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회전 안돼요?" 운전자 혼란…유등교 임시교량 양방향 개통 첫날 가보니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좌회전 안돼요?" 운전자 혼란…유등교 임시교량 양방향 개통 첫날 가보니

유등교 구간 '좌회전 금지' 모르고 역주행
횡단보도 정식신호 아닌 점멸등으로 초조

  • 승인 2025-03-01 09:10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KakaoTalk_20250228_183611047
2025년 2월 28일 완전 개통된 유등교 임시교량 현장은 아직 어수선했다.  사진=이은지 기자
"여기는 좌회전 안돼요. 차 돌리세요."

2월 28일 유등교 임시교량의 양방향 개통 첫 날, 교통 정체는 풀려 한산한 모습과 대조적으로 교량 진출입로는 좌회전 혼선으로 교통사고 직전의 아찔한 모습이 관찰됐다. 지난해 여름 폭우 때 기울어진 유등교를 대신해 지난 1월 도마동 방면으로 임시교량이 개설됐고, 이번에 태평동 방면 편도 3차로마저 개통하면서 유등교는 임시교량을 이용해 양방향으로 완전 연결됐다.



태평동 방면 임시교량까지 양방향 완전 개통 첫날 오후에 찾은 현장은, 교량 진출입로에서 동·서부모범운전자회 소속 교통지도원 2명씩 총 4명이 보행자와 차량을 안내하고 있었다. 도마동 방향 교량 우선 개통으로 그간 허용됐던 유등천동로에서 버드내네거리 방향 좌회전이 이날부터 금지됐고, 유등로와 유등천동로를 이용해 유등교에서 좌회전해서 도마네거리 방향으로 진출하는 게 역시 금지됐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오랜 운전습관대로 금지된 구간에서 좌회전해서 역주행에 가깝게 움직이다가 교통지도원의 수신호를 보고서야 급하게 멈추곤 했다. 현장에 좌회전 금지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운전자들이 이를 충분히 관찰하지 않는 것이다. 이곳에 보행자 횡단보도는 정신호가 아닌 적색 점멸 신호등이 설치돼 시장을 보고 돌아오거나 등하교 하는 학생들이 차량 소통을 관찰하며 눈치것 건너는 실정으로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못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2
왼쪽부터 비좁은 보행자 횡단보도 대기공간과 한 시민이 바닥에 떨어진 교통사고 파편을 관찰하고 있다.  사진=이은지 기자




현장에서 교통지도 하는 오한규 서부모범운전자회 지도부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차량 안내를 하고 있다"라며 "유등교 진입 전 좌회전 금지 안내판을 확인 못 한 운전자들이 여전히 이곳에서 금지된 좌회전을 많이 하고 있어 그때마다 운전자들에게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통된 태평동 방향 교량 난간엔 초록색 안전그물이 설치돼 있었고, 진입로부터 교량이 끝나는 바닥 부분은 보행에 걸림돌이 되는 턱이 없어 휠체어나 자전거가 드나들기 수월해 보였다.

현장서 만난 이갑우 씨(72·중구 산성동)는 "오늘 임시다리 개통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나와봤다"며 "도마시장으로 장을 보러 가거나 산책도 많이 다녔지만 다리가 끊긴 이후엔 한참이나 돌아가야 해 불편했다. 유등천변 도로도 차량으로 꽉 막혀 답답했는데 개통되자마자 한산해져 한결 숨통이 트인다"고 미소를 띠었다.

난간
임시교량 난간에 설치된 녹색 안전그물 높이가 최근 개통한 태평동 방면(사진 왼쪽)과 도마동 방면(오른쪽) 사이에 차이가 있다. 도마동 방향 보행자 난간에 안전그물이 유독 낮게 설치되어 있다.  사진=이은지 기자
그러나 여전히 안전사고가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훗날 정식 교량을 놓을 자리를 비워놓고 임시교량을 세우다보니 일반적인 다리와 달리 유등교 임시교량은 도로 선형이 급하게 꺾인 형태로 자칫 차선 침범으로 충돌사고 가능성이 높다. 또 우선 개통된 도마동 방면 가설 난간 안전그물은 사람 키 높이에 미치지 못하게 낮게 설치돼 보행자 추락 위험이 도사렸다. 더불어 신호등 밑 보행자 대기공간도 좁아 3~4명만 대기해도 차선 밖으로 나갈 소지가 있어 보였다. 부서진 자동차 부품과 여러 파편들이 다리 위와 횡단보도 끝에 나뒹굴어 이미 여러 차례 교통사고가 있었음을 짐작케했다.

이와 관련해 이인규 대전서부경찰서 교통과장은 "출퇴근 시간엔 경찰이 현장에서 교통지도를 펼치고 있다"며 "보행자 안전을 위해 교량 위 환경을 정비하고, 도로 내 좌회전 금지 등 안내판을 대폭 보강해 운전자들의 혼선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alaej2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더이상 세종시 '체육 인재' 유출 NO...특단의 대책은
  3.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4.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5. 세종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 방치, 시민 안전 위협

헤드라인 뉴스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전기 마련된 대전충남행정통합에 이재명 대통령 힘 실어줄까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가운데 17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다시 한번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높다. 관련 발언이 나온다면 좀 더 진일보된 내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에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 업무보고가 16일 시작된 가운데 18일에는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진행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추가 발언을 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하기 위해..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료 격차 해소·필수의료 확충’ 위한 지역의사제 국무회의 의결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소위, ‘지역의사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출산과 보육비 비과세 한도 월 20만원에서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전자담배도 담배 범위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4회 국무회의에서는 법률공포안 35건과 법률안 4건, 대통령령안 24건, 일반안건 3건, 보고안건 1건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지역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공포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