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토의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는 아름다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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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토의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는 아름다운 사회

김덕희 전 우송대 교수

  • 승인 2025-12-22 17:56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김덕희 우송대 교수 풍경소리
김덕희 전 우송대 교수
몇 년 전에 K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의 독서와 토론을 통해 논리력과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 '독서 토론 3담꾼'이라는 정책을 추진한 적이 있다. 3담꾼이란 바로 재담(재치있게 말하기)·정담(정서적으로 따뜻하게 말하기)·입담(효과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기)를 의미한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저서 '수사학'에서 토론과 설득의 핵심 요소로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를 제시한 것과 유사하다. 에토스(Ethos)는 화자의 신뢰성, 인격, 전문성을 의미한다. 청자가 화자를 믿을 만한 사람으로 느끼게 하면 설득력이다. 파토스(Pathos)는 청자의 감정에 호소하는 요소로, 공감이나 감정적 반응을 유발함을 말한다. 로고스(Logos)는 논리와 증거에 기반한 이성적 주장이나 설득을 의미하고 주장의 일관성, 이유, 데이터 등을 제시해 청자의 지성을 자극해 동의를 이끌어냄을 의미한다. 대화와 토의·토론은 듣는 이와 말하는 이 모두의 지식과 태도, 논리, 근거, 이를 수용하는 인격적 자세로 바람직한 결론 이끌고 상호 동의와 수긍을 통해서 최선의 방안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흔히 상승적 상호작용하는 의사결정 방안이라고도 칭한다. 중국의 한서 유향전(劉向傳)에서 논한 화기치상(和氣致祥)의 의미와도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처럼 중요한 가치를 지닌 대화와 토론의 문화가 사라지고 이미 정해진 정답과 결론에 맞춰 자기주장을 강화만 하고, 상대방의 의견 청취와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상호작용 문화가 부족한 현실이다. 정치에서도 주장은 넘치나 협치는 부족하고, 직장에서도 지시는 있으나 다양한 의견 반영은 드물고, 각종 단체에서도 의사결정은 있어도 대화와 토의·토론을 통한 소통의 장이 마련되지 않는 아쉬움이 많다. 의사결정자들의 위치에 있는 강자의 자기주장, 일방통행식 결정과 통보, 상의하달식 방향 제시 등은 이들의 결정에 반대하거나 독재니, 다양성을 상실한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저항과 비난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마련이다.

토의·토론을 통한 의사결정은 긴 시간과 노력도 필요하며 참여자의 훈련과 실천도 중요시되는 합리적, 참여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다. 논제와 사안에 대한 충분한 고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고 따뜻한 어조의 표현을 통해 최적의 합의점을 이끌어 내면 서로 원하는 바를 이루고 조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의사공동체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다양한 가치관과 서로 다른 관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갈등을 조율하고 동일한 인식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한 수단일 것이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며 공동의 지혜를 형성하는 소통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사회는 조화롭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할 것이다. 타인 의사와 입장의 고려 없는 독단적인 편견이나 단편적인 시각을 지양하고, 보이지 않는 문제점의 숙의(Consultation)를 통해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력, 설득력, 문제해결력도 향상되는 이점도 있다. 집단지성(Collaborative Intelligence)은 한 개인의 한계를 넘어설 때 빛을 발하며 상호 간의 아이디어로 시너지 효과가 생성되며, 창의적 해법이 탄생하는 생산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대화와 토의·토론을 통한 의사결정은 학교와 직장, 지역 공동체, 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시된다. 민주주의는 곧 '대화의 문화' 위에 세워진 제도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나는 대화를 통해 진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존 스튜어트 밀도 '의견이 충돌할 때, 그 안에서 진보가 이뤄진다'고 했다. 이처럼 토의·토론은 사고의 역량을 길러주는 사회적 훈련이며 '대화를 통한 성장'의 가치를 획득할 수 있다. 서로의 다름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화를 지속할 때, 사회는 갈등이 아닌 공존의 길로 나아가고, 타인 인정 과정은 상대를 이기기 위함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진리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여정인 셈이다. 작은 모임에서부터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나누는 문화가 정착될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아름답고 성숙해질 것이며, 진정한 의미에서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이다. 대화와 토의·토론의 값진 의미인 상호작용 학습(Interation Learning), 경청(Active Listening), 협의(Discussion), 결정과 수용(Decision & Acceptation)을 통해 난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목표 달성을 도모하는 최선의 방안을 실천할 때라고 여겨진다. 이제 우리 사회가 강자의 일방적 호통과 독점적 결정의 폐단이 사라지는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문화가 확산·정착되어 성숙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김덕희 전 우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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