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 메커니즘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 메커니즘

서경동 극단 헤르메스 연출가

  • 승인 2022-06-29 15:09
  • 신문게재 2022-06-30 1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서경동
서경동 극단 헤르메스 연출가
얼마 전 '가족 댄스 컬' 공연에 참여했다. 대학 시절 교수님이셨던 연출자를 선봉으로 같은 학교 선후배들이 모여 한국무용과 현대댄스, 영상과 내레이션을 융합한 공연을 올렸다. 공연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었고 참여자와 관람자가 마음껏 즐기며 막을 내렸다. 현장에서 관객과 호흡하며 가족 간 추억을 만드는 것. 공연이란 예술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된다.

필자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공연장을 많이 찾아다녔다. 동화 이야기부터 만화 캐릭터까지 다양한 소재의 공연을 봤다. 어쩌면 어릴 적 관람의 경험이 지금 연극이나 전시 콘서트 등 두루두루 다닐 수 있는 계기를 아이들에게 만들어줬을지 모른다. '책을 사고 여행을 가고 공연장을 가는 것에 돈을 아끼지 마라'가 나의 교육철학 중 하나다.



어린이날은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공연의 경험이 필요하다. 아동극은 예술교육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상업적으로만 시선을 돌릴 수 없다. 물론 공연을 만드는 사람의 목적이 다 같을 순 없지만, 아동극이 가진 힘은 예술의 경험하는 첫 단추로 봐도 무방하다. 미래를 끌어나갈 어린이들의 정서적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만 봐도 예술 경험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갈 세대에게 예술을 통한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은 예술이 가진 기능 중에 교육적 가치로 활용된다. 연극의 다양한 창조에서 아동극이 정당한 재료로서 예술적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동 연극이 살아남을 자리가 충분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아동극단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대전에서 아동을 위해 교육 형태에서 아동극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현장에서 교육하다 아동극이 필요하다는 걸 느껴서 아동극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상업적으로만 보는 것이 안타깝다. 포괄적으로 넓게 보면 예술교육학과 카테고리 안에서 아동 공연예술과 자체도 없다. 그리고 문화재단의 다양한 지원 형태에도 아동뿐 아니라 청소년의 지원도 전무후무하다. 서울은 희곡 공모에서 공연을 만들 수 있는 지원이 있지만 대전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전에서 다양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극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접하게 되는 예술의 시각이 다양해지길 원한다. 그러려면 만드는 극단이 있어야 하는데, 갈수록 열악해지는 환경으로 사라지고 있는 걸 보고 있다. 대전 어린이 축제를 만들고 활성화를 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어린이·청소년 공연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예술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고 함께 고민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몇 년 전 중학교 수업을 하던 나에게 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의뢰했다. 당시 공연날짜와 관람 날짜에 학생들에게 권유할 공연이 많지 않은 것을 알게됐다. 대전에는 청소년 문화예술 관람비 지원이라는 좋은 시스템이 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행한 제도다. 대전에 청소년을 둔 부모로서도 공연하는 사람으로서도 자랑할 만한 정책이다. 하지만 공연장이 있는 극단에서만 통용된다. 청소년을 위한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물론 다양한 공연을 접하는 것도 경험이 되지만, 청소년들에게 중점이 맞춰진 공연이 필요한 시점에서 청소년 공연이 없으니 일반 공연을 관람한다는 소비 통로는 몰아주기식 밖에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청소년 공연예술 자체를 찾기 어려운데 전문극장이 있을 리 만무하다.

대전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국립 어린이 청소년극장이 없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극단 부지인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고 공연장 건립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립 어린이 청소년극장의 필요성과 어린이·청소년 연극의 시선이 연극계의 쟁점이 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 연극의 영역이 확장되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형태의 공연, 다양한 지원, 그리고 전용 극장까지. 또한 다양한 공연의 영역이 수용될 수 있는, 연극계의 넓은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다. 그러므로 어린이·청소년 연극은 바로 우리의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예술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경험이 늘어나면 그 소중한 경험이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해 줄 것이고 우리 연극계의 미래에 초석이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불당중 폭탄 설치 신고에 '화들짝'
  2. 대전방산기업 7개사, '2025 방산혁신기업 100'선정
  3.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4. "신규 직원 적응 돕는다" 대덕구, MBTI 활용 소통·민원 교육
  5. 의정부시 특별교통수단 기본요금, 2026년부터 1700원으로 조정
  1. 중도일보, 목요언론인상 대상 특별상 2년연속 수상
  2. 대전시, 통합건강증진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3. [오늘과내일] 대전의 RISE, 우리 지역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까?
  4. 대전 대덕구, 와동25통경로당 신축 개소
  5. [월요논단] 대전.세종.충남, 문체부 지원사업 수주율 조사해야

헤드라인 뉴스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대전시의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이 최근 공개되면서, 사업대상지 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동의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전 둔산지구 통합14구역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다른 아파트 단지 대비 이례적인 속도로 소유자 동의율 50%를 넘겼다. 한가람은 1380세대, 공작한양은 1074세대에 이른다. 두 단지 모두 준공 30년을 넘긴 단지로, 통합 시 총 2454세대 규모에 달한다.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추진준비위는 올해..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경제진흥원이 올해 추진한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경영개선부터 저탄소 전환, 디지털 판로 확대, 폐업 지원까지 영역을 넓히며 위기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매출 감소와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경영지원금을 지급하고 친환경 설비 교체와 온라인 마케팅 지원 등 시장 변화에 맞춘 프로그램을 병행해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진흥원의 다양한 지원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점검하며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우수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충남경제진흥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구제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시스템..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15여년 간 표류하던 대전 유성복합터미널이 1월부터 운영 개시에 들어간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성복합터미널의 준공식을 29일 개최한다.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 내에 조성되는 유성복합터미널은 총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대지면적 1만5000㎡, 연면적 3858㎡로 하루 최대 65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된다. 내년 1월부터 서울, 청주, 공주 등 32개 노선의 시외 직행·고속버스가 운행되며, 이와 동시에 현재 사용 중인 유성시외버스정류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4월까지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터미널은 도시철도 1호선과 BR..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