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온난화가 바꾼 농사 달력, 외국인 계절근로자 10개월 체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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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온난화가 바꾼 농사 달력, 외국인 계절근로자 10개월 체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

8개월에서 10개월로 체류기간 연장 필요

  • 승인 2025-12-16 11:35
  • 신문게재 2025-12-17 5면
  • 전경열 기자전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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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열 기자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고창군의 농사는 10월이면 마무리됐다.

수확을 끝내고 땅을 정리하면 한 해 농사는 그렇게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기후변화, 온난화라는 이름의 현실이 농사의 달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배추와 무 출하는 11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서리가 내려 작업을 멈췄을 시기지만, 이제는 한 달 이상 더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농사는 끝났지만, 일손은 끝나지 않는다. 이 변화된 현실 앞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의 체류 기간을 기존 8개월로 묶어두는 것은 현장을 외면한 제도일 뿐이다.

고창군은 수박, 땅콩, 멜론, 고추는 물론 배추·무·양파 등 다양한 농특산물이 집중 출하되는 지역이다. 특히 원예·특작 농가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 없이는 농사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로 바뀌었다. 8개월에서 10개월로의 체류 기간 연장은 '편의'가 아니라, 변화된 농업 환경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양파 재배 역시 인력 수급의 심각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양파 농사는 준비 단계부터 많은 손길이 필요하지만, 현행 제도상 계절 근로자들은 이미 입국해 체류 기간을 소진한 상태에서 정작 양파 재배가 시작된다. 농가들은 가장 필요한 시기에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는 농가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다. 농사의 흐름과 작목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획일적인 체류 기간 운영이 현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온난화로 농사 일정이 늦춰졌고, 작목별로 인력이 집중되는 시기가 다른데도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농사 달력에 머물러 있다.

계절 근로자 제도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내년도 신청 인원은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실수요 검증 없이 인원이 늘어나면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화 될 수밖에 없다. 일부 농가의 과도한 신청, 불법 알선, 인권 침해 문제 역시 제도 보완 없이는 반복될 것이다.

이제 국가는 결단해야 한다.

1농가 1컨설팅을 통해 실질적인 인력 수요를 검증하고, 농지 면적 대비 과다 신청을 조정해야 한다. 숙소 구비 여부, 임금 지급 능력, 고용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농가 맞춤형 근로자를 배정해야 한다. 성실 농가와 성실 근로자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인권·안전 농가 인증제를 통해 모범 사례를 확산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류 기간 10개월 운영의 실효성 확보다. 온난화로 11월까지 이어지는 농사 현실, 양파 재배 초기의 인력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10개월 체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농가의 요구가 아니라 대한민국 농업이 지속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정책은 더 이상 시범사업이 아니다.

이미 농촌을 떠받치는 핵심 제도로 자리 잡았다.

국가는 이제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 농업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필요한 시기에 사람이 없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와 국민에게 돌아간다.

고창=전경열 기자 jgy36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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