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신문] MBTI와 함께 하는 작은 관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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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신문] MBTI와 함께 하는 작은 관심두기

우리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한 과제 살펴보기 - 다섯 번째 이야기

  • 승인 2022-06-15 16:38
  • 수정 2022-06-15 17:40
  • 신문게재 2022-06-16 8면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사람을 처음 만나면 어떤 질문을 하는지 물어본다면 무엇이라고 답할까? 이름이나 나이 또는 무슨 일을 하는지 사는 곳은 어디인지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최근에는 이 모든 것들보다 가장 궁금한 것을 꼽으라 하면 바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꼽는다고 한다. 가히 신드롬이라고 여겨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이자 어떤 사람을 잘 나타낸다고 여겨지며 낯선 이와의 만남을 어색하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관심을 끄는 이 MBTI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검사는 사람의 성격유형을 측정하기 위해 미국 심리학자 캐서린 브릭스와 그의 딸 이사벨 마이어스가 정신분석학자 칼 융의 성격 유형 이론을 근거로 개발한 것이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히스토리가 있는데 MBTI를 개발한 이사벨과 브릭스는 사실 모녀지간으로, 브릭스는 자신의 딸인 이사벨이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 딸의 남자친구가 자신의 가족들과는 너무나 다른 점이 많다고 느꼈고 이를 계기로 약 75년간에 거쳐 모녀가 함께 연구를 하며 성격유형 검사의 하나인 MBTI를 개발하였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MBTI는 여러 문항을 통해 개인이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 그리고 판단(J)과 인식(P) 등 4가지 지표 중 어떤 특성에 가까운지 파악해 분류하고, 이 지표의 조합을 통해 총 16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구분한다. MBTI가 우리나라에서 심리검사 도구로 활용된 것은 1990년대 정도부터였지만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처럼 보편적으로 관심을 갖고 일종의 유행처럼 여겨지게 된 것에는 온라인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우리가 온라인에서 무료로 할 수 있는 MBTI는 검사는 사실 비공식적인 검사법이지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두루 퍼지게 되어 여러 방송에서도 활용하고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마치 놀이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특정 MBTI일 경우 입사 지원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기사에 등장하고는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가 사람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 MBTI는 실제로 성격을 대변할 수 있을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검사는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칼 융의 인간의 행동이 질서 정연하고 일관성이 있다는 이론에 근간한 것이다. 모든 심리검사 도구가 그러하듯이 MBTI 역시 통계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1944년 약 5천 명의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12년간의 추적조사를 통해 이를 증명하고자 하였다. 놀랍게도 첫 검사 당시 예측했던 이들의 진로가 12년 후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남에 따라 과학적으로 신뢰도를 인정받게 되었다. 즉, MBTI는 숙련된 전문가로부터 공식적인 검사를 제대로 받는다면 충분히 과학적이고 성격을 대변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물론 수십억 명에 달하는 인간을 단 16가지로 나누어 범주화 시킨다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고 이에 대한 비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MBTI가 우리가 나를 드러내고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성인 연령이라면 예전의 혈액형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낯선 상대와 대화의 물꼬를 틀 때 혈액형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특정 혈액형은 좋고 특정 혈액형은 성격이 나쁘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던 것의 연장선 상이라고 할 수 있다. MBTI 역시 그 결과에 따라 수긍하기도 그에 걸맞게 행동을 하거나 특정 성향이 더 우위에 있는 것처럼 인식하기도 한다.

과학적인 논제와는 별개로 우리는 MBTI에 흥미를 느끼고 그 결과의 옳고 그름을 떠나 성격 유형을 통해 본인을 소개하거나 타인의 MBTI를 바탕으로 상대를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실제로 정신과 치료에서는 이러한 성격 분류가 선입견을 줄 수 있기에 많이 쓰이지 않지만 교육 분야나 기업에서 인사관리, 인력개발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나와 다른 사람은 어떻게 다른가 하는 궁금증에서 비롯된 서로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알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서로 배려하고 함께 하려는 마음에서 출발하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MBTI가 얼마나 정확한지의 여부보다 서로가 함께 하는 출발점이자 밑받침으로서 활용한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는 모두가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존재이고 그 과정에서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것을 필연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 모두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 누구나 관심이 있고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마음과 관련한 부분을 생각할 때 꼭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여야지만 관련 기관이나 서비스를 찾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큰 병을 예방하고 미리 발견하기 위해 식습관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는 것처럼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나의 삶이 어떠한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집 주변의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와 5개구에 위치한 정신건강복지센터 그리고 청년층에 특화된 대전청년마인드링크와 같은 전문기관을 이용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적극 권하는 바이다.

<권현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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