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코스피 6000시대, 부의 추월차선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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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코스피 6000시대, 부의 추월차선이 바뀌고 있다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6-04-20 16:47
  • 신문게재 2026-04-21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김재석
김재석 소설가
내가 3년 전 주식투자를 할 때 코스피는 2000에서 3000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때 쓰라린 기억이 있어 한동안 주식거래창을 들여다 보지 않았다. 요즘 한국 주식시장은 그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과 이란전쟁으로 중동정세가 불안한데도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했다. 이제 한국에서도 "당신 집이 어디세요?"보다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이 더 자연스러운 시대가 온 것 아닌가 싶다.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부자의 상징은 강남 아파트였다. 하지만 코스피 6000 시대는 이 공식에 균열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 1만 주를 10년 보유한 사람과 강남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 누가 더 부자일까? 답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집 한 채 장만하는 게 꿈이던 시대에서, 기업 지분을 나눠 갖는 게 당연한 시대로. 코스피 6000은 단순한 지수가 아니라, 부의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이정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코스피가 급등한 것도 한번 살펴봐야 한다. 단지 정권이 바뀌었다고 이렇게 2배 가까이 폭등할 수 있는 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대통령 선거 당시만 해도 일부 야권 정치가와 평론가들은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 시대 공약을 대놓고 비웃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그동안 우리 기업이 말도 아니게 저평가(달리 보면 실적보다는 안보 불안)되었다는 것과 한국의 민주주의 복원력에 대한 세계적인 찬사가 맞물려 세계의 돈이 몰려든 것이다. 한국 증시에 실망하고 떠났던 서학개미가 다시 동학개미로 돌아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어떤 이는 부동산 공화국은 세대간 지역간 갈등뿐만 아니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떠올리게 하지만 주식은 기업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부유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요즘 주식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목이 있다. 코스피 6000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저평가를 넘어 세계적인 경쟁력까지 갖추었다는 반증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들의 약진이다. 이차전지 소재, 바이오, 방산, 반도체 장비 등 틈새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중견기업들이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들 중견기업이야말로 진짜 국부의 원천이다. 삼성과 현대가 한국 경제의 기둥이라면, 중견기업들은 뿌리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쓰러지지 않는다. 독일의 경제가 강한 이유도 미텔슈탄트(중견기업) 덕분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물론 투자를 통해 부의 추월차선을 타겠다는 사람들에게 부동산이냐 주식이냐 하는 이분법적 질문 자체가 함정일지 모른다. 진짜 부자들은 이미 둘 다 갖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지금 젊은 세대에게 투자란 '무엇을'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현명하게' 보유하느냐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묻지마 투자는 재앙이다. 다만 코스피 6,000 시대는 분명히 말한다. 이제 주식도 부의 정당한 수단이며, 특히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중견기업에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의 부와 국가의 부를 동시에 키우는 길이라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오면서 국운 상승의 기운이 함께 들어온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김재석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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