얼굴·객체인식 AI 등을 이용한 각종 보안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초연결= 5G-위성 다중연결망

ETRI의 세 번째 역할은 바로 '초연결' 분야다. 초연결은 연결의 한계를 극복한 초연결 입체통신 기술과 자율적으로 진화하는 초연결 지능화 기술을 개발한다. 5G에서 나아가 6G, 위성통신 등 네트워크 분야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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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5G-위성 다중연결망 시연을 위해 기지국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2022년 1월 ETRI는 세계 최초로 5G-위성 다중연결망을 구축해 ETRI와 프랑스 전자정보기술연구소(CEA-Leti) 간 5G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 5G-위성 다중연결망은 5G 통신망과 위성통신망을 함께 활용하는 네트워크 기술이다. 5G와 위성통신을 동시 연결하면 5G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기지국이 없거나 부족한 지역에서는 위성을 통해 통신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

위성통신은 6G 통신기술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기술로, 이번 5G-위성 다중연결망 시연은 6G 특징인 '초공간'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시연 결과를 바탕으로 위성통신을 결합한 차세대 통신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이를 이용한 5G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초실감=텔레햅틱, 촉감으로 소통한다

초실감은 현실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초실감 입체 공간 기술과 오감·감성 체험이 가능한 초실감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분야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메타버스를 사례로 들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4월 가상·증강현실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원거리에서도 촉감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촉각으로 사용자와 교감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이라 일컬어지는 차세대 텔레햅틱 기술이다. 이 텔레햅틱 기술을 사용해 최대 15m 원격에서도 금속이나 플라스틱, 고무 등 사물을 긁게 되면 상대방이 금방 재질이 단단한지, 거친지, 부드러운지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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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센서를 이용해 촉질감 감지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원격에서 사물의 촉·질감을 느끼려면 센서, 액추에이터(동력을 이용해 기계를 동작시키는 장치), 통신, 구동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실험실 수준에서 블루투스 통신을 사용했고 획득·재현된 신호가 약 97%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신호의 전달과정에서 지연이 거의 없어 실시간으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연구진은 촉감까지 주고받는 촉각 커뮤니케이션을 구현, 센서로는 촉각 정보를 수집하고 액추에이터는 수집된 정보를 동일한 감각으로 복제·재현해냈다.



▲국가지능화=지능형 119 신고시스템

ETRI는 이외에도 '국가 지능화' 역할을 맡고 있다. 국가 지능화는 초지능·초성능·초연결·초실감과 같은 원천기술 개발이 아니라 의료·안전·국방·제조와 같은 기술 분야와 ICT 지능화를 위한 연구 분야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다양한 분야와 AI, 5G·6G 같은 ICT를 융합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진이 2021년 4월 개발한 '지능형 119 신고시스템'은 119 신고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AI 기술을 적용해 재난 발생 시 신속·정확하며 효과적인 초동대처를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현재 '119 신고 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재난 상황인지 및 대응지원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ETRI 연구진은 음성인식, 재난 상황 분류 정확도가 현재 80%대인 기술력을 소방, 재난 상황에 특화해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임효인 기자



<이 기사는 ETRI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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