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칼럼]지역문화정책의 문제점과 차기 정부의 방향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 칼럼]지역문화정책의 문제점과 차기 정부의 방향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 승인 2025-02-26 16:53
  • 신문게재 2025-02-27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2025011501001021700040221
이희성 교수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역문화정책은 주민들이 공유하는 공동체 의식과 문화적 자긍심을 통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반으로서 지역문화의 다양성과 고유성이 훼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였다. 지난 정부에서는 시민 참여와 지역 자율성 강화를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문화정책을 추진했지만, 현 정부는 효율성 중심의 문화복지 사업과 관광 활성화 중심의 정책을 우선시하였다.

구체적인 지역문화정책의 문제점으로는, 첫째, 시민 참여의 약화다. 문재인 정부는 문화민주주의 확대와 시민들의 주체적인 문화 참여를 강조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를 축소하고 문화복지 지원과 같은 현금성 지원에 집중하였다. 시민들이 직접 문화 활동의 주체가 되는 기회가 적어지면서 지역문화의 자율성이 약화되었다.

둘째, 문화정책의 관광산업화이다. 지역문화자치의 마중물 프로젝트인 문화도시 사업을 관광 콘텐츠 개발로 전환하고, 지역의 문화적 특성보다는 경제적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지역문화가 단기적인 관광 상품으로 변질되게 만들며, 문화의 고유한 가치와 다양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정책의 방향 상실이다. 지역문화정책을 추진하면서, 구체적인 비전이나 장기적인 전략 없이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하였다. 특히 전 정부가 추진한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과 같은 장기적 문화정책의 방향성을 크게 수정하였다. 그 결과, 문화예산은 장기적 전략보다는 단기적 성과를 목표로 한 사업에 집중되었고, 예산 배분 또한 일관되지 않게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문화예산의 급변과 예산 집행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문화 분야에서의 정책 안정성이 후퇴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인용하면 이르면 5월 중순에 '장미 대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정부는 지역문화정책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보다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첫째, 지역문화정책에서 시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 문화는 단순히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창출하고 향유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문화적 자율성을 보장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지역문화가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지역문화정책을 관광과 경제 활성화에만 집중하는 대신, 지역문화의 본질과 가치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관광산업을 지역문화와 융합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관광 중심의 사업이 지역문화의 자율성과 고유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적 자원을 개발하고, 관광과 문화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셋째,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지속 가능한 지역문화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역문화가 단기적인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인 변화의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문화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문화 자원 발굴과 창의적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문화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지역문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문화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마다 독특한 문화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로써 지역문화의 다양성을 보호하며, 지역 간 문화적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셔츠에 흰 운동화차림' 천태산 실종 열흘째 '위기감'…구조까지 시간이
  2. 노노갈등 논란에 항우연 1노조도 "우주항공청, 성과급 체계 개편 추진해야"
  3. 응원하다 쓰러져도 행복합니다. 한화가 반드시 한국시리즈 가야 하는 이유
  4. ['충'분히 '남'다른 충남 직업계고] 홍성공업고, 산학 결합 실무중심 교육 '현장형 스마트 기술인' 양성
  5. "행정당국 절차 위법" vs "품질, 안전 이상없어"
  1.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2. 김태흠 충남도지사, 일본 오사카서 충남 세일즈 활동
  3.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여성 장애인들 대상 가을 나들이
  4.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5. "대전 컨택센터 상담사님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헤드라인 뉴스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절차 위법"-"안전 이상무" 팽팽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절차 위법"-"안전 이상무" 팽팽

정치권 일각에서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 논란을 제기한 가운데 23일 현장에서 열린 정부 안전점검에서도 서로 극명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안전 논란을 처음 들고 나온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동구)은 행정당국의 법정 절차 위반을 대전시는 자재의 품질과 교량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점에 각각 방점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동구)에 따르면 이날 점검은 국토교통부, 국토안전관리원, 건설기술연구원, 대전시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회의 이후 장 의원은 대전시가 중고 복공판을 사용하면서 법정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도의 명산과 습지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 칠갑산을 비롯해 예산 덕산, 공주 계룡산, 논산 대둔산, 금산 천내습지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간직하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한다. 가을빛으로 물든 충남의 생태명소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양 칠갑산=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 가을 단풍은 백미로 손꼽는다...

개물림 피했으나 맹견 사육허가제 부실관리 여전…허가주소와 사육장소 달라
개물림 피했으나 맹견 사육허가제 부실관리 여전…허가주소와 사육장소 달라

대전에서 맹견 핏불테리어가 목줄을 끊고 탈출해 대전시가 시민들에게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한 사건에서 견주가 동물보호법을 지키지 않은 정황이 여럿 확인됐다. 담장도 없는 열린 마당에 목줄만 채웠고, 탈출 사실을 파악하고도 최소 6시간 지나서야 신고했다. 맹견사육을 유성구에 허가받고 실제로는 대덕구에서 사육됐는데, 허가 주소지와 실제 사육 장소가 다를 때 지자체의 맹견 안전점검에 공백이 발생하는 행정적 문제도 드러났다. 22일 오후 6시께 대전 대덕구 삼정동에서 맹견 핏불테리어가 사육 장소를 탈출해 행방을 찾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 재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 한화이글스 우승 기원 이벤트 한화이글스 우승 기원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