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판소리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판소리

김병곤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도위원

  • 승인 2023-06-28 09:29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2023050301000234000009371
김병곤 지도위원.
우리 민속예술 중에는 독특한 '판'이라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판은 민속예술의 공연장에서 쓰이는 용어이며 행위예술의 표현적 개념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민속악적 용어의 '판'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씨름판과 굿판, 난장판, 소리판, 춤판, 농악판 등 다양한 판들이 있다.

민속악적 용어의 '판'은 특수한 목적으로 행위가 되는 공간으로 공연예술이 발달하기 이전 민속예술의 무대는 마당이나 마을의 큰 광장 또는 학교 운동장에서 행위가 이뤄졌다.



'판소리' 또한 판에서 소리를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과 작품의 완성도를 나타내는 의미의 판을 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판소리는 17세기부터 등장한 한국의 전통음악으로 한 사람의 창자가 소리와 아니리(대사), 너름새(몸동작)를 하면서 긴 이야기를 연극적 요소와 스토리를 풀어가는 형식으로 고수(북치는 사람)가 장단을 맞추어 추임새를 하며 소리 길을 함께하는 공연이다.



소리판을 만들어가는 요소로는 소리꾼, 고수, 그리고 청중이 함께 있다. 판소리는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으로 공연 중간에 흥이 나면 얼~쑤, 좋~다, 잘한다~ 등을 외치는데 이를 추임새라고 부른다. 이는 소리꾼이 청중에게 이야기를 전달만 하는 일방적인 음악 예술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판소리는 서양의 오페라와 유사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오페라는 연기조차도 노래를 통해서 하고, 받쳐주는 음악이 서양 클래식 음악이며 관객이 조용히 감상한다는 점에서 판소리와 대조적이다. 판소리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부분과 창을 하는 부분이 나뉘어져 있으며, 고수의 북소리와 추임새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음악이 없으며, 관객이 같이 추임새를 넣어주는 등 관중이 같이 참여하는 형태였다는 차이점이 있다.

판소리는 호남지방에서 그 예술적 형식이 정착되었으며, 양반이 아닌 일반 하층민을 대상으로 시작된 예술 문화다. 18세기에 들어 판소리는 양반에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조선 전국에서 사랑받는 문화가 되어 현재까지 전해내려져 오고 있다.[

판소리는 국가무형문화재와 시·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승 발전되고 있으며, 우리 민족의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무형유산 걸작으로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3년 11월 7일 유네스코 제2차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됐고, 200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어있다.

판소리는 12마당 즉 춘향가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배비장타령, 변강쇠타령, 장끼타령, 옹고집타령, 무숙이타령, 강릉매화타령, 가짜신선타령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충, 효, 의리, 정절 등의 가치관이 담긴 5마당(수궁가, 심청가, 적벽가, 춘향가, 흥부가)으로 정착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판소리의 기본선율은 계면조·우조·평조·경드름·설렁제 등 여러 조(調)가 있다. 슬픈 애환을 담아낸 계면조, 밝고 화평한 느낌을 주는 평조, 웅장한 느낌을 주는 우조, 경쾌한 느낌을 주는 경드름, 씩씩한 느낌을 주는 설렁제, 그 밖에 추천목·강산제·석화제·메나리조 등 슬프고 즐거운 여러 조가 있다.

판소리의 유파가 생긴 지역으로는 전라도와 충청도 서부, 경기도 남부에 이르는 넓은 지역으로, 지역적 특성과 전승 계보에 따라 여러 유파가 생겼다. 충청도와 경기 일부의 중고제(中高制), 전라도 동북지역의 동편제(東便制), 전라도 서남지역의 서편제(西便制)로 크게 구분하고, 유파에 따라 발전한 여러 유파들이 전승되고 있다.

판소리에 쓰이는 장단은 느린 장단인 진양, 보통 빠른 중모리, 조금 빠른 중중모리, 빠른 자진모리, 매우 빠른 휘모리등 여러 장단들이 소리길을 함께해 극 중에 나타나는 여러 사설의 긴장과 이완을 표현하고 있다.

판소리는 역사성 만큼이나 음악적 구성과 사설이 잘 짜여진 작품이다. 처음 접하면 한자어가 많이 나와서 사설(가사)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음악은 만국공통어이기에 춘향가의 사랑가 한 대목이라도 접하면서 우리 소리와 친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김병곤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도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불당중 폭탄 설치 신고에 '화들짝'
  2. 대전방산기업 7개사, '2025 방산혁신기업 100'선정
  3.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4. 의정부시 특별교통수단 기본요금, 2026년부터 1700원으로 조정
  5. "신규 직원 적응 돕는다" 대덕구, MBTI 활용 소통·민원 교육
  1. 중도일보, 목요언론인상 대상 특별상 2년연속 수상
  2. 대전시, 통합건강증진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3. [오늘과내일] 대전의 RISE, 우리 지역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까?
  4. 대전 대덕구, 와동25통경로당 신축 개소
  5. [월요논단] 대전.세종.충남, 문체부 지원사업 수주율 조사해야

헤드라인 뉴스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대전시의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이 최근 공개되면서, 사업대상지 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동의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전 둔산지구 통합14구역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다른 아파트 단지 대비 이례적인 속도로 소유자 동의율 50%를 넘겼다. 한가람은 1380세대, 공작한양은 1074세대에 이른다. 두 단지 모두 준공 30년을 넘긴 단지로, 통합 시 총 2454세대 규모에 달한다. 공작한양·한가람아파트 단지 추진준비위는 올해..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위기의 소상공인 다시 일어서다… 경영·디지털·저탄소 전환까지 '맞춤형 종합지원'

충남경제진흥원이 올해 추진한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경영개선부터 저탄소 전환, 디지털 판로 확대, 폐업 지원까지 영역을 넓히며 위기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매출 감소와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경영지원금을 지급하고 친환경 설비 교체와 온라인 마케팅 지원 등 시장 변화에 맞춘 프로그램을 병행해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진흥원의 다양한 지원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점검하며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우수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충남경제진흥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구제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시스템..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유성복합터미널 1월부터 운영한다

15여년 간 표류하던 대전 유성복합터미널이 1월부터 운영 개시에 들어간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성복합터미널의 준공식을 29일 개최한다.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 내에 조성되는 유성복합터미널은 총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대지면적 1만5000㎡, 연면적 3858㎡로 하루 최대 65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된다. 내년 1월부터 서울, 청주, 공주 등 32개 노선의 시외 직행·고속버스가 운행되며, 이와 동시에 현재 사용 중인 유성시외버스정류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4월까지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터미널은 도시철도 1호선과 BR..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