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세지 영화 3초 출연 남정우 “5년 들여 따낸 배역”

  • 문화
  • 영화/비디오

스콜세지 영화 3초 출연 남정우 “5년 들여 따낸 배역”

  • 승인 2017-02-22 14:38
  • 신문게재 2017-02-23 13면
이름을 봐도 잘 모르겠고요. 얼굴을 봐도 잘 모르겠는 한 무명배우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혈혈단신 할리우드로 날아갑니다. 그 사무실 앞에서 매일매일 얼굴 도장을 찍고 피켓 호소문을 들고 있고 노력한 끝에 결국은 배역을 하나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가 마침내 2월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데요. 오늘 화제 인터뷰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사일런스에 출연한 남정우 씨 직접 만나보죠. 남정우 씨, 안녕하세요.

◆남정우> 네, 안녕하세요.

◇김현정> 직접 자기소개부터 해 주시죠.

◆남정우> 안녕하세요. 저는 배우 남정우라고 하고요. 하정우 말고 남정우라고 기억해 주시면 그렇게 기억하시기 쉬우실 겁니다.

◇김현정> 어떻게 극단에서 착실하게 연극하고 활동하던 분이 할리우드로 날아갈 생각을 하신 거예요, 처음에?

◆남정우> 사일런스라는 영화가 일본의 엔도 슈사쿠라는 작가의 침묵을 원작으로 하고 있거든요. 제가 반드시 배우가 되겠다 결심을 시켜줬던 그런 연극이 바로 침묵이라는 연극이었어요.

◇김현정> 배우의 길로 나를 이끌었던 작품이 바로 이 사일런스의 원작 '침묵'?

◆ 남정우> 그렇습니다. 그래서 2006년에 배우가 됐고 2012년 9월 달에 뉴스를 봤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께서 그 동명의 소설로 영화를 만들 계획이라고요. 17세기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라서요. 아시아 배우가 필요할 수밖에 없거든요, 감독님께서. 그래서 저는 시체라도 시켜달라라는 이메일을 보냈었거든요.

◇김현정> 그러니까 처음부터 찾아가신 건 아니고 일단 이메일로 접근을 하셨군요?

◆남정우> 네, 답장이 없어서 끝났구나 싶었는데 이상하게 계속 영화 제작이 연기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2013년에 그때 또 뉴스가 떴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 사일런스 다시 제작에 들어간다.' 그때 그래서 공연하면서 벌었던 돈으로 뉴욕행 비행기를 그 자리에서 바로 예매를 해서 공연이 끝나자마자 넘어갔습니다.

◇김현정> 그 넓은 뉴욕에서 어디로 찾아가셨어요?

◆남정우> 제가 봤었던 팬페이지에 주소가 있었습니다. 프로덕션 사무실 주소가 있었는데 '맨하튼 110번지'였어요. 제가 준비했던 자료들을 들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경호원이 막더라고요. '누구냐고' 그래서 제가 '나 한국에서 온 배우고 감독 만나려고 한국에서 날아왔다.'니까 기다리라고 너 약속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아니, 약속 안 했는데?' 그러니까 그러면 넌 들어갈 수 없다, 우편 메일을 보내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달 동안 제가 준비했었던 자료들을 꾸준하게 보냈는데요.

◇김현정> 어디 출연했던 자료 다 긁어모아가지고 프로필을?

◆남정우> 네. 그러나 역시나 답이 오지 않았고 돈도 없었고 그래서 다시 한국으로 넘어왔었죠. 그런데 그때 또 제작이 안 되더라고요. 2014년 12월에 최종적으로 대만에서 영화를 곧 찍을 것이다라는 뉴스가 그때 또 떴습니다. 그래서 바로 넘어갔죠.

◇ 김현정> 대만으로 직접 가신 거예요?

◆ 남정우> 네, 그렇죠.

◇김현정> 참 대단하시네요. 포기할 법도 한데 어떻게 이런 에너지가 나올 수 있는 겁니까?

◆남정우> 대만에 가는 것까지가 제가 해 볼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한국에 그냥 남아 있었으면 가능성은 0%인데 일단 대만에 가면 50%는 생긴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김현정> 대단하시네요. 그래서 대만 갔어요. 갔지만 이번에도 녹록치 않았을 거 아닙니까?

◆남정우> 찰영장이 어디인지 감독님이 어디 계시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다음 날 바로 타이베이 영화진흥위원회를 찾아갔습니다. 가서 (웃음) 제가 그동안 있었던 얘기들을 다 해버리면 누가 봐도 좀 정신 나간 사람이잖아요. 제가 묘수를 썼던 게 그때 캠코더를 한국에서 빌려갔습니다. 그래서 항상 찍고 있었는데 '나 한국에서 온 방송국 PD다. 3년 전부터 마틴 스콜세지를 찾아라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뭐… 30초 만에 카메라 끄고 나가라고 해 가지고요.

