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향순 춤 인생 60년 무대…"그래도(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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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향순 춤 인생 60년 무대…"그래도(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채향순의 '향음향무(香音香舞) 7월 1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서 대전 첫 개인 공연

  • 승인 2023-06-28 15:36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대전시립연정
60년 춤 인생이 무대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세종전통예술진흥원 이사장이자 대전무형문화재 살풀이춤(김란류) 전승교육사인 채향순 중앙대 무용과 종신명예교수(전 대전시립무용단 상임안무자)의 '향음향무(香音香舞)' 무대다.

향음향무는 향기로운 음악과 예술의 향이 널리 퍼지는 무용이라는 의미다. 진정한 속뜻은 가(歌)와 악(樂)을 포함한 채향순의 음악과 무용 세계라는 의미를 중의적으로 담고 있다.

7월 1일 오후 5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채향순 명예교수의 무용 세계를 집대성했다. 그의 구음소리는 물론 화려한 가무악(歌舞樂)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다.

공주 출신인 그는 일찌감치 대전시립무용단에서 상임 안무자를 지내며 대전 무용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대전에서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당시 한국의 사물놀이를 세계에 알린 김덕수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와 더불어 신동으로 불렸다.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을 지내며 88올림픽 때 우리의 춤과 흥, 가락을 세계에 알린 한류의 원조로 역할도 컸다. 현재 한예종에서 살풀이춤을 중심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무대는 '원류의 탄생'으로 막을 올린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어린 소녀가 세상에 나와 국악원의 휘황한 풍경과 마주하고 마침내 숙명처럼 헤어 나올 수 없는 전통춤의 세계로 빠져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그는 6세 때 무용을 시작했다.

2막 '우주의 문'은 각고의 세월을 견뎌 하늘이 정한 운명처럼 명무가 된 뒤 초월의 경지에 오른 '승무'가 우주의 문을 열어 정중동의 춤사위를 내뻗는다.

이어지는 '도리화가'(桃李花歌)는 조선 후기 난세의 회오리 속에 대명창 신재효와 권력자 흥선대원군, 그리고 최초의 여류명창 진채선이 주체할 수 없는 예술혼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휘몰아치는 운명에 직면하는 변주로 승화된다. 이러한 상징으로 표현되는 고통과 운명을 채 전 교수는 어떻게 극복할까.

'사당각시'에서 확인하면 된다. 남사당의 인생은 줄타기 하듯이 눈물겹지만, 난과 애환과 눈물을 신명나는 노래와 풍물로 풀어내며 산수갑산 먼 길을 허위허위 지나가는 모습을… 남사당패의 여정을 극적인 무용으로 펼쳐 보이는 걸작이다.

영화 같은 춤 인생은 '지음(知音) 명불허전(名不虛傳)'에서 절정을 이룬다, 춤(舞)뿐만 아니라 소리(歌)와 악(樂)에 있어서도 경지에 이른 그야말로 가무악(歌舞樂)을 아우르는 명인 채 교수가 오랜 지음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불허전 명인들과 개벽의 진동을 세상에 전한다.

대전시립연정
그에겐 갈 길이 더 있고 이루어야 할 꿈이 또 있는 모양이다. '살풀이, 삶의 풀이, 상생풀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맺고 푸는 정중동, 동중정의 미학을 긴 명주 수건을 손에 들고 수려하게 이끌어 내는 춤사위를 펼쳐 보인다. 춤추는 이의 기량과 내면을 가장 잘 들어내는 이 춤은 대전시무형문화재 김란류(流)다. 전승교육사인 채 교수는 그만의 단아함과 우아함을 바탕 삼아 농익은 춤으로 감칠맛 나게 승화시킨다.

작품은 자신의 끼가 넘치던 6살 어린 소녀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대전의 훌륭한 가무악 스승들을 만나 대전에 기반을 가진 대한민국 최고의 명무로 성장하기까지의 스토리가 녹아 흐른다.

채 교수는 "법고창신에 기반한 독보적 무용 세계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대한민국 전통무용의 새로운 길과 그 찬란한 미래를 열어가는 등불이 되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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