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교육비' 갈등 심화… "대전시의회 중재·조율 능력 시험대"

  • 정치/행정
  • 지방의회

'유아 교육비' 갈등 심화… "대전시의회 중재·조율 능력 시험대"

교육계에서도 찬반 입장 첨예하게 갈려
양측 시의회 앞에서 집회 열고 실력행사
의회도 복환위, 교육위 각기 다른 판단
"시민공청회 등 의회 차원의 노력 요구"

  • 승인 2022-09-26 15:51
  • 수정 2022-09-26 15:59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시의회
대전시의회 전경.
9대 대전시의회의 갈등 중재·조율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유아 교육비 지원조례를 둘러싼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다. 같은 조례를 놓고 의회 내부에서도 결정이 엇갈려 혼란이 가중됐다는 비판 속에 시민 대의기관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유아 교육비 지원조례는 지역사회를 달구는 중이다. 조례는 대전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니는 유아의 부모에게 일정 수준의 교육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역에서 찬반 입장은 명확히 나뉜다. 유아 무상교육 실현과 활성화 차원에서 필요하단 주장과 사립유치원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판단은 시의회 내부에서도 갈렸다. 같은 내용의 조례가 지원 주체에 따라 복지환경위원회(대전시)와 교육위원회(대전교육청)에 각각 상정됐는데, 해당 조례를 놓고 복지환경위원회는 가결, 교육위원회는 부결했다. 교육위원회는 정부가 어린이집과 유치원 과정을 하나로 통합하는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논의 과정에 맞춰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반면 복지환경위원회는 학부모에게 빠른 지원을 위해 조례 통과가 시급하다고 봤다.



이렇다 보니 시의회는 양측의 강한 반발을 맞고 있다. 찬성 측은 교육위원회를, 반대 측은 복지환경위원회의 결정을 강하게 성토하며 책임론까지 꺼내 들었다. 양측은 26일 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어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같은 시간 열린 집회에서 양측은 서로의 주장을 내세우며 시의회의 책임 있는 결정을 촉구했다.

123
26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각각 열린 유아 교육비 지원조례 찬반 집회 모습.
현재 유아 교육비 지원 여부는 의회 손에 달려 있다. 당장 29일 본회의에서 복지환경위원회를 통과한 조례가 가결되면 시 차원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시가 추계한 바로는 만3~5세 2만9000여 명을 연간 5만 원씩 지원하면 177억, 10만 원씩 지원하면 354억이 든다.

의회 안팎에선 시의회가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대의기관으로서 양측의 첨예한 입장을 중재·조율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의회가 있고, 책임 또한 막중하단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중이다. 실제 양측 모두 의회 차원의 공청회나 정책간담회가 없었던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의회에 위기이면서 기회로도 꼽힌다. 중재를 통해 양측의 합의안 도출에 성공하고 유아 교육비 지원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의회의 위상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의 각종 논란과 비판을 씻어내고 의회 존재 이유를 증명할 기회인 셈이다.

공은 의회에 돌아갔지만, 역시나 내부 의견이 갈리고 있다. 부담은 커도 의회 역할에 충실해 주도적으로 나서보자는 주장과 입장 차가 큰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부딪치는 상황이다.

모 시의원은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었음에도 의회 차원에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문제 해결보단 갈등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의회 차원의 움직임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국여성경제인협 대전지회, 여성기업주간 맞이 디지털 역량 강화 '톡톡'
  2. 대전신세계, 무더위 피해 실내 공간 찾는 이들 위한 백캉스 쿠폰팩 선봬
  3. "서민 보양식은 옛말"... 대전 삼계탕 평균 1만 6400원까지 고공행진
  4. [현장취재]고 오기선(요셉) 신부 35주기 및 돌아가신 모든 사제를 위한 추모미사
  5. "법 사각지대가 만든 비극"…대전 교제폭력 살인에 '방지 법 부재' 수면 위
  1. [인터뷰]김정수 오기선요셉장학회 회장… "‘고아들의 아버지’ 오기선 요셉신부를 기리며"
  2. ‘대전 0시 축제 구경오세요’…대형 꿈돌이 ‘눈길’
  3.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4. 충남대·공주대-세종공동캠 고등교육 협력 강화 나선다
  5. 대전교육청 "여름철 물놀이 조심하세요~" 안전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기획 시리즈-①]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기획 시리즈-①]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대전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본격적인 도시 성장을 시작했고, 이후 호남선 분기점으로서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 철도망은 고속철도의 등장과 함께 수도권 중심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서울역·수서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대부분 경부고속선 또는 호남고속선을 따른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충청권광역철도와 충청급행철도(CTX) 등 신속한 광역교통망 구축과 더불어 국가철도의 지역 연결성 강화로 재설정해 대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새 정부 국정과제 발굴과 5차 국가철도망 계획 수..

한미 상호관세 15% 타결에 충청권 반도체·자동차부품 수출 탄력받나
한미 상호관세 15% 타결에 충청권 반도체·자동차부품 수출 탄력받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하면서 충청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힘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충남은 17개 시·도 중 2위의 수출실적을 자랑하고 있어 이번 상호관세로 전반적인 탄력이 기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7월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8월 1일부터 25..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계룡건설산업 부동의 1위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계룡건설산업 부동의 1위

계룡건설산업(주)가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대전지역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는 7월 31일 전국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시공능력평가' 결과 계룡건설산업이 전년 대비 2633억 원(9.7%) 증가한 2조9753억 원으로 5년 연속 2조 원을 돌파했다. 전국 순위도 두 계단 오른 15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주)금성백조주택이 3884억 원으로 2위(전국 75위), 파인건설(주)는 2247억 원으로 3위(전국 114위), 크로스건설(주)는 1112억 원으로 4위(전국 217위),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 ‘송치완 학생’ 대통령상 청소년 발명 페스티벌 ‘송치완 학생’ 대통령상

  •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