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97강 서해맹산(誓海盟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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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97강 서해맹산(誓海盟山)

장상현/인문학 교수

  • 승인 2024-04-30 20:15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197강:誓海盟山(서해맹산) : 바다(海)에 맹세하고, 산(山)에 맹세한다.

글 자 : 誓(맹세할 서) 海(바다 해) 盟(맹세할 맹) 山(뫼 산)

출 처 : 난중일기(亂中日記), 이순신장군의 진중음(陣中吟), 조선왕조실록

비 유 : 죽음을 무릅쓰고 나라를 구하겠다는 굳은 맹세

국민들에게 두 가지 날짜를 물어보고 싶다.

첫째, 매년 '2월 14일'이 무슨 날인지?

둘째, 매년 '4월 28일'은 또 무슨 날인지?

불행하게도 2월 14일을 '발렌타인데이'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으나 그 날이 우리나라의 영웅이신 안중근(安重根)의사(義士)가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감옥에 수감되어 일본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날임을 기억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또 4월 28일은 우리의 영원한 성웅(聖雄) 이순신(李舜臣)장군(將軍)이 태어나신 날이다. 지난 일요일이 바로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이었으나 그 날을 기억하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과연 얼마나 되었을까….

우리는 굳은 의지로 실천을 다짐할 때 흔히 '하늘을 두고 맹세한다'고 말한다. 이를 한자성어(漢字成語)로 '지천위서(指天爲誓)'라고 표현하며 즐겨 쓰기도 한다.

여기서 '맹세'라 할 때의 '誓(서)자'는 '세'로 굳어져 읽힌다. 이는 '전장에 나갈 때 승리를 다짐하며 나무를 꺾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데서 나왔다고 한다.

寒山島月明夜(한산도월명야) 한산섬 달 밝은 밤에

上戍樓撫大刀(상수루무대도) 수루에 올라 큰 칼을 어루만지며

深愁時何處一(심수시하처일) 깊은 시름에 잠겨있을 제 어디서 한 가락

聲羌笛更添愁(성강적갱첨수) 피리 소리가 다시 시름을 더 하는고

본 시조는 이순신(李舜臣)장군(將軍)의 '한산도가(閑山島歌)'이다.

이 시조를 볼 때 싸움에 임하기 전 장군의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天步西門遠(천보서문원) 왕(선조)의 행차는 서쪽(의주)으로 멀어져 가고

東宮北地危(동궁북지위) 왕자는 북쪽 땅(평양이남)에서 위태롭다.

孤臣憂國日(고신우국일) 외로운 신하는 나라를 걱정할 때이고

壯士樹勳時(장사수훈시) 사나이는 공훈을 세워야 할 시기로다.

誓海魚龍動(서해어룡동) 바다에 맹세하니 물고기와 용(龍)이 감동하고

盟山草木知(맹산초목지) 산(山)에 맹세하니 초목이 알아주는 구나

讐夷如盡滅(수이여진멸) 원수를 모두 멸(滅)할 수 있다면

雖死不爲辭(수사불위사) 비록 죽음일지라도 사양하지 않으리라.

이 시(詩)는 충무공 이순신의 한시 진중음(陣中吟)에 나오는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를 줄인 말로 '서해맹산(誓海盟山)'이라 한다.

이는 '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 구나'라는 뜻으로, 충무공(忠武公)이순신의 우국충정(憂國衷情)의 마음이 깊이 담겨져 있다.

장군의 시(詩) '진중음(陣中吟)'은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에 수록되어 있고, 의병장(義兵將) 조경남(趙慶男)의 난중잡록(亂中雜錄)에도 같은 구절이 전한다.

바다(海)와 산(山)은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장엄한 신(神)의 창조물이다. 따라서 바다와 산에 맹세함은 어떠한 경우라도 어길 수 없는 인간(人間)과 신(神)과의 약속이다.

조선 선조(宣祖,1592)때 왜군(倭軍)이 물밀듯이 쳐들어와 조선을 거의 점령하기 직전 왜군수군(倭軍水軍)의 진로(進路)를 막아 절체절명의 조국(祖國)을 구한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장군의 우국충정(憂國衷情)을 우리는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

이는 왜적이 동래(東萊)를 유린하고 보름 만에 한성(漢城/ 서울)을 위협하자 왕은 의주(義州)로 몽진(蒙塵/임금이 난리를 피하여 안전한 곳으로 감)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으니 결국 장군이 나라를 지킨 것이나 다름없다.

또 다른 측면의 이순신 장군을 기억해보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라는 7년간의 기나긴 전쟁 중 장군은 무려 26회의 출전이 있었다. 놀랍게도 26전승이었다. 세계 어느 전사에도 이러한 무훈(武勳)의 기록은 없다.

우리는 가끔 일상생활 중 바쁠 때 중요한 일을 잊을 때가 있다.

그러나 조국(祖國)을 목숨 바쳐 구한 구국성웅(救國聖雄)의 탄신일(誕辰日)을 잊는다는 것은 한량없이 부끄러운 자화상(自畵像)이 될 것이다.

장군의 구국의지와 신념은 그의 명언 중에 잘 나타나 있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勿令妄動靜中如山(물령망동정중여산/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조용하고 무겁기를 산과같이 하라)

今臣戰船尙有十二(금신전선상유십이/지금 신에게는 아직도 전선 12척이 있습니다.)

戰方急愼勿言我死(전방급신물언아사/전투가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

必死則生必生則死(필사즉생필생즉사/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若無湖南是無國家(약무호남시무국가/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이 나라는 없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은 '國必自伐而後 外寇伐之[국필자벌이후 외구벌지/나라는 반드시 자신들이 친(내부분열)이후 외국군대가 침범한다.)'라는 교훈이다.

그러므로 나라의 지도자나 정치하시는 분들은 '天下雖安忘戰必危[천하수안망전필위/천하가 비록 편안하다해도 전쟁을 잊고 있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위태롭다]'라는 말을 명심(銘心)해야 할 것이며, 국민 모두는 나라를 위한 역사적 날자는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장상현/인문학 교수

장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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