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31강 감정선갈(甘井先竭)

  • 오피니언
  •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31강 감정선갈(甘井先竭)

장상현 / 인문학 교수

  • 승인 2022-07-19 14:2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 131강: 甘井先竭(감정선갈) : 물맛이 좋은 우물은 빨리 마른다.

글 자 : 甘(달 감) 井(우물 정) 先(먼저 선) 竭(다할 갈)

출 전 : 장자외편(莊子外篇) 제20편 산목(山木)

비 유 :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일찍 쇠(衰)함을 비유한 말



유능한 인재(人才)를 등용(登用)하여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보임(補任)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가장 기본적이며, 반드시 행해야 할 관건(關鍵)이라 할 수 있다.

대개의 임명권자들은 자기를 도우려고 애쓴 자들을 보상차원에서 우선 기용(起用)의 대상으로 한다.

또 능력에 관계없이 나중의 보상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고 몸으로 충성하는 사람들도 우선 챙겨야 한다. 이른바 공신(功臣)이다.

그 다음은 자기와 배짱이 맞는 자들을 등용한다. 이른바 코드인사이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몇 년의 임기가 지나가면 권한이 없기 때문에 그 권한이 있을 때 빚을 갚고, 나아가 퇴임 후 안전함을 보장받기위해 소위 안전장치를 위한 필요한 사람을 등용하여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적활용의 맹점(盲點)때문에 능력이 없는 자, 아첨덩어리, 심지어 간악하고 사기성(詐欺性) 있는 자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자(孔子)가 진(陣)나라와 채(蔡)나라 사이에서 포위당했을 때, 이레 동안이나 더운밥을 먹지 못했었다.

그 때 대부 임(任)이라는 사람이 공자(孔子)를 찾아와 위문하며 말했다. "그대는 지금이라도 곧 죽을 것 같구나." 공자(孔子)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대는 죽기를 싫어하는가?" "그렇습니다."

"내가 시험 삼아 죽지 않는 도를 말해 보리라. 동해에 의태(意怠/ 제비)라는 새가 있는데, 그 새는 본성이 느릿느릿해서 얼른 보면 아무런 능력이 없는 듯하지만, 날 때에는 동무를 이끌어 날고, 쉴 때는 동무와 함께 쉬며, 나아갈 때에는 앞에 서지 않고, 물러설 때에는 뒤에 서지 않으며, 먹이를 먹을 때에는 먼저 맛보지 않고 반드시 그 나머지를 먹는다. 그러므로 그는 다른 새들 무리에게 배척 받지 않고, 사람들도 그를 해치지 않는 것이다.

대개 곧은 나무는 먼저 베이고(直木先伐), 물맛이 좋은 우물은 먼저 마른다(甘井先竭).

내가 그대를 생각하건대, 그대는 지혜를 자랑하여 그로써 어리석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몸을 닦아 그로써 남의 잘못을 드러내며, 마치 해와 달을 들고 다니듯 세상에 드러났으니, 그러므로 화를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일찍 대성한 사람(老子를 말함)에게 들으니, '스스로 자기의 공을 자랑하는 사람은 도리어 공이 없고, 공을 이루고 물러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실패하며, 이름을 떨치고도 거기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반드시 어지러워진다(自伐者無功 功成者墮 名成者虧).'고 한다.

대개 지혜로운 자는 명성을 구하지 않거니, 그대는 어째서 그것을 즐거워하는가?"

공자(孔子)는 이 말을 듣고, "훌륭하신 말씀입니다"하고, 이내 사귀는 친구들과의 교유를 끊고 제자들을 보내고는, 혼자 큰 늪가에 숨어 가죽옷을 입고 나무 열매를 주워 먹으며 살았다.

그랬더니 짐승들 속에 들어가도 무리가 흩어지지 않았고, 새들 속에 들어가도 그 행렬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렇게 새와 짐승들도 그를 싫어하지 않았으니 하물며 사람들이야 어떠하였겠는가!

곧은 나무는 집을 짓는데 매우 유용하다. 때문에 목수들이 즐겨 찾는다. 따라서 타고난 수명을 누리지 못하고 일찍 베어지게 마련이다.

