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87강 송구영신(送舊迎新)

  • 오피니언
  •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87강 송구영신(送舊迎新)

장상현/인문학 교수

  • 승인 2023-12-26 18:41
  • 수정 2024-03-04 11:18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187강:送舊迎新(송구영신) :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음

글 자 : 送(보낼 송) 舊(옛 구/ 오랠 구) 迎(맞이할 영) 新(새로울 신)

출 처 :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세가(世家)편

비 유 :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에 비유

계묘(癸卯)년이 멀어져 가고 있다.

우리는 매해 연말(年末)이 되면 어김없이 한해를 돌아보고, 또 다가올 한해를 맞이하고자 하는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레곤 한다.

그러한 마음을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곧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맞는다'는 뜻이다. 이는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문장으로 사용하며 흔히들 희망과 기대감에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새로움을 바라는 메시지로 널리 애용하고 있다.

본 성어(成語)는 기원전 655년 주(周)나라 정왕(定王)시대에 예악(禮樂)을 담당하는 양호자(陽虎子)가 대부들에게 말하기를 "해마다 저물고 다시 떠오르니 이는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취하는 것이다"라고 하여, 묵은 해를 버리고 새해를 맞이하는 희망의 의미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려사(高麗史)에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곧 '공양왕(恭讓王) 2년에 수령(守令)들의 교체가 너무 빈번하다며 임기 3년을 채우면 조정에서는 구관(舊官)을 보내고, 신관(新官)을 맞이하는데 있어서 그 폐해가 적지 않다.' 는 다소 부정적인 대목이 보인다.(且送舊迎新其弊不?/ 고려사 권75)'

조선왕조실록에도 송구영신(送舊迎新)이 고려와 같은 의미로 여러 차례 등장한다.

세종실록에 '세종26년(1444년)수령들을 대량으로 파면(罷免)한다면 옛 수령을 보내고 새 수령을 맞이하는 폐해(弊害)가 있다.'는 내용이 보인다.(非特有送舊迎新之弊)

이러한 사실로 볼 때 우리와 중국의 용어에 대한 쓰임새가 달랐고, 지금은 그 용어의 쓰임이 중국의 희망과 기대에 부응하는 의미로 함께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새것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있겠는가? 그런데 고전인 '서경(書經) 상서 반경 상(商書 盤庚 上)편'에는 이러한 구절이 보인다.

"人惟求舊 器非求舊 惟新(인유구구 기비구구 유신/ 사람은 옛사람을 구하고, 그릇은 옛것을 구할 것이 아니라 새 그릇을 쓰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사람은 오래되면 직무에 익숙하면서, 그 진실 된 마음을 알 수 있으나, 그릇은 오래되면 망가지니 이는 사람을 접함에는 옛사람을 부리거나 사귀고, 그릇은 마땅히 새것을 사용하여야 한다."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것이 새것만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어쨌든 우리는 언제부터인지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말을 한해 가는 것에 대한 서운함과 새로운 것에 대한 희망을 표현하는 말로 대신하게 되었는데, 이는 자연의 이치 가운데 매번 같은 주기로 어김없이 바뀌는 1년의 현상이 처음과 끝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점을 관찰하여 보냄(送舊)과 기다림(迎新)의 표현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순자(荀子) 법행편(法行篇)편)에도 "군자는 몸을 바르게 하여 기다릴 뿐이다.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은 거절하지 아니하고,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붙들지 않는다(君子 正身以俟 欲來者不拒 欲去者不止/ 군자 정신이사 욕래자불거 욕거자부지)"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가고 오는 자연현상에 사욕(私慾)을 초월(超越)한 처세술(處世術)의 좋은 교훈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보내는 것은 서운해하며, 오는 것은 기대가 되고 바람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1년 365일을 함께 생활한 긴 시간이 가는데 서운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추억보다는 희망이 훨씬 사람마음을 설레고 기다리게 하지만, 한편 깊이 생각해보면 오는 것에 대한 기대보다 가는 것에 대한 돌아봄이 더 중요하다. 그 이유는 1년의 세월을 잘 돌아보고 분석해보아야 그 내용을 기초로 다가오는 새로운 1년을 유익하고 성취 가능한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곧 치솟는 새로운 기운의 청룡(靑龍)인 갑진(甲辰)년을 맞게 된다.

