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고독사는 과연 비극일까"…'슈카쓰' 담은 소설 '행복한 고독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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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고독사는 과연 비극일까"…'슈카쓰' 담은 소설 '행복한 고독사' 출간

  • 승인 2026-05-05 16:46
  • 신문게재 2026-05-05 7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윤희일 작가의 신작 소설 '행복한 고독사'는 고독사를 비극으로만 보지 않고 개인이 스스로 설계하고 준비하는 '슈카쓰' 문화를 통해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합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이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를 짚어내고,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구체적인 방식들을 서사 속에 녹여냈습니다. 이 작품은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윤리 사이의 접점을 탐구하며 죽음을 현재의 삶과 연결된 능동적인 과정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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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일 작가 신간 '행복한 고독사' 표지./사진=마르코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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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일 작가
'고독사'는 정말 비극으로만 남아야 할까.

죽음을 비극으로만 소비해온 시선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 마지막 순간을 '선택'과 '준비'의 문제로 다시 묻는다.

도서출판 마르코폴로가 윤희일 작가의 장편소설 '행복한 고독사'를 지난 25일 출간했다.

이 소설은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라는 현실 속에서 '혼자 죽는 일'의 의미를 다시 짚는다. 특히 일본의 '슈카쓰(終活·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활동)' 문화에서 착안해 죽음을 개인이 준비하고 설계하는 문제로 끌어온 점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췌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 박수찬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남은 시간을 '행복한 죽음'을 설계하는 데 사용한다. 더 나아가 평소 "갑작스럽게 떠나는 죽음이 가장 편하다"고 말해온 지인의 죽음까지 도와주겠다는 결심은 사건의 긴장을 높인다. 결국 술자리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된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것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다. 각자의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의 끝을 준비해왔고, 그 선택들이 얽히며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작품은 이 과정을 통해 '죽음을 스스로 설계한다'는 발상이 현실에서 어떤 긴장과 질문을 낳는지 보여준다.

작품의 바탕에는 일본의 '슈카쓰(終活)' 문화가 있다. 생전 장례를 준비하고, 남은 관계와 물건을 정리하며 삶을 정돈하는 방식은 소설 속 인물들의 선택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문화 소개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가 지닌 관계 중심의 삶이 개인의 마지막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짚어낸다.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는 점이다. 타인의 부재에서 비롯된 결핍이 외로움이라면, 스스로 선택한 혼자의 시간은 고독에 가깝다. 작품은 이 고독을 회피해야 할 상태가 아니라, 삶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죽음을 준비하는 방식에 대한 구체적 시선이다. 유품 정리나 관계의 정돈, 연명치료에 대한 선택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는 죽음을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현재의 삶과 연결된 문제로 끌어내린다.

또, 작품은 개인의 선택이 어디까지 존중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던진다. 타인의 죽음에 개입하는 행위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개인의 의지와 사회적 윤리는 어떤 지점에서 충돌하는지 등을 통해 독자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이시형 정신의학과 의사 겸 뇌과학자는 이시형 정신의학과 의사는 "고독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인물들의 선택을 통해 죽음과 삶의 마무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저자 윤희일은 경향신문 사회부, 경제부, 국제부 등을 거친 기자 출신 작가로, 한국과 일본의 고령화와 죽음을 둘러싼 문제를 꾸준히 취재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코스모스를 죽였다', '십 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를 비롯해 '서남표 리더십과 카이스트 이노베이션', '디지털 시대의 일본 방송' 등이 있으며, 이번 신작 '행복한 고독사'로 다시 한번 죽음이라는 주제를 문학적으로 풀어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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