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일 "모두가 알던 名門高, 대전고가 돌아옵니다"

신현일 "모두가 알던 名門高, 대전고가 돌아옵니다"

[중도초대석] 신현일 신임 대전고 총동창회장 받은 은혜 꼭 갚으려는 마음으로 장학금 전하며 후배들 위해 헌신… 고교 평준화 이후 빛 바랜 명성, 회복 여건 만들기 위해 노력 중

  • 승인 2014-11-11 13:22
  • 신문게재 2014-11-12 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국회의장에서부터 검찰총장, 부총리, 유수의 장관들은 물론 정재계와 학계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는 우리 지역 최고의 엘리트 인재를 길러온 명문 대전고 동창회의 새 수장으로 신현일 (주)보문통상 대표가 추대돼 지난달 대전고 총동문회 정기총회가 열린 대전고 강당에서 제 26대 대전고 총동창회장으로 취임했다.

대전고 졸업과 동시에 대전을 떠난지 45년 세월이 흘렀지만 재경대전고동창회장을 맡으면서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모교에 끊임없는 애정을 쏟아 부어왔던 신 회장은 앞으로의 계획도 “대전고의 옛 명성을 회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단초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밝혔다.

받은 만큼 사회로 돌려주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명예+oblige 의무. 사회 고위 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 사회에 대한 책임)'를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신 회장을 대전고 총동창회 정기총회가 있던 날 대흥동에 위치한 대전고 총동창회관에서 만나 앞으로 대전고 총동창회장으로서의 운영 계획과 삶의 철학을 들어봤다. 신 회장 옆에는 그의 고등학교 동기인 언론인 출신 남정수 미디어 21 대표가 함께 해 동기간의 뜨겁고 끈끈한 우정을 전해줬다. <편집자 주>

▲명문고 부활을 위한 단초 역할=97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대전·충청권의 대표적 명문고인 대전고는 부총리와 유수의 장관, 검찰 총장과 국회의장 등 지역의 인재를 키워왔다.

선배들의 존재감에 대한 무게 때문일까. 신 회장이 총동창회장직을 수락하기 전까지 대전에서 활동하던 상당수 동문들이 총동창회장직 제안에 손사래를 쳤다.

신 회장 역시 처음에는 여러차례 고사했다.

하지만 그간의 신 회장의 삶과 사업이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그 은혜를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는 그의 평소 신념은 모교를 위해, 그리고 후배를 위해 헌신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게 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바쁜 와중에도 재경대전고동창회장직을 맡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후배와 모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도 한 이유였다.

신 회장은 “고교 평준화 정책이 시행된 이후 전국적으로 대전고를 비롯한 전통의 명문고들이 빛을 잃었다”면서 아쉬워했다.

“모교의 처지에 대해 동문들이 안타까워 하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모교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장학회를 설립하고 기금을 모아 1대 1결연 장학금을 매년 1억원이 넘게 지급하고, 졸업 20주년, 30주년, 40주년, 50주년을 맞는 기별 동문회의 지원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해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여건이 바뀌어야 되겠지요.”

신 회장은 “동창회가 지금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그 시작을 대전고 개교 100주년 기념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대전고 총동창회장으로서의 궁극적 목표도 “개교 100주년 기념 사업의 단초 역할”이라고 말하는 신 회장은 이를 위해 국내외 전국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동문들을 하나로 묶을 큰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신의 성실과 수평적 리더십으로 건실한 기업 일군 기업가=중구 문창동에서 나고 자란 대전 토박이 신 회장은 대전중을 거쳐 '당시 중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가문의 영광'이었던 명문 대전고에 진학했다.

6·25가 끝난지 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당시 대전고 운동장 부지에 주둔해 있던 미군 부대의 울타리 야간등 밑에 책상을 가져다 놓고 공부할 만큼 소년 신현일은 공부와 운동에 집중했다.

신 회장은 고교 졸업후 전학년 학비가 면제인 국립대학 한국해양대학교에 진학했다.

이후 예비역 해군 장교로서의 의무 복무 기간을 마치고 해운공사에 입사한 신 회장은 학창시절 전공을 살려 지금의 사업체를 시작했다.

신 회장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주)보문통상은 선박관련 사업과 곡물 수입, 에너지 개발을 주로 하는 기업이다. 신 회장은 맨손으로 시작해 글로벌 비즈니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간 국내 굴지의 대표적인 성공기업인이다.

