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픈 역사 딛고 100년만에 시민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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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픈 역사 딛고 100년만에 시민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동양척식(주)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헤레디움' 3월 3일 첫 개방
피아니스트 박종훈 연주… 1층 웅장한 음향, 원형 객석 등 살롱문화 연상
2층도 16일 아카이브 전시 통해 첫 공개 예정

  • 승인 2023-03-05 16:00
  • 수정 2023-03-05 20:29
  • 신문게재 2023-03-06 3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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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새롭게 문을 연 '헤레디움' 모습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와 베토벤 월광 소나타, 쇼팽 발라드인데 넘칠 정도로 웅장한 음향이 귀를 사로잡았다. 건물 1층 정중앙에는 공연을 위한 피아노가 있고 피아노를 중심으로 객석은 원형이다.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지 않았는데, 연주 후 연주자와 관객들이 소통하는 모습은 18세기 프랑스의 '살롱'문화를 연상케 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본거지였던 옛 동양척식(주) 대전지점. 대전의 근대건축물이지 등록문화재인 이곳이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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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헤레디움에서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연주 모습
아픔을 치유하고 새롭게 탄생한 이곳, '헤레디움'에서 3월 3일 오전 11시 시민 초청 음악회가 열렸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한 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그 기념으로 시민 50명을 초청해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무대를 선보였다.

연주자가 건반을 누를 때마다 무게감과 울림이 상당했다. CNCITY 측은 따로 건물에 음향 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다. 기존 건물의 '와플' 형태의 천장 덕분이다. 새롭게 리모델링 한 것이 아닌 기존 건물의 천장 구조를 그대로 복원했다. 원형보존을 통해 건물의 장점이 최대한 발휘된 셈이다.



헤레디움은 2020년 CNCITY 에너지가 매입 후 1년여의 복원 끝에 문을 열었다. 1층은 연주 공간 겸 전시장, 2층 전시공간이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CNCITY 측은 건물의 변형보단 복원에 집중해야 했는데, 건물 내부는 이오니아 양식 그대로 복원됐고 외부 역시 파손된 부분 보수 외에 원형 그대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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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레디움 천장 모습
이보리 CNCITY 마음에너지재단 대외협력실장은 "공사 당시에는 이전 소유주가 창고를 만들기 위해 가 천장이 설치해 놓은 상태였는데, 가 천장을 떼어내고 나니 기존 와플 형태의 천장이 보존이 잘 돼 있었다"며 "음향전문가가 방문해 건물을 살핀 적이 있었는데, 이 와플 형태의 천장 덕분에 소리가 사방으로 잘 퍼진다고 평가했었다. 피아노를 정중앙에 설치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음악 공연으로 공개한 1층에 이어 2층도 3월 16일 아카이브 전시를 통해 개방할 예정이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나선형 계단은 공사 과정에서 새롭게 설치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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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레디움 건물 내부 계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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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레디움 내부 전경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근대건축물 활용에 나선 만큼 공공에 대한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시가 뒤늦게 옛 대전부청사 매입에 나서기도 했으나 여전히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민선 8기 대전시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지역 내 근대건축물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지역 문화계 인사는 "민간 소유주가 시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을 제시해 시가 근대건축물을 매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앞으로는 시가 직접 매입하는 방향보단 민관이 같이 합심해 건축물을 매입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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