맛있는 샘물 역시 사람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금방 마르기 쉽다. 재능이 뛰어나면 소중한 생명이 해침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이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자신의 분수를 잘 파악하여 분수 넘치는 행위를 자제하고,

능력과 실력이 있더라도 늘 겸손(謙遜)하고, 남을 존중하는 마음을 견지하면서,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 잘 동화하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적응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인생을 달관(達觀)한다고 할 수 있다.

好名者行卑而自處高 務實者行高而自處卑(호명자행비이자처고 무실자행고이자처비)

명성을 좋아하는 자는 행실을 낮게 하면서도 스스로 높은체하고, 실질에 힘쓰는 사람은 행실은 고결한데도 스스로 낮은체한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최후의 승자는 후자가 아닐까?

장상현 / 인문학 교수

2020101301000791400027401
장상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진기사]태안 청산수목원·천리포수목원, 가을의 전령사 팜파스 그래스 개화
  2. 대전 서구, 골목형상점가 13곳 신규 지정…총 36곳으로 확대
  3. 천안동남소방서, 전국 동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 실시
  4. 백석문화대, 전국 대학 IR 포럼서 'AI 기반 성과관리' 우수사례 발표
  5. 대전 트램 공사현장서 60대 작업자 3명 감전
  1. 태안군, 가을 꽃게잡이 본격 시작
  2. [날씨] 충청권 오전 비·오후 소나기…낮 최고 33도
  3. 갤러리아타임월드, ‘사랑의 빵 나누기’ 후원금 전달
  4. 대전국세청 "국민공감, 공정세정 펼친다"
  5. 이병열 대전 탄동농협 조합장, 농림부 장관 표창 수상

헤드라인 뉴스


"군 공항 추가 배치 결사 반대" 서산, 광주공항 분산배치 반발

"군 공항 추가 배치 결사 반대" 서산, 광주공항 분산배치 반발

충남 서산시 해미면 주민들이 광주 군 공항 전력의 서산 분산배치 검토 소식에 강하게 반발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서산 해미면 소음피해지역 주민들은 20일 해미면 행정복지센터에서 가칭 '광주공항 분산배치 대책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주민들의 반대 입장을 확인하는 한편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정부가 광주 제1전투비행단 예하 3개 비행대대를 서산·충주·예천 등으로 분산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서산시 해미면 지역은 현재도 제20전투비행장 주변에 위치해 전투기 등 군용항..

경찰 사칭해 오피스텔 침입·집단폭행… 수천만원 강탈 일당 6명 구속
경찰 사칭해 오피스텔 침입·집단폭행… 수천만원 강탈 일당 6명 구속

경찰을 사칭해 오피스텔에 침입한 뒤 온라인 사행성 사이트 운영자를 집단 폭행하고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강도상해 혐의로 A(30대)씨 등 6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10일 오전 2시께 대전 서구 만년동의 한 오피스텔에 침입해 온라인 사행성 사이트 업자인 B(20대)씨를 폭행한 뒤 현금 3100만 원과 130만 원 상당의 컴퓨터 본체 2대 등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20~30대인 이들은 평소 A씨를 중심으로 '자금이 모..

대전 서구, 골목형상점가 13곳 신규 지정…총 36곳으로 확대
대전 서구, 골목형상점가 13곳 신규 지정…총 36곳으로 확대

대전 서구가 골목형상점가 13곳을 추가 지정해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확대했다. 서구는 20일 구청 보라매실에서 신규 골목형상점가 지정서 교부식을 열었다. 골목형상점가는 2000㎡ 이내 면적에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 15개 이상이 밀집한 구역을 대상으로 상인 조직의 신청과 심의를 거쳐 지정된다. 지정 시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과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 참여가 가능하다. 이번에 신규 지정된 골목형상점가는 크로바쇼핑센터, 둥지수정상가, 둔산3동근린상가, 도안골, 도안호수공원, 도안우미, 관저상가, 파워존, 도마사거리, 도마달, 복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사라지지 않는 불법 현수막

  •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의무입니다’

  • ‘더위야 가라’…도심 속 숲길 걸으며 休 ‘더위야 가라’…도심 속 숲길 걸으며 休

  • ‘방독면 착용은 이렇게’ ‘방독면 착용은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