“운이 좋게도 사업상 만난 외국 파트너들이 실력있고 훌륭한 사람들이었어요. 여러번 고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이 분들 덕분이었죠.”

신 회장은 본인의 사업 성공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외국 바이어들과의 끈끈한 관계 유지가 가능했던 것은 신 회장의 좌우명인 '신의성실'과 성실함에서 비롯된 '만기친람'(만개의 문서를 친히 본다는 뜻)형의 성격이 큰 역할을 했다.

신 회장은 외국 기업을 상대로 사업을 하면서 30년째 이 신의성실을 바탕으로 파트너십을 유지해 오면서 외국 CEO들에게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심어줬다.

세계 최고 오일 메이저를 비롯한 싱가포르 최고 기업 CEO들과 교분을 맺고 있는 신 회장은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은 이 분들이 뒤에 있기 때문”이라며 “이 분들로부터 글로벌 마인드와 CEO의 덕목인 수평적 리더십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운 것은 일생 일대의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미 30여년 전부터 이들 CEO들과의 교분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밴 수평적 리더십은 기업운영에 그대로 적용됐다.

“상명하달식으로 위에서 명령하면 아래에서 그대로 따라주는 방식으로도 되는 일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중간 관리자나 밑에서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일이 되지 않아요. 요즘 우리나라에도 수평적 리더십이 유행하는데 수평적 리더십을 해야 제대로된 경영을 할 수 있고 가능하면 실수를 안하게 되거든요.”

▲받은 만큼 다시 돌려주는 것이 최종 목표=현재 신 회장이 맡고 있는 직책은 기업 CEO인 (주)보문통상 대표이외에도 사단법인 아시아태평양생태환경연합 이사장, 가톨릭대학교 김수환 추기경연구소 운영위원, 연세대 홍보최고위과정 총동창회장, 국제백신연구소 이사 등 여러개다.

여기에 최근 대전고 총동창회장이라는 직함을 하나 더 얹었다.

본인이 생각해도 많다. 이 때문에 주변의 걱정이 많다.

하지만 신 회장은 “시간과 건강뿐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회피하는 성격이 아니다”며 “시간을 쪼개서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헬스클럽에 가서 체력관리를 했지만 그것조차도 시간이 없어진 지금은 시간이 나면 걷는 것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 회장이 여러 일을 맡아 하는 것은 자신의 삶과 사업이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는 그의 평소 신념 때문이다.

젊은 인재를 양성하고 공익을 위한 일을 통해 자신이 받은 도움을 국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인생의 최종 목표다.

후배들을 위해, 그리고 동문회를 위해 대전고 총동창회장을 맡으면서부터는 조완규 전 교육부장관(전 서울대 총장), 지헌택 전 연세대 치대학장, 박준병 전 자민련 사무총장, 나웅배 전 부총리, 송자 전 연세대총장, 이동호 전 내무장관, 이규성 전 부총리, 김종구 전 법무장관, 김각영 전 검찰 총장, 송인준 전 헌법재판관,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과 자주 만나 후배들과 동창회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듣고 있다.

“대전고 동문 3만여명중 1만8000여명이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어요. 지방 소재 고등학교 중 재경 동문 비중이 가장 크지 않나 싶어요. 미국과 캐나다에도 지부가 있고 일본 동문들과도 교류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후배들도 열심히 일해주고 받쳐주고 있죠. 한가지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동창회의 모든 활동은 옛 명문고 부활에 초점을 두고 이뤄질 것이란 점입니다.”

30여년간 해외사업을 해온 국제 비즈니스맨답게 탁월한 국제 감각과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는 신 회장은 지금도 멈추지 않는 추진력과 삶에 대한 열정, 나눔을 실천하는 삶의 궤적으로 후배와 동문들에게 명문고교 동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고 있다.

대담=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정리=오희룡 기자·사진=금상진 기자



▲신현일 회장은=1950년 1월 22일 출생. 1966년 대전중, 1969년 대전고(48회)를 졸업했다.

한국해양대학교 졸업 후, 연세대 경영대학원(국제경영학)석사, 연세대 언론홍보최고위 1기를 수료했다.

1973년 대한해운 공사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고, 1986년 보문통상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아시아태평양 생태환경연합 이사장, 가톨릭대학교 김수환추기경 연구소 설립운영위원, 국제백신연구소(IVI)후원회 이사, 연세대언론홍보최고위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2008년 대통령 표창, 2009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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