막연히 새로운 시간이라는 희망에만 도취되지 말고 가는 계묘(癸卯)년을 잘 돌아보고 분석하여 새로이 맞는 1년을 알차고 유익하며 즐거움과 행복으로 보내는 준비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빛나는 축복을 기대해본다.

장상현/ 인문학 교수

2020101301000791400027401
장상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AI 시대 인간의 마음과 영혼 다시 묻다… 한목협 봄학술대회
  2. 박수현 충남도지사 후보 선대위, AI 기반 노인 건강·돌봄 통합지원체계 구축 제안
  3.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지원사업 성과…㈜유토비즈 녹색기술인증 획득
  4. [날씨] 주말 다시 초여름 날씨… 25일 낮 30도 안팎
  5. 오석진 "힘모으자"… 대전교육감 선거 변수되나
  1. [인터뷰] 이재현 충남도의원 후보, "법률 전문 역량 살려 주민 위한 변호사로 일하고 싶다"
  2. 남서울대, '심폐소생술 교육팀' 신설
  3. 세종교육감 후보 4인의 '학력 저하·격차' 해법은
  4. 당 대표의 치명적 실수? 미안해 좋아요 두 번 외친 정청래
  5. 토론회서 불붙은 ‘전과 공방’… 대전 서구청장 선거 진흙탕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장 후보, 날선 공약 검증… 실현 가능성 놓고 `설전`

세종시장 후보, 날선 공약 검증… 실현 가능성 놓고 '설전'

세종시장 후보 3인은 22일 열린 TV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의 공약 실현 가능성을 놓고 날카로운 검증의 칼날을 세웠다.앞서 두 차례 토론회가 정치적 공방과 상호 비방에 무게가 실렸다면, 이날 토론회는 지역 현안과 정책 검증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후보들은 핵심 쟁점인 행정수도 완성과 개헌, 행정수도특별법 등을 둘러싼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세종시 재정 위기 문제를 놓고는 책임 소재를 둘러싼 날 선 공방을 지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후보,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 개혁신당 하헌휘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J..

토론회서 불붙은 ‘전과 공방’… 대전 서구청장 선거 진흙탕
토론회서 불붙은 ‘전과 공방’… 대전 서구청장 선거 진흙탕

대전 서구청장 선거가 과거 전과 기록을 둘러싼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얼마 전 대전MBC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문학 후보의 과거 사건이 언급된 데 이어 관련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서구 곳곳에 걸리면서 여야 간 충돌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논란은 지난 19일 대전MBC 토론회에서 시작됐다. 당시 전문학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 헌금 요구·수수 사건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재판부 구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전 후보는 당시 김소연 대전시의원 예비후보에게 선거운동을 총괄해 도와주겠다며 금품을 요구한 혐의 등으..

국힘 세종시당, `노무현 공원`서 자전거 타고 행정수도 완성 약속
국힘 세종시당, '노무현 공원'서 자전거 타고 행정수도 완성 약속

국민의힘 세종시당이 자전거를 타고 행정수도 완성의 의지를 다졌다. 시당은 지난 21일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일을 맞아 세종호수공원 내 노무현 기념 공원(바람의 언덕) 일원에서 자전거 선대위 출범식을 개최했다.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와 이준배 세종시당위원장, 시의원 후보자 전원, 선거 운동원이 참석해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의지와 시민 중심 선거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시당은 1970년대 백지수도 계획부터 2004년 신행정수도 추진 등에 이르기까지 행정수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세종시 완성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을 시민들께 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부처님 오신 날 분위기 고조시키는 봉축탑 부처님 오신 날 분위기 고조시키는 봉축탑

  •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13일간의 지방선거 유세전 시작…‘우리 후보 뽑아주세요’

  •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중원을 잡아라’…여·야대표 충청 총출동

  •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 공식 선거운동 D-1, 선거벽보 점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