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기 경제부 차장 |
이틀밖에 살지 못한다는 넌 일주일을 버텼다. 갑자기 가버리면 가족들이 슬퍼할까 보낼 준비를 해준 거 같다. 장례를 치렀다.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작은 유골함에 담겼다. 화장하며 나오는 연기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잘가라. 잘가라.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집에 돌아왔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면 마중 나오던 네가 없다. 침대에 걸터앉았다. 밥을 먹었다. 소파에 누웠다. 허전했다. 늘 있어야 했던 네가 없다.
나에게 1년은 너에게 5년이란 걸 뒤늦게 알았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었다. 좋은 곳 자주 데려가 줬어야 했는데 후회만 남는다. 좋았던 순간, 슬펐던 순간 매 순간 네가 있었다. 좋은 일에 기뻐하면 어리둥절하며 날 바라봤다. 슬플 땐 내 무릎 위에 올라와 날 위로했다. 가족들 생일이면 널 안고 식탁에서 초를 껐다. 일상 곳곳에 네가 녹아있다. 밥을 먹는 순간순간마저 네가 스쳐 지나간다.
굳이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는 데는 나 같은 후회를 하는 이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피곤하다, 바쁘다는 이유로 좀 더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지난날이 후회스럽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키우는 가정도 많아졌다. 누군가에겐 그저 동물이라 표현될 수 있겠으나 한 번이라도 반려견을 키워봤거나 보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강아지는 오롯이 주인에게 사랑을 준다. 그 어떤 조건도 없다. 그래서 반려견이 떠나면 더 슬픈가 보다. 당신이 반려견을 키운다면 지금 당장 산책 한 바퀴 돌고 오는 건 어떨까. 뚱이야. 넌 정말 최고였어. 우리 꼭 다시 만나.
방원기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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