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직원에 억대 퇴직금… 상식 벗어난 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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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직원에 억대 퇴직금… 상식 벗어난 축구협회

A씨 “비리공개” 협박에 위로금 주며 합의서 받아 협회노조, 김진국 전무이사 퇴진 요청 '강경대응'

  • 승인 2012-01-26 18:08
  • 신문게재 2012-01-27 14면
한국 축구를 총괄하는 최상위단체인 대한축구협회가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권고퇴직하는 직원에게 내부 규정에도 없는 거액의 위로금까지 챙겨주는 상식을 벗어난 행정처리로 도마에 올랐다.

축구협회 총무지원팀에서 회계담당자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11월 타 부서 사무실에서 축구화를 훔치다 적발됐다.

앞서 유사한 혐의가 수 차례 포착됐던 A씨를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가 구성됐고, 이 과정에서 1000억원을 오르내리는 축구협회의 예산을 담당하는 2명 가운데 한 명이었던 A씨의 공금 횡령 혐의가 추가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을 담당했던 축구협회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2006년 경력직으로 축구협회에 입사해 지금까지 회계담당자로 일했던 A씨는 2009년 현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지난해까지 3차례에 걸쳐 총 2489 만원을 횡령했다.

매년 최소 50억원이 넘는 축구협회 법인카드의 사용으로 발생한 보너스 포인트를 기프트 카드로 발행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A씨는 자신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2490만원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발행해 반납하면서 자신의 횡령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자 축구협회는 A씨가 횡령한 금액에 상당하는 기프트 카드를 되돌려줬다는 이유로 절도 혐의만을 인정해 4차례에 걸친 인사위원회 끝에 지난달 권고사직을 명령했다.

자신의 사직이 논의되자 A씨는 비자금 조성 등 비리를 폭로하겠다는 뜻을 축구협회의 일부 관계자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축구협회가 횡령 사실이 분명한 A씨에게 그간의 공로를 인정해 퇴직금과 별개로 2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약 1억5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면서 차후 문제가 될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받은 사실까지 공개되며 논란이 더욱 확대됐다.

이에 축구협회 노동조합은 A씨의 조사 과정에서 행정실무 총 책임자인 김진국 전무이사가 회계 부정 사실을 축소, 은폐하기 위한 일련의 행동을 했다면서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6일부터 매일 김 전무의 퇴진을 요청하는 집회를 열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진국 전무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26일 오후 취재진과 만난 김 전무는 “내부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했는데 일이 커졌다. 노조의 주장과 달리 나는 결백하다. 축구인으로서 명예를 걸고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식적인 축구협회의 결정을 설명하기 위해 나섰던 김 전무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과 달리 해당 직원의 업무상 횡령 혐의와 축구협회의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오히려 “나는 모르겠다”며 말 돌리기에만 급급, 축구협회의 비자금 조성 의혹만 더욱 키우고 말았다.

명백한 사실은 축구협회가 횡령 혐의가 분명한 직원에게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한 비상식적인 잘못을 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축구협회가 A씨가 알고 있는 비리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액을 지급한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해당직원의 노고를 인정해 준 합법적인 위로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축구협회가 권고퇴직된 직원의 위로금으로 지급한 1억5000만원은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비리직원의 퇴직금으로 지불한 금액이면 시·도 축구협회에 더 많은 지원금을 주거나 공정한 판정을 내릴 심판을 추가적으로 키울 수 있는 충분한 비용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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