◇ 김현정> 계속 실패인데 결국은 어떻게 만나신거예요?

◆남정우> 그날 새로운 기사가 떴었는데 붕괴 사고가 일어났어요. 세트장이 무너져서 그때 일하고 계시던 스태프분 한 분이 돌아가시고 두 분이 크게 다치신 거예요.

◇김현정> 큰 사고가 났네요?

◆남정우> 그래서 뉴스 말미에 장소가 나온 거죠. 저한테는 참 기적 같은 일이었지만 그게 돌아가신 분을 생각했을 때 제가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니까….

◇ 김현정> 하지만 어쨌든 그 일로 인해서 절대 알지 못하고 돌아올 뻔 했는데, 찾아갈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거네요?

◆남정우> 네, 그렇죠. 그래서 찾아갔죠. 그날 바로 또 찾아갔더니 촬영장이 맞더라고요. 그래서 며칠 동안 좀 지켜보다가 피켓을 영어로 만들어서 들기 시작했습니다.

◇김현정> 뭐라고 썼나요, 그 피켓에는?

◆ 남정우> '코리아 -> NYC -> 타이베이. 내가 14년 동안 당신의 사일런스 영화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전혀 아무도 저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웃음) 그래서 반대쪽 길로 나가서 새벽 6시부터 하루 종일 서 있었습니다. 그러자 대만 스태프들이 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특수 효과를 담당했던 스태프 친구가 와서 '여기 사일런스 영화 보조출연자 모집하는 회사다. 여기 한번 찾아가봐라' 그래서 제가 한 3번 정도 찾아간 끝에 거기 담당자를 만나서 연기를 했었고 며칠 뒤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고 촬영을 하게 된 거죠.

◇김현정>그래서 무슨 역할을 얻으신 거예요, 획득하신 거예요?

◆남정우> 저는 앤드류 가필드와 아담 드라이버라는 두 배우가 선교사들인데 일본으로 선교를 하기 위해 처음으로 들어온 도목이라는 마을이 있어요. 그 도목이 마을의 주민입니다.

◇김현정> 대사가 있는 주민입니까, 없는 주민입니까?

◆남정우> 대사가 있기는 있는데 공동으로 외치는 대사거든요. 그런데 그 대사는 편집된 것 같고요. (웃음) 그리고 다 합치면 한 3초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김현정> 남정우 씨 5년을 기다렸는데.. 물론 출연하는 게 의의가 있기는 합니다만 3초, 4초는 좀 그러네요.

◆남정우> 그 3초가 저한테는 그동안 제가 연습하고 제가 배우생활을 살아왔던 그 모든 것이 그 3초 안에 다 녹아 있다고 생각을 하고 제가 할 만큼 했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김현정> 꿈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게 뭔지를 보여준 남정우 씨. 정말 좋은 배우로 사랑받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노컷뉴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최종 부결
  2. '1대 5만' 국가기본지질도 완성…지질자원연구원 "광물과 지층에 대한 보물지도"
  3. KH한국건강관리협회, 어르신 체육대회서 건강캠페인 펼쳐
  4. 4극3특 지역맞춤 R&D 본격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5. [인터뷰]서영식 충남대 지식융합학부 교수
  1. 대전 국악 진흥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2. [독자제보] 공공기관은 지역에 있는데 체육시설은 ‘문턱’… "시민 개방기준 필요해"
  3. 알테오젠, 유성 둔곡 생산라인 통해 의약품생산 자립 추진
  4. [날씨] 충청권 낮 최고 27도… 주말에도 큰 일교차
  5. 여성기업인들의 마음 나눔으로 이어지다

헤드라인 뉴스


4극3특 지역맞춤 R&D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4극3특 지역맞춤 R&D 착수…충청권 "연구와 실증·제조 연계 선순환 목표"

"국가R&D의 대전과 실증 및 스마트도시의 세종 그리고 제조역량과 첨단모빌리티의 충남·충북까지 충청권은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절되어 있는 구조를 보완해 이를 연계해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일 개최한 '4극3특 지역 자율 R&D 사업 출범식'에서 대전·세종·충북·충남의 중부권역사업단장을 맡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경수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KAIST에서 개최된 지역 자율 R&D(연구개발) 사업 출범식은 지역이 주도적으로 R&D를 기획하고 권역의 혁신주체들이..

대덕구 당정, 지역현안 해결 `한뜻`…국·시비 확보 총력
대덕구 당정, 지역현안 해결 '한뜻'…국·시비 확보 총력

대전 대덕구는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회와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요 현안과 지역발전과제를 논의하며 내년도 국·시비 확보를 위한 당정 공조에 뜻을 모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협의회에는 김찬술 대덕구청장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장, 김기흥·박은희 대전시의원, 이삼남·정창희·서미경·정미선 대덕구의원, 대덕구지역위원회 부문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구는 내년도 국·시비 확보가 필요한 주요 현안사업 10건을 보고하고, 사업비가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주요